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포용하고, 야당은 대화의 문을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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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은 포용하고, 야당은 대화의 문을 열어라
  • 부산시 동구 박신
  • 승인 2019.12.0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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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 모습(사진: 더팩트 제공).
국회의사당 모습(사진: 더팩트 제공).

방탄국회, 식물국회, 동물국회. 제20대 국회를 수식하는 단어다. 방탄, 식물, 동물이라는 단어에서부터 알 수 있듯 이번 국회는 갈등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20대 국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금까지도 여야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자유한국당이 지난달 29일 본회의에 부의된 비쟁점 법안 199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면서 여야 갈등은 정점으로 치달았다.

우선 자유한국당이 본회의 모든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이는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 여야 간 갈등 봉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먼저 발의한 법안도 필리버스터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 지금부터라도 민생 법안과 정치적 쟁점이 치열한 패스트트랙 법안(선거제 개혁안, 공수처 설치법안,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철저하게 구분해서 처리할 필요가 있다.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지만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할 목적으로 민생 법안까지 끌어들인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또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법안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절충안을 찾으려는 노력도 부족했다. 물론 이런 비판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자유로울 수 없다. 그저 한국당을 벼랑 끝으로만 내몰기 바빴고 유인책 마련에는 실패했다.

또 여당으로서 국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지 못했고 한국당의 반대에 번번이 막히는 등 국회 운영 동력을 상실했다. 하지만 아직 20대 국회가 끝나지 않은 만큼 여당은 마지막까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일단 자유한국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이 급선무다. 자유한국당을 배제하고 패스트트랙을 포함한 주요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것은 당장 눈앞의 문제만 해결하는 것에 불과하다.

만약 한국당을 배제하고 국회를 이어간다면 가까운 미래에 똑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다.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고 여야의 근본적인 갈등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자인 야당을 품을 수 있는 관용이 필요하다. 물론 조건 없이 자유한국당을 품어서도 안 되겠지만 어느 정도 포용할 수 있는 야당의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현재 자유한국당은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여론은 계속해서 나빠지고 대부분의 국민이 패스트트랙 법안 연내 통과를 바라는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여당의 포용이 필요하다. 여당 역시 똑같이 평행선을 달린다면 국민들에게는 자칫 여야 모두 똑같이 비칠 수 있다. 여당은 하루빨리 자유한국당을 협상 테이블에 앉힐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한 후 시급한 민생 법안 처리에 힘써야 할 것이다.

민생 법안 통과는 그나마 여야가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부가 조건 없이 빠르게 통과시켜야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여기에 정치적인 셈법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 여야 누구든 다시 한 번 민심을 거스른다면 회복할 수 없는 깊은 수렁으로 빠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민생 법안만큼은 예외적으로 우선 통과시킨 후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논의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여야 간 갈등이 극에 치달은 최근, 제대로 된 협상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점점 더 양극단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우선순위는 국민이 아니라 자신들의 권력 다툼인 듯 보인다. 최근 몇 년 동안 여야는 갈등을 제대로 해결한 적이 없다. 이들의 갈등은 치킨게임처럼 한쪽이 포기하는 경우가 되어야만 갈등이 끝났다.

또한 여야 모두 자신들만이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영웅 심리도 버려야 한다. 오로지 자신들만 해결할 수 있다는 심리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상대 당의 의견은 제대로 귀담아듣지 않고 신뢰하지도 않는다. 이는 애초에 여야가 정상적인 토론조차 힘들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자신들의 의견만 옳다는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상대방의 의견도 귀담아들을 수 있는 합리적인 자세가 필요한 때다.

이제는 여야 갈등의 종지부를 찍어야 할 때다. 국민들의 피로감은 나날이 높아가고 민생은 더욱더 어려워지고 있다. 내년 총선 이후에도 똑같은 갈등이 반복된다면 국민들은 정치에 대한 환멸을 느끼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국민들의 정치 효능감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투표율 역시 하락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 속도에 맞춰 국회도 변화하고 혁신해야 하는 이유다. 매년 똑같은 모습만 보여주는 국회는 더 이상 국민의 대표라 할 수 없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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