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영화 '삼진 그룹 영어토익반'이 던지는 도발적 질문..."왜 우리 사회는 능력보다 학벌을 먼저 따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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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영화 '삼진 그룹 영어토익반'이 던지는 도발적 질문..."왜 우리 사회는 능력보다 학벌을 먼저 따집니까?"
  • 충북 제천시 김연우
  • 승인 2020.11.15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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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영화에서 천대 받는 고졸 여성 차별 적나라하게 묘사
대학 진학 필수 아니라며 대학 말고 다른 진로 가는 고졸도 요새는 다수
본인의 능력 안 보는 한국의 고질적 학벌주의는 이제 그만

요즘 극장가에서 아주 핫한 후기로 열풍을 끌고 있는 영화가 있다. 바로 <삼진 그룹 영어토익반>이라는 영화다. 나도 꽤 오래전부터 기대하고 있던 영화였기에 개봉과 동시에 바로 상영관을 찾았다. 이 영화는 상고 출신 여성들의 대기업 생존기를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은 전교 1, 2등으로 졸업하고도 회사 내에선 고졸이라는 이유로 입사 8년차임에도 각종 허드렛일을 하고 무시를 받는다. 영화는 실제 한 대기업의 페놀방류 사건을 모티브로 전개되고, 세 명의 여성 주인공들은 회사가 숨기려고 하는 거대한 진실에 접근해간다. 이 영화는 세 여성이 회사의 비리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학벌만으로 능력을 따지는 우리 사회를 조롱한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영화는 고졸 여성의 차별을 그려 우리 사회 학벌주의를 질타하고 있다(사진: 네이버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영화는 고졸 여성의 차별을 그려 우리 사회 학벌주의를 질타하고 있다(사진: 네이버 영화).

영화 속 이야기처럼 요즘은 공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본인에게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대학을 진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학은 이제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 됐다. 예전보다 대학은 많아졌지만 이제는 의미 없이 무조건 대학에 들어가는 것만이 정답인 시대는 아닌 듯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런 관념들을 쫓아가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고3 때 친구가 담임선생님과 대학입시 원서상담을 하고 와서 풀이 잔뜩 죽어서 혼자 앉아있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친구가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어서 대학을 가지 않겠다고 했더니, 선생님이 무안할 정도로 잔소리를 했다는 것이다. 대학을 가지 않는 게 마치 비정상적인 행동인 것처럼 선생님이 깜짝 놀랐다고 한다. 선생님이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다. 꼭 대학을 나와야 사회에서 구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현실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남들이 간다고 무조건 대학에 들어가기에는 요즘 청년들의 생각은 많이 다르다.

어느 순간부터 회사나 기업 내에서도 학벌에 따라 각종 대우에서 차별한다. 물론 능력이 있는 사람이 대우를 잘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학벌이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개인의 능력을 보지 않으려고 하는 건 잘못이다. 영화 속 내용만 봐도 그렇다. 주인공은 수학 천재이지만 8년 동안 남자직원들의 룸살롱 출입사실을 숨기기 위한 가짜 영수증 만들기나 하는 말단 사원이다. 현실에서도 능력과 별개로 불평등을 겪으면서 살아가는 사회초년생들이 참 많을 것이다.

지금도 어디선가 채용공고를 내고 있는 회사들에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대학을 안 갔다고 해서 못난 사람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각자의 역량에 따라 대우받아야 하며 학벌이 불평등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한국 사회의 학벌주의는 하루빨리 없어져야 하는 관습 중 하나다. 본인의 능력으로 권리가 보장되고 그래서 각자의 역량을 발휘하는, 그런 정의로운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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