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주들은 지금 "강아지 간식 만드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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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주들은 지금 "강아지 간식 만드는 중"
  • 취재기자 최정은
  • 승인 2019.09.1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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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간식에서 대장균군 방부제 등 다량 검출되자 불안감 높아져

반려견 수제 간식에서 대장균군과 방부제 등이 발견되자 간식을 직접 만들어 먹이는 견주들이 늘고 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오픈마켓 판매순위 상위 25개 제품에 대한 안전조사 결과, 1개 제품에서 세균수와 대장균군이 다량 검출됐고 다른 1개에서는 세균 발육이 양성으로 나타났다.

또 25개 제품 중 16개에서 보존제 등의 방부제가 검출됐으며 유해미생물·화학적 합성품에 대한 기준이 미비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방부제가 검출된 6개 제품은 ‘방부제 무첨가’ 등의 허위 광고를 해온 것으로 알려져 수제 간식의 안전성을 믿고 구매했던 견주들의 분노를 샀다.

대학생 박주영(26,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배신감이 들었다”면서 "다소 비싸더라도 안전한 먹을거리를 주고 싶어 선택한 제품이 오히려 반려견에게 악영향을 끼쳤을까 봐 걱정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박 씨는 “알러지가 있는 아이라 채식의 비율을 늘리는 등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 시중 제품을 먹였다”면서 “앞으로 는 건조기로 직접 간식을 만들어 먹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견주 박주영 씨가 건조기로 말린 고구마 간식을 반려견에게 주고 있다(사진: 박주영 씨 제공).
견주 박주영 씨가 건조기로 말린 고구마 간식을 반려견에게 주고 있다(사진: 박주영 씨 제공).

견주들은 인터넷상의 다양한 요리법을 활용해 반려견의 간식을 만들고 있다. 간단하게는 건조기를 이용해 닭고기, 오리고기, 고구마 등 본연의 재료를 말려 육포나 말랭이를 만들기도 하고, 사람의 음식과 유사한 모양새로 조리하기도 한다.

유당을 제거한 우유에 한천가루를 넣고 끓인 후 굳히고 건조시켜 완성하는 ‘강아지 우유껌’, 단호박이나 고구마에 쌀가루, 계란 노른자를 넣어 만든 반죽을 틀로 찍어내고 구워서 완성하는 ‘강아지 쿠키’가 견주들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메뉴다. 이외에도 무염 치즈나 소시지,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 수제 간식 요리법은 무궁무진하다.

인터넷상에서 수많은 반려견 수제간식 레시피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사진 : 유튜브 캡처).
인터넷상에서 수많은 반려견 수제간식 레시피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사진 : 유튜브 캡처).

직접 반려견의 먹을거리를 만들고자 하는 견주들이 늘어나면서 '원데이 클래스(1일 교실)'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보통 반려동물 수제 간식 전문점에서 원데이 클래스도 함께 겸하고 있는데, 가게 SNS나 블로그를 통해 신청을 받는다.

반려동물 수제 간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주은재(29, 부산시 북구) 씨도 매주 2~3명의 인원을 데리고 수업을 진행한다. 신청자는 대체로 아프거나 나이가 많아 먹는 것에 주의해야 하는 개의 견주들이다. 때문에 부드럽고 소화가 잘 되는 강아지용 머핀이나 푸딩, 미트볼 등의 요리법이 가장 인기가 좋다.

견주들이 직접 간식을 만드는 현상에 대해 주 씨는 “많은 견주들이 인터넷상의 레시피를 따라 간식 만들기를 시도하지만 아무래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손질방법이나 재료 관리 면에서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다”며 “처음부터 내장이나 핏물을 빼야 하는 고기 등 보관과 손질이 까다로운 재료들로 도전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 씨는 이어 “간단한 육포부터 시작해 차츰 범위를 늘려가다 보면 나름의 요령이 생길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 씨는 “모든 견주들이 직접 간식을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업체 측에서 보다 안전한 먹을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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