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진의 청소년 상담소] 대한민국 여고생들 이렇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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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진의 청소년 상담소] 대한민국 여고생들 이렇게 산다
  • 장윤진
  • 승인 2022.08.24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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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들은 청소년기의 초기 단계로서 신체적, 문화적, 교육적으로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되는 시기다. 그후 3년이 지나 여고생이 되면 여중생 때와는 엄청난 변화가 나타난다. 그리고 현재 여고생의 모습은 부모님 세대가 경험했거나 생각했던 것과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다르다. 무엇이 얼마나 다를까. 오늘날 여고생들이 어떤 모습으로 일상을 보내는지를 부산의 한 여자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직접 묻고 답한 것을 종합해서 소개한다.

화장

여중생들 중에는 일부가 중학교 때부터 화장을 하는 경우가 있다. 아동법이나 학생인권조례의 영향으로 화장을 해도 학교가 막지 않는다. 그래서 여고생이 되면 화장하는 여고생들이 확 늘어난다. 조사 대상 여고 1년생들은 화장할 때 기분이 좋아지거나 성인이 된 기분을 느낀다고 한다. 특히 학교 갈 때보다는 학교 쉬는 날 친구들과 놀러 갈 때 화장을 열심히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들은 친구들과 놀러 갈 때 화장을 하면 기분 전환의 느낌이 들고 이뻐 보이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고 말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여고생들이 학교에 갈 때는 공부의 중압감 때문에 화장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든다고 한다.

인문계 여고생들보다는 실업계 여고생들이 더 많이, 그리고 더 진하게 화장하는 경향이 있다. 화장을 진하게 하는 여고생들은 화장술이 일천해서인지, 아니면 화장에 대한 감각이 세련되지 못해서인지 일반적인 성인 기준보다 더 진하게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최근 성인이 된 한 여고 졸업생은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화장을 자주, 그리고 진하게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여고 졸업 직후부터 각종 피부 트러블이 생기고 피부 노화가 빨리 진행되고 있음을 느낄 정도여서 후배 여고생들에게 기초화장 정도로 가급적 가볍게 화장할 것을 당부하기도 한다.

여학생들은 여중생부터 옷에 민감해지고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다. 그들에게 옷이란 멋을 부리고, 남보다 이뻐 보이며, 특히 개성을 표현하는 장식품으로 인식된다. 그래서 여중생 때부터 옷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옷 구매 관련 사이트를 찾자서 옷을 구매하는 경향이 생긴다. 조사 대상 여고 1년생들이 구입하는 옷은 에이블리, 지그재그, 무신사 등 온라인 쇼핑몰에 있는 옷들이 많지만 일부 여고생들은 제법 명품 수준의 옷을 구매해서 입고 다니기도 한다. 그러나 일부 여고생들은 소박하고 알뜰한 옷으로 만족하기도 한다.

좋아하는 연예인

좋아하는 연예인이 없으면 요새 청소년이 아니다. 조사 대상 여고 1학년들은 보니 빅스, 인시크 마크, 은지원, 피오, 송민호, 연준, 수빈, 도영, 최연준, 이재욱 등등을 선호한다. 왜 이들을 좋아하냐고 물으면, 여고생들은 ‘잘 생겼다’, ‘노래 잘 한다’, 또는 ‘연기, 춤, 피지컬 등 그 연예인의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좋아하는 노래

조사 대상 여고 1년생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은, 엔시티드림의 ‘비트박스’, 프로미스나인의 ‘stay this way’, 도원경의 ‘빅스’, 뷔의 ‘크리스마스 트리’, 데이식스의 ‘예뻤어’ 등등 천차만별이다. 대부분 K팝을 대표하는 노래들이다. 역시 대한민국 신세대답게 조사 대상 여고 1년생들은 글로벌 K팝 열풍의 중심에 있다.

놀이문화

조사 대상 여고 1년생들이 즐기는 특별한 놀이문화가 없다. 어른들도 추측할 수 있는 PC방, 노래방, 영화관, 카페, 사진찍기, 핸드폰 보기 등이 전부다. 판에 박힌 놀이 문화지만, 이들 여고 1년생생들은 늘상 루틴처럼 PC방, 노래방, 영화관을 맴돈다.

