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술집 안 부럽네!"...젊은이들, 코로나 위험 피해 부산시 온천천으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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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술집 안 부럽네!"...젊은이들, 코로나 위험 피해 부산시 온천천으로 몰린다
  • 취재기자 김경민
  • 승인 2021.06.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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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이상 모여도 야외에선 안전하다는 그릇된 인식 확대
부모들,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이 엊그제인데..." 걱정 태산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부산시 유흥시설 다섯 종의 운영시간을 밤 11시로 제한하면서 대학생들이 금정구 온천천에서 음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온천천에서 음주하는 이유는 실내와 달리 제한된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대학생 탁승현(22, 부산시 연제구) 씨는 입대하기 전 친구들과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온천천을 떠올렸다. 탁 씨는 “그 이후 문을 일찍 닫는 술집 대신 편의점에서 술을 산 후 온천천에 가 술을 마신다. 맛있는 안주까지 시키면 술집 안 부럽다. 제한 시간도 없으니 마음이 여유로워 술도 더 잘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내보다 더 안전하다고 생각해 온천천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다. 백기욱(21, 부산시 연제구) 씨의 말을 따르면, 술집에 여덟 명이 가면 두 테이블로 나눠 자리를 내주는 곳이 많다. 백 씨는 “사방으로 트여있는 온천천보다 좁은 장소에 열 명이 넘게 모여있는 술집이 더 위험하다. 어차피 똑같이 5인 이상이 모인다면 야외가 더 안전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코로나를 피해 밤마다 야외에서 술자리를 갖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부산에서는 민락수변공원과 온천천 등이 야간 술집이 되고 있다. 사진은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에 모인 사람들 모습(사진: 시빅뉴스 사진DB).
코로나를 피해 밤마다 야외에서 술자리를 갖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부산에서는 민락수변공원과 온천천 등이 야간 술집이 되고 있다. 사진은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에 모인 사람들 모습(사진: 시빅뉴스 사진DB).

한편,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온천천에서 술을 마시는 건 민폐라는 의견도 있다. 부산대학교에 재학 중인 허세정(22, 부산시 연제구) 씨는 평소 온천천을 따라 전동 킥보드를 타고 통학하는데 귀가할 때쯤 온천천 강가에 자리 잡고 술 마시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한다. 허 씨는 “늦은 밤에 술 마신 사람들이 소리를 질러 너무 시끄러웠다. 심지어 10여 명 정도가 모여 술을 마시는 것도 봤다. 그런 사람들은 확 코로나나 걸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시 허 씨와 함께 그 장면을 목격했던 권상율(22, 부산시 동래구) 씨는 5인 이상 집합 금지를 어겼다며 이들을 112에 신고했다. 권 씨는 아무리 기다려도 경찰이 오지 않자 다시 112에 전화했다. 하지만 권 씨는 구청에 문의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고 구청에 문의했지만, 직원에게 야외에서 5인 이상 집합하는 건 상관없다는 대답을 받았다. 권 씨는 “이럴 거면 대체 5인 이상 집합 금지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 더 강력한 규제 수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외 음주에 대한 단속이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도 있다. 주부 유영선(54, 부산시 동래구) 씨는 “불과 한 달 전 한강공원에서 술을 먹고 손정민 군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어 야외에서 술 마시는 아이들이 걱정스럽다. 방역수칙을 어기고 길거리에서 술 마시는 걸 왜 안 잡아가는지 모르겠다. 야외 음주를 더 강하게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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