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릇에 여러 개의 숟가락 찜찜... 코로나가 식문화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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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릇에 여러 개의 숟가락 찜찜... 코로나가 식문화 바꾼다
  • 취재기자 김윤정
  • 승인 2020.05.0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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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이 담긴 전통적 식문화, 비위생적이란 지적 많아
개인 그릇, 앞접시 등으로 개인 위생 챙겨야 공동체 안전

코로나19로 개인 위생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한 그릇에 여러 사람이 함께 수저를 넣어 먹는 식문화도 같이 개선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 한 그릇을 두고 같이 떠먹는 식문화가 있다(사진: 픽사베이 제공).
한국은 한 그릇을 두고 같이 떠먹는 식문화가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한국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특유의 식문화가 있다. 바로 한 그릇에 찌개나 국 등을 담으면 여러 사람이 같이 각자의 수저를 넣어 식사하는 것이다. 특히 외식할 때 이런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다. 보통 고깃집에 가면 된장찌개를 주문해 먹는 경우가 많다. 이때 개인 그릇에 덜어 먹기보다는 같이 각자의 숟가락을 넣어 떠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풍경은 가정집에서 더욱 흔하다.

대학생 조유연(22, 부산 남구) 씨는 “집에서 된장을 끓이거나 찌개를 먹게 되면 가족들은 당연한듯 같이 먹는다"면서 "따로 먹겠다고 하면 이상해지는 게 우리의 식문화가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개인 위생이 강조되면서 이러한 식문화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한 그릇에 같이 떠먹는 식문화는 입에 넣었던 수저를 음식에 다시 넣게 돼 침이 섞일 수밖에 없다. 비위생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효예불교 연합회’라는 블로그에 게시된 성빈센트병원 위암센터 진형민 교수의 인터뷰에 따르면, “한국인은 음식을 개인 접시에 덜어 먹기보다는 찌개처럼 한 그릇에 담긴 음식을 같이 떠먹는 식문화로 헬리코박터균에 많이 감염되는 편"이라며 실제 위생 문제를 지적했다.

이런 식문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예전에도 있었지만, 코로나19가 퍼지면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시민 김수현(32, 부산 해운대구) 씨는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면서 우리 집은 큰 그릇에 국을 담아놓고 작은 국자로 앞접시나 각자 그릇에 덜어서 먹고 있다"면서 "코로나로 사람끼리 대화조차 못하게 하는 상황인 만큼 개인 위생 차원에서 함께 퍼먹는 식문화는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그릇에 같이 떠먹는 것은 한국의 정이 담겨있는 식문화라고 할 수 있지만, 코로나 시대에 위생을 위협하고 공동체에 불안을 준다면, 고치고 바꾸는 게 좋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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