영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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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를 보고
  • 부산광역시 남구 김성범
  • 승인 2023.09.1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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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스파이더맨 유니버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스파이더맨: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개봉했다. 이 영화의 주된 내용은 주인공 ‘마일즈’와 대규모의 멀티버스 스파이더맨들로 구성된 히어로조직 스파이더 유니버스의 수장 ‘미겔’의 사상 대립이다.

주인공 마일즈는 스파이더맨 활동을 하면서 삼촌을 잃은 지 얼마 안 된 청소년 스파이더맨이다. 그는 전작을 통해 의도치 않게 멀티버스 세계관에 혼동을 주는 행동을 해서 스파이더 유니버스를 접하게 된다. 그는 그곳의 수장 미겔을 통해 스파이더맨이 되기 위한 과정 중에 아버지를 잃어야 하는 공식 설정 사건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만약, 이를 어길 시 공식 설정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차원은 통째로 사라진다. 이를 알게 된 마일즈는 아버지가 죽게 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소중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미겔과 대립 구도를 갖게 된다.

한 남성이 스파이더맨 복장을 하고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사진:pixabay무료이미지).
한 남성이 스파이더맨 복장을 하고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사진:pixabay무료이미지).

아직 어린 청소년일 뿐인 마일즈에게 삼촌을 잃은 지 얼마 안 지난 뒤에 또다시 소중한 아버지를 잃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다수를 위해 본인의 아버지를 희생시킬 수 있는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거로 생각한다. 미겔이 놓인 상황을 보면, 트롤리 딜레마가 떠오른다. 학자들 사이에서도 많은 의견이 갈리는 딜레마를 어린 마일스가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궁금해지게 만든다.

미겔은 자신의 불행은 숙명이라 생각하며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영웅주의적인 인물이다. 그는 처음 마일스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차원을 지키는 것을 당연시하고 소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공리주의자처럼 비친다.

하지만, 이후 그의 행적을 보면, 그는 스파이더맨이 고통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겨 시민을 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주변 인물이 위험에 빠지는 것도 감수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과거에 자기 행복을 위해 공식 설정을 어겨,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다가 한 차원을 통째로 붕괴시킨 기억이 있다. 이 기억 때문에 마일스의 운명을 바꾸려는 움직임을 필사적으로 막는다. 그는 공리주의자가 아닌 ‘스파이더맨’이기에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인 것 같다.

마일즈의 입장에서 미겔은 자신의 아버지가 죽는 것을 알면서도 막지 못하게 하는 악당일 것이다. 하지만, 미겔은 자기 잘못을 트라우마로 생각하여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영웅이라는 생각이 든다. 둘의 갈등은 다음 시리즈에서 어떤 결말이 나올지 궁금하게 만든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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