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민이, 급식충, 진지충 등 세대 갈등 유발하는 혐오 표현 일상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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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민이, 급식충, 진지충 등 세대 갈등 유발하는 혐오 표현 일상화됐다
  • 취재기자 전인혜
  • 승인 2021.06.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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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표현은 익명성 뒤에 숨어 상대에게 민망함 유발
일부 시민들, "서로 가치관 변화 인정하고 이기주의 벗어나자"

요즘 젊은 층들 사이에서 혐오 표현들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잼민이’라는 단어는 온라인 상에서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 아이들을 비꼬아서 부르는 말이다. 잼민이는 트위치라는 방송 플랫폼의 음성합성시스템 중 어린 남자 아이 목소리의 주인공 재민에서 유래됐다. 재밌다는 의미인 접두사 ‘잼’ 뒤에 ‘재민’이가 붙어 지금의 잼민이라는 단어가 생긴 것이다. 처음엔 단순히 어린 나이의 귀여운 아이를 뜻하는 단어였지만, 지금은 부정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현재 우리나라는 많은 혐오 표현 단어들이 이미 문화로 자리 잡아 문제가 되고 있다.

잼민이 뿐 아니라 청소년, 여성, 남성, 노년층 등을 향한 다양한 혐오 표현들이 존재한다.‘급식충’이라는 단어는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 청소년들을 뜻하는 ‘급식’ 과 벌레를 뜻하는 ‘충’이 합쳐서 생긴 말로 청소년들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혐오 표현이다. 대학생 전채은(20) 씨는 “고등학생이었던 작년까지만 해도 급식이란 소리를 듣는 것도 싫었다. 일부 청소년들 때문에 모든 청소년들이 급식충으로 비하 대상이 된 것 같아서 속상했다”고 말했다.

혐오 표현은 세대 갈등을 증폭시킨다. 상호 이해와 사랑만이 혐오 표현을 극북할 수 있다고 뜻있는 사람들이 말하고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혐오 표현은 세대 갈등을 증폭시킨다. 상호 이해와 사랑만이 혐오 표현을 극북할 수 있다고 뜻있는 사람들이 말하고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혐오 표현은 당사자에게 민망함을 주기도 한다. ‘진지충’이란 농담을 이해하지 못하고 혼자 진지하게 반응하는 사람을 뜻한다. 대학생 정은지(24) 씨는“상대가 친 장난에 기분이 나빠서 진지하게 하지말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러면 미안해야할 건 상대방인데 진지충이라고 오히려 나한테 뭐라고 해서 내가 민망해진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혐오 표현들은 인터넷에서 특히 더 심하게 나타난다. 익명성이 보장된 곳에 서 서로를 헐뜯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대학생 김지은(24) 씨는 “요즘 혐오가 문화가 된 것 같다. 이런 표현이 더욱 더 대중화되고, 문화로 더 크게 자리 잡게 된다면 갈등이 현재보다 더욱 더 많아지고 심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갈등을 더 부추기는 혐오 표현 문제를 대학생 홍민서(24) 씨는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씨는 “혐오 표현 문제를 해결하려면 한국에 있는 모든 현대인들의 사상을 바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재한(22) 씨는 상대방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위해서 개개인의 생각이나 가치관 변화가 중요하고 자신과 다르다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이기주의라고 말했다. 김 씨는 “어린이를 혐오하는 표현인 잼민이는 내가 걸어온 길이고 어른들을 혐오하는 단어인 꼰대는 앞으로 내가 걸어갈 길인 것을 알고 개개인이 혐오 표현을 줄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부 박미경(53) 씨는 “혐오 단어들을 젊은 층들이 이렇게 자주 사용하고 있는 줄도 몰랐다. 한글이 본질을 잃고 저렇게 안 좋은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게 속상할 따름”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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