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이 무슨 날이에요?”
상태바
“광복절이 무슨 날이에요?”
  • 취재기자 장가희
  • 승인 2014.08.18 0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미 모르는 청소년 수두룩…한국사 필수과목화가 대안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가의 경사로운 날을 기념하기 위해 국경일을 정한다. 흔히 사람들은 4대 국경일이라 하여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을 떠올리지만, 2005년 법을 개정하면서 한글날도 국경일에 포함됐다.

지난해, SBS에서는 3•1운동을 ‘삼점일 운동’으로 읽는 중학생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사 취재진이 서울시내 중학교 5군데를 돌아다니며 20명 남짓 되는 중학생에게 물어본 결과, 4명 정도의 중학생이 3•1절을 삼점일 운동으로 읽었다는 것이다.

직장인 경영교육 전문업체 휴넷은 13일 직장인 5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광복절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로부터 광복을 맞은 해가 언제인지에 대한 질문에 1945년 8월 15일이란 정답을 맞힌 사람은 직장인 응답자의 78.9%였다. 오답 중 1948년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응답자의 10.7%, 1950년이라고 답한 사람은 응답자의 5.4%, 그리고 1951년이라고 답한 사람은 응답자의 2.8%로 나타났다.

광복절은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일제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자주독립을 되찾은 것을 기념하고,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경축하는 날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알아야 할 국경일에 대해 사람들은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

초등학교 3학년 김보민(10,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양은 광복절의 뜻은 몰랐지만 8월 15일은 광복절이라며 “태극기 다는 날”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조하정(12, 부산시 해운대구) 양은 평소에도 역사 만화책을 읽으며 국사에 관심이 많았다면서도 국경일에 다른 현충일이 속하는지 안 속하는지 헷갈려 했다.

중학교 2학년 장지우(15, 경남 밀양시 가곡동) 양은 5대 국경일은 물론이거니와 국경일의 뜻조차 몰랐다. 광복절이 휴일이어서 그날 놀았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광복절의 의미는 알지 못했다. 그는 “2학기에 국사를 배운다”며 광복절 뜻을 모르는 이유를 설명했다.

장 양의 오빠인 고등학교 3학년 장종우(19) 군은 광복절이 한국이 일제에서 벗어난 날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정부를 수립한 날이라는 사실까지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도 동생처럼 “나는 문과가 아니라 이과생”이라며 국사를 안 배운 것이 광복절 의미를 모르는 이유라고 대답했다. 이들에게 국경일은 그저 쉬는 날이었다. 황금연휴를 맞은 이번 국경일에 장 군 가족은 계곡으로 피서를 떠났다.

고등학교 1학년 김규림(17,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양은 8•15광복에 대해 학교에서 최근에 배웠다고 말했지만, 광복한 해를 “1936년”이라 잘못 대답했다. 김 군도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날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부가 수립된 날인 줄은 몰랐다. 김 양은 국경일을 아는 것을 단지 과목 하나를 공부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그는 “고등학교 과목이 너무 많아서 다른 것 공부한다고 바쁘다. 한국사는 다음 학기 10월부터 배운다”고 말했다.

한자를 아는 일부 대학생들은 광복절의 한자를 풀어 광복절의 의미를 설명했다. 대학생 심채영(21, 부산시 서구) 씨와 취업준비생 양선일(26,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광복절을 “빛을 되찾은 날”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한자를 모르는 대학생 김지윤(20, 부산시 중구) 씨는 “광복절이 광복한 날이지 뭐냐”고 말했다.

시빅뉴스가 만난 청소년과 대학생 중 5대 국경일을 정확하게 대답하거나, 대한민국 정부수립 일도 8월 15일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대학생 채상훈(23, 부산시 사상구) 씨는 국경일을 꼽아 보라는 질문에 “설날, 추석, 어린이날이 빨간 날이니까, 이들도 국경일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부산의 한 대학교수인 정모(59) 씨는 과거에 수능 필수과목이었던 한국사가 선택과목이 되고, 복잡한 국사를 수능 과목으로 선택하지 않는 학생들이 다수가 되면서, 역사에 무지한 청소년들이 양산될 거란 것은 뻔한 사실이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중국이 동북공정을 하고, 일본이 침략 역사를 왜곡하는 현실에서, 우리도 뒤늦게나마 역사 교육을 제대로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