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협력으로 이뤄낸 부산교통공사의 통 큰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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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협력으로 이뤄낸 부산교통공사의 통 큰 채용
  • 부산시 해운대구 정유주
  • 승인 2019.10.2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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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취업이 힘든 나라다. 특히 부산지역은 적은 일자리 수로 인해 많은 청년들이 다른 지역으로 직장을 찾아 이동함에 따라 청년들의 탈 부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취업이 아니라 아르바이트마저도 구하기 힘든 세상이다. 취업률이 오르고 있다고는 하지만, 노인 취업 장려 프로그램이 생기며 올라간 숫자라 취업률이 오르고 있다는 말이 청년들의 취업률이 오르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학교를 졸업해 자립할 나이가 됐는데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대어 사는 젊은이 ‘캥거루족’은 해를 거듭할수록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부산교통공사가 신규직원을 670명이나 채용할 것이라는 공지를 하면서 많은 청년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번 채용은 지난 5년 동안 채용했던 인원을 모두 모은 인원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각 분야 별로는 운영(204명), 운전(168명), 토목(53명), 건축(7명), 기계(48명), 전기(98명), 신호(39명), 통신(53명)이다. 부산교통공사는 최근 한 취업 포털사이트가 실시한 '1∼3년 차 직원 만족도 조사'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부산교통공사가 대거 신규인원을 채용하게 된 이유는 노사의 완만한 합의 때문이다. 통상임금 합의 절차 중에 임금을 올리는 것보다 신규직원을 채용하자는 이야기를 노조가 했고, 회사 측에서도 받아들여져 대거 채용하게 됐다는 것이다.

부산 지하철 파업은 종종 있는 일이었다. 지하철역에 붙어 있는 대자보에는 전국 지하철 근로 인원수 중에 부산이 최하위라고 적혀있었다. 적은 인원이 많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임금을 조정해야 하고, 신규인원이 보충돼야 한다는 대자보도 있었다. 대부분 파업의 결과는 임금 인상이었다. 그러나 이번 부산교통공사의 합의안은 이전의 다른 회사나 기관의 합의안들과는 달랐다. 회사 측이 지급해야 할 통상임금 증가분을 안 받아도 되니 그 돈으로 인력을 뽑아 시민안전을 확보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번 합의는 부산교통공사 노사의 양보가 이뤄낸 값진 결과이다. 요즘 같은 불황기에 쉬운 결정은 아니었겠지만 이러한 결정을 한 부산교통공사의 노조와 회사의 선택은 정말 잘한 일이다.

대학을 다니며 열심히 준비하면 취직을 금방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학점관리도 해야 하고, 스펙도 쌓아야 하고, 자소서도 써야 하고, 이것저것 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이러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경영난을 이유로 많은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해야 하고 해를 거듭할수록 적은 수의 신입사원만 채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각박한 현실 속에 학벌이나 스펙을 따지지 않는 공기업의 일자리 창출 앞장서기는 다른 회사나 기관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많은 청년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취업에 성공하길 바란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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