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시작된 ‘워킹 스루 부스’, 행정 혁신의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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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시작된 ‘워킹 스루 부스’, 행정 혁신의 우수 사례
  • 취재기자 이예진
  • 승인 2020.05.0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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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남구보건소 안여현 의무사무관이 처음 제안해 실용화
고려기연 글로브박스 기술 접목... 특허 출원, 해외 수출 요청도 쇄도

부산 남구보건소에서 처음 제안해 시행 중인 ‘양방향 워킹 스루(Walking-Thru) 부스’(이하 워킹 스루 부스)가 행정안전부 선정 ‘적극행정 우수사례’에 꼽혔다. 코로나19 초스피드 ‘워킹 스루 부스’는 부산 남구보건소 안여현 의무사무관(의사)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행정 혁신의 귀감이 되는 사례다.

행정안전부는 불합리한 규제 개선을 통해 지방행정을 선도하고 위기대응 능력을 높인 지방자치단체의 ‘적극행정 우수사례’를 5건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대표적 우수사례로 꼽힌 ‘워킹 스루 부스’는 의료진이 방호복을 입을 필요도 없고 검사에 1분, 소독에 5분이 채 걸리지 않는 코로나19 초스피드 검사 부스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검사의 효율성, 편리성, 안전성을 극대화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부산 남구보건소 안여현 의무사무관이 자신이 고안한 '워킹 스루 부스'에서 코로나 19 검사를 하고 있다(사진: 부산남구보건소 제공).
부산 남구보건소 안여현 의무사무관이 자신이 고안한 '워킹 스루 부스'에서 코로나 19 검사를 하고 있다(사진: 부산남구보건소 제공).

이 부스 개발의 주역은 부산 남구보건소 안여현(41) 의무사무관(의사). 그는 마취통증의학을 전공하고 일산백병원과 부산고려병원에서 일하다 2016년 12월부터 부산 남구보건소에서 근무 중이다. 수술실의 감염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지난 2월초 코로나 사태가 터지자, 기존 음압 텐트와 가래 채취 부스의 문제점을 알고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의심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이 계속 보호복을 갈아입어야 한다는 것.

“기존 선별진료소 음압텐트의 경우 환자 1명당 검사 시간이 1시간 정도 걸렸어요. 검사 후 텐트 소독 및 방호복 교체, 공기순환 등으로 검사 비용은 높고 속도는 더딜 뿐더러 2차 감염 우려도 있었지요. 감염병 검사는 정확하고 빠른 검체 채취가 중요합니다. 빠르고 안전하며 효율적인 검사 장치를 고민하다 워킹 스루를 제안하게 됐습니다.”

안 사무관의 말이다. 뜻이 있는 곳엔 길이 있는 법. 안 사무관의 ‘워킹스루 아이디어’는 고려기연(서울 소재)의 앞선 ‘글로브 박스(Glove Box)’ 기술을 만나 날개를 달 수 있었다. 글로브 박스는 현장에 필요한 방호복 수준의 밀폐기능을 제공함으로써 부스 내부에 들어가면 의료진이 방호복을 입을 필요가 없고, 소규모 검사시엔 환자가 들어가고, 집단감염 발생시엔 의료진이 부스에 들어가는 양방향 검사가 가능하다. 이렇게 탄생한 초스피드 워킹 스루 부스는 코로나19 검사 시간을 1시간에서 15분으로 줄였다. 음압 상태로도 유지할 수 있고 이동도 가능해 실내·실외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신속하게 검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부산 남구보건소에 설치된 '워킹 스루 부스'에서 지난달 초 코로나19 유증상자가 검사를 하고 있다(사진: 부산남구보건소 제공).
부산 남구보건소에 설치된 '워킹 스루 부스'에서 지난달 초 코로나19 유증상자가 검사를 하고 있다(사진: 부산남구보건소 제공).

지난 4월 초부터 부산 남구보건소에 설치, 운영된 워킹스루 부스는 뒤이어 연제구, 사상구, 부산역 등에도 도입됐다. 안 사무관과 고려기연 측은 워킹스루 부스를 공동으로 특허 출원했으며, 소문이 퍼지면서 유럽 등 세계 50여 개국에서 수출 요청을 받고 있다고 한다. 고려기연은 얼마전 중소기업 국가 브랜드인 ‘브랜드 K’ 2기에 선정되기도 했다.

남구보건소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1000명이 직 간접적으로 워킹 스루 부스를 통해 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남구의 확진자는 모두 5명이다.

안 사무관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워킹스루 부스의 역할과 효용성이 인정된 것 같아 기쁘다”면서 “이번 경험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현재 논문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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