이성

10대 여학생들이 이성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조사 대상 여고생들에게 이성이 무엇이냐고 질문했더니, 이들은 남자를 ‘다가갈 수 없는 존재’, ‘볼 수만 있는 존재’, ‘보기만 해도 행복한 존재’, ‘가지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별같은 존재’, ‘나와는 다른 존재지만, 연애하고 싶다’, ‘만나보고 싶다’, ‘우울해서 남친이 없다’ 등의 답변이 나왔다. 부정적인 답변도 있었다. 그중에는 ‘남사친은 반대’, ‘관심 없다’, ‘여고 다니면서 남자 공포증 생김’ 등이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이상형

조사 대상 여고생들이 이상형이라고 생각하는 이성은 잘생긴 사람이다. 외모지상주의가 이들에게 만연하고 있는 듯하다. 반면에 싫어하는 이성은 무례한 사람을 꼽았다. 남친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역시 외모가 뛰어난 사람이었다. TV, 영화, 인스타그램 등 이미지가 널려 있는 시대에 살고있는 여고생답게 눈에 보이는 외모를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마음이 아름다운 이성을 찾는 여고생이 드물었다.

남자친구 사귀는 방법

조사 대상 여고 1년생들에게 학교 밖에서 이성을 만나서 사귀는 방법을 말하게 했더니, 학원 등에서 말을 먼저 걸어서 관심을 유도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학원에 이쁘게 꾸미고 가서 접근하면서 관심을 유발했다는 대답도 있었다. 어떤 여고생은 여러 명이 같이 모이는 집단 모임에서 특별히 맘에 맞는 이성이 있어서 친구로 발전했다는 경우도 있었다. 어떻게 이성 친구를 사귀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말하는 여고생도 있었다. 남녀공학에 비해서 여학생만 있는 여고에서는 남친을 만날 수 있는 기회나 접근방법이 제한적일 수 있었다.

100만 원 공짜 돈이 생기면?

자신이 생각지도 않게 100만 원의 거금이 들어오면 무엇을 할 것인지를 조사 대상 여고 1년생들에게 물었다. 자신이 구입하고 싶은 게임에 질러 보겠다, 반은 옷 사는데 나머지 반은 해외여행 경비로 지출하겠다, 원하는 핸드폰을 사겠다는 등의 소비형 응답이 있는 반면, 저축한다거나, 70만 원은 저금하고 나머지는 먹빵으로 소비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대체로 평소에 갖고 싶었지만 비싸서 사지 못했던 아이템을 구입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머리 감기

여고생들은 외모와 냄새에 민감하게 신경을 많이 쓰는 세대다. 그렇다 보니 여고생들은 머리 감기에 남학생들과는 다르게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조사 대상 여고 1년생들 중에는 하루에 아침저녁으로 두 번 머리를 감는다는 사람이 있었고, 가장 많은 답변은 하루에 한 번이었다. 이틀에 한 번도 감는다는 사람도 있었다. 여고생들이 머리를 감는 시간은 집에 가서 저녁 시간이 가장 많았다.

공부

조사 대상인 인문계 여고 1년생들에게 공부에 대해 떠오르는 것을 물었다. ‘해야 하지만 힘들다’, ‘거지 같다’, ‘생각만 해도 화가 난다’, ‘학원’, ‘공부하지 않는다, 시험 기간에만 한다’, ‘사람을 타락하게 하는 존재’, ‘애증 관계’, ‘하기 정말 싫다’ 등의 답변이 있었다. 공부를 좋아하는 여고생은 드물었다. 학업은 대한민국 청소년 모두에게 무거운 짐인 것이다.

특히 이들에게 공부가 싫은 이유를 물으니 ‘시험 등급’이란 답변이 가장 많았다. 공부는 결국 학생들을 서열화하는 등급으로 결과를 보여준다. 1등이 아닌 한 청소년들이 성적 순위를 좋아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학생들은 시험도 싫어하지만, 수행평가, 세특(세부능력과 특기사항), 생기부(생활기록부)를 채우기 위한 활동들도 열심히 해야 하므로 다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특히 자신이 원하는 등급을 받는 학생이 소수이고 기대만큼 등급을 못받는 학생이 다수다 보니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을 수도 있다는 걱정에서 이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 대처법

여고생들이 공부와 성적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떻게 풀까? 좋아하는 노래를 듣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거나, 실컷 숙면을 취하거나, 게임에 몰입하는 등의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별 신통한 게 아닌 듯하다. 결국 스트레스는 누적되어 여고생들에게 정신적 부담을 가중시키게 된다.

진로

대개 조사 대상 여고 1년생들은 자신이 가고 싶은 대학이나 전공을 정해 놓은 경우가 많았다. 다만, 그 진로가 가까이 있지 않고 멀리 있는 것 같은 마음의 부담이 그들에게는 항상 걱정거리다.

조사 대상 여고 1년생들은 기성세대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그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도 다양하지 못했다. 10대 여고생들이 좀더 행복하게 청소년기를 보내고 미래를 준비할 수는 없을까. 선생님들, 부모들, 사회 어른들이 애정을 갖고 여고생들을 지켜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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