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엔 공짜가 없다”...부산 UN공원서 현충일 추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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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엔 공짜가 없다”...부산 UN공원서 현충일 추념식
  • 취재기자 이중엽
  • 승인 2015.06.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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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시장 등 참석자들, 희생한 외국 용사에 감사의 헌화와 묵념

세계에서 하나뿐인 UN기념공원의 외국 용사들이 묻혀있는 묘역에서 제60주년 현충일을 맞아 6일 오전 10시 호국선열에 대한 현충일 추념식이 열렸다. 이 행사에는 6.25 참전용사들과 서병수 부산시장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UN기 아래 마련된 헌화대에 국화 한 송이씩 바치며 한국전에서 고귀한 생명을 바친 외국 병사들에게 묵념했다. 이 자리에는 많은 외국인들도 참석했다. 터키에서 온 그나이(44) 씨는 “한국에 관광차 왔다가 현충일이라고 하기에 UN묘지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현충일을 맞아 UN기념 공원을 찾은 박시영(25,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공원 내의 추모관 다큐멘터리를 보며 6.25전쟁에 참전했던 조부님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UN기를 필두로 참전국들 국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는 국기 게양대 밑에 있는 미군 카투사(KATUSA)용사 묘역에서 만난 한 시민은 “여기 묻힌 사람 중에 친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충일이라서 무명용사들에게 헌화하러 왔다”고 말했다. 묘역을 찾은 다른 시민 남영주(27, 남구 대연동) 씨는 “함께 온 친구가 경찰 공무원시험에 합격했는데, 경찰관으로서 현충일이고 하니 애국심을 고취시키자는 의미에서 이곳을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 UN기념공원의 추모관, 스테인드글라스에는 평화를 뜻하는 비둘기가 그려져있다(사진기자 이중엽).

UN기념공원은 전체 면적 14만 7000㎡에 6.25 전쟁 참전 11개국 용사 총 2,300구의 유해가 안치돼 있다. 이곳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이듬해인 1951년 1월, 전사자 매장을 위하여 유엔군 사령부가 조성했다. 같은 해 4월 묘지가 완공됨에 따라 개성, 인천, 대전, 대구, 밀양, 마산 등지에 가매장되어 있던 유엔군 전몰장병들의 유해를 이곳으로 옮겨 안장한 것이 UN기념공원의 시초다.

▲ 유엔기 아래 헌화대에 국화가 바쳐져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중엽.)

당초 이곳에는 6·25 전쟁에 참전한 21개국 유엔군 가운데 전사한 1만 1,000여 명의 유해가 안장됐으나, 벨기에 등 7개국은 자국 전몰자 유해를 본국으로 이장했고, 일부 가족이 이장해간 유해를 제외하고 남은 11개국 용사들의 묘지만 남아있다. 이들 중엔 무명용사의 묘지도 상당수 있다. 영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전사자를 낸 참전국으로 묘역 중 상당수가 무명용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의외로 미국은 전사자 묘지가 없는데, 그 이유는 미국은 전사자 유해를 본국으로 이송하는 게 원칙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 UN기념공원의 주 묘역. 터키군이 묻힌 자리에는 당시 사용했던 물품들이 유리 케이스에 담겨 함께 안치돼 있다(사진기자 이중엽).

UN기념공원은 설립된 이후로 지금까지 시민들에게는 휴식처로, 유족들에게는 위안의 공간으로 그 역할을 다해왔다. 공원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은 하루 평균 약 800여 명, 연 30만 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찾는다고 한다. 자신을 전직 육군하사라고 밝힌 강호준(25,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비단 현충일뿐 아니라 평소에도 대한민국을 위해 몸을 바친 외국 용사들을 우리가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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