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못 잡은 ‘클럽하우스’... 추락이냐? 재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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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못 잡은 ‘클럽하우스’... 추락이냐? 재기냐?
  • 취재기자 정은희
  • 승인 2021.04.1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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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형’ SNS... 안드로이드 버전 없어 확장에 한계
콘텐츠 부족도 문제... Z세대 기호 못맞춰 탈퇴 늘어
트위터 ‘스페이스’에서 인수 소문도... 재기할지 주목

올초 ‘신드롬’에 가까운 반응을 불러 일으키며 혜성처럼 등장한 오디오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클럽 하우스는 폐쇄형 오디오 SNS로 올해 1월 말~2월 초에 인기몰이하며 ‘인싸(인기가 많고 활발한 사람) 앱’으로 떠올랐다(사진: ios appstore 캡처).
폐쇄형 오디오 SNS인 클럽하우스는 올해 초 ‘인싸(인기가 많고 활발한 사람) 앱’으로 떠오르기도 했다(사진: ios appstore 캡처).

클럽하우스는 폐쇄형 오디오 SNS로 올해 1월 말~2월 초에 큰 화제를 모았다. 아무나 들어갈 수 없고 초대장을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 일명 ‘인싸(인기가 많고 활발한 사람) 앱’으로 유명했다. 한때는 중고 거래 시장에선 무료인 초대장이 2만~3만 원에 팔리기도 하며 클럽 하우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13일 IT업계 등에 따르면, 클럽하우스는 3월 이후로 국내 활성 이용자가 대폭 줄어든 상태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달 클럽하우스 다운로드 횟수는 한 달 전인 2월보다 290만 건 늘었다. 그러나 2월에만 500만 건 이상 다운로드가 이뤄졌던 것에 비하면 증가세는 둔화됐다.

국내에서도 같은 기간 클럽하우스 앱 다운로드 횟수는 32만 5000건에서 39만 8000건으로 7만 3000건 증가하는 데 그쳤다. 큰 인기를 모은 일본에서도 ‘클럽하우스’는 지난달 들어 가입자가 제자리걸음 수준이었다.

네이버, 구글 트렌드의 ‘클럽 하우스’ 검색 관심도를 비교해본 결과 국내외 이용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사진: 네이버, 구글 트렌드 캡처).
네이버, 구글 트렌드의 ‘클럽하우스’ 검색 관심도 비교 그래프. 국내외 이용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사진: 네이버, 구글 트렌드 캡처).

이용자들의 관심도 떨어지고 있다. 국내에선 네이버, 구글 검색어 트렌드 등으로 클럽하우스의 화제 정도를 확인해 보면, 해당 검색량이 현격히 줄어들었다. 네이버 트렌드로 보면 클럽하우스의 검색 지수는 2월 8일 최대치인 100으로 정점을 찍고 2월 말부터 서서히 낮아지며 지난달엔 1~2수준을 유지하다 이달 초엔 결국 0에 수렴하기도 했다.

구글 트렌드에서 전 세계 검색 관심도를 살펴봐도 2월 7일 최대치 100을 기록 후 점점 하락한 끝에 지난 9일에는 16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앞서 말한 중고거래에서 클럽하우스 초대권을 둔 유료 거래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클럽하우스의 성장세가 둔화된 원인은 무엇일까? 먼저 안드로이드 버전이 없다는 ‘폐쇄성’이 확장을 막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클럽하우스에서 안드로이드 버전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고가 있지만, 어느 정도 확장성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콘텐츠 부족 문제도 제기된다. 이른바 목소리 큰 사람들이 대화를 주도하며 전문가나 연장자들이 우위를 점하는 현상이 그것. 특히 신선한 토론보단 기성세대의 일방적 훈수가 이어지며 20~30대 이용자들이 떠나는 분위기다.

일부에선 ‘꼰대 집합소’라고 꼬집기도 한다. 직장인 송 모(25) 씨는 “어느 순간 서로 오가는 소통장이 아닌 일방적 주장을 내세우는 토론장으로 번져가는 것을 보고 대화방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음성 채팅이라는 특성상 드나들기 편하지 않은 것도 부담이다. 직장인 김 모(30) 씨는 “문자 톡 채팅방보다 친밀함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서로 목소리를 듣고 있어 대화에서 빠져나올 타이밍 찾기가 어렵다”며 “밤새 수다를 떨다 보니 일상생활에 차질이 생길 것 같아 탈퇴했다”고 말했다.

현재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실시간 오디오 서비스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거나 공개하면서 클럽하우스의 뒤를 잇고 있다. 이는 클럽하우스가 출시된 이래 1200만 건의 앱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인기몰이한 데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스페이스’를 내놓은 트위터는 클럽하우스 인수 유력 후보로 꼽힌다. ‘스페이스’는 트위터 이용자라면 누구나 대화방을 열고 접속할 수 있는 ‘개방성’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운다.

클럽하우스가 초기 스타트업에 받았던 세계적인 관심을 이어가지 못해 안타까워 하는 분위기도 있다. 전문가들은 “오디오 시장의 추가 성장 여력이 크기 때문에 클럽하우스가 글로벌 인지도를 쌓은 만큼 안드로이드 버전을 내놓는다면 다시 떠오를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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