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생들의 분리수거, '간과하기 쉬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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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생들의 분리수거, '간과하기 쉬운 과제'
  • 취재기자 임아연
  • 승인 2020.10.1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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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 필요하다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제품 제조 때 분리 쉽게 하고, 수거일도 유연성 있게"

올해 자취를 시작한 박구영(21, 부산 영도구) 씨는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것이 현실. 잊어버리거나 시간 부족으로 분리수거 수칙을 지키지 못할 때가 많다. 혼자서 신경 써야 할 집안일이 많기도 하고 공부나 다른 일이 겹치기 때문이다. 자취생들에게 분리수거는 또 하나의 ‘과제’나 다름없다.

5년간의 자취생활을 청산하고 본가로 돌아간 김채연(25, 울산시 북구) 씨는 "지난 자취생활을 돌아봤을 때 분리수거 수칙을 잘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채연 씨는 “그렇지만 귀찮을 때는 일반 쓰레기 봉투에 다 넣고 버린 적도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경남 진주시에서 2년 째 자취 중인 탁지현(22, 경남 진주시) 씨는 본가에서 지낼 때보다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용 주방에 간이 분리수거함이 있지만 재활용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 정도로만 구분해 왔다는 것. 지현 씨는 “아무래도 분리수거 품목이 나눠져 있지 않아서 한꺼번에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한 자취생의 원룸 공용 주방 한 구석에 마련된 간이 분리수거함(사진: 취재기자 임아연)
한 자취생의 원룸 공용 주방 한 구석에 마련된 간이 분리수거함(사진: 취재기자 임아연)

올바른 분리수거 방법은 모든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배출하는 것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할 때가 더 많다. 박구영 씨는 "배달음식 용기 등 플라스틱에 뭐가 묻어 있을 경우 귀찮아서 그냥 버릴 때도 있다"고 했다.

보통은 아파트가 아니라 분리수거함이 따로 없는 경우 비닐 봉투에 분리수거 물품을 모아서 수거일 하루 전 일몰 후에 배출해야 한다. 경북 포항시에서 자취 중인 서영대(25) 씨는 "수거일 하루 전 일몰 후에 분리수거 물품을 배출하는 것은 번거롭다"면서 "수거일을 유연하게 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분리수거율이 독일, 오스트리아에 이어 3위에 오를 정도로 분리수거가 잘 되는 나라다. 그렇지만 재활용률은 통계상으로는 59%라지만, 실제로는 30% 정도로 본다. 환경부에서는 분리수거 후 선별 작업에서 나오는 재활용 불가 잔재물이 39%라고 추산한다.

분리수거를 더 철저히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채연 씨는 "분리 배출이 필요한 제품을 제작할 때 쉽게 분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식 개선보다는 본질적인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분리 배출을 위한 절단기 등을 비치해 최대한 분리해서 배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영 씨는 “분리수거함 주변이나 분리수거 배출 장소 주변에 분리수거 매뉴얼을 부착해 분리수거 방법을 숙지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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