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마이크로닷 부모 20년 전 사기 벌이고 야반도주" 의혹에 경찰 재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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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마이크로닷 부모 20년 전 사기 벌이고 야반도주" 의혹에 경찰 재수사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11.2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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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연대보증해 거액 대출 받고 뉴질랜드 도주...마이크로닷 "당시 일 몰랐다, 상처 입은 분들께 죄송" / 신예진 기자

래퍼 마이크로닷과 산체스 형제의 부모가 과거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경찰은 재수사에 착수했고, 마이크로닷은 이날 부모의 일을 두고 공식 사과했다.

21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충북 제천경찰서는 이날 “마이크로닷의 사과문을 토대로 수사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며 “신병 확보가 이뤄져야 조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어 현재 절차를 밟는 중”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닷 부모의 사기 전력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제기됐다. 20년 전 충북 제천에서 목장을 운영한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지난 1997년 5월 목축업에 종사하던 지인 10명에게 약 20억 원을 빌리고 잠적했다는 것. 사기 피해자라 주장하는 A 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마이크로닷의 부친이 축협으로부터 대출을 받는다며 여러 사람을 연대보증 세웠다. 6억~7억 원 가량의 돈을 대출 받은 후 1998년 5월 야반도주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주장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이후 언론을 통해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지난 1999년 해당 혐의로 피소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현재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뉴질랜드 오클랜드 시내에서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래퍼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지난 1997년 지인과 친척을 상대로 약 20억 원를 빌린 뒤 뉴질랜드로 잠적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사진: 마이크로닷 인스타그램).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 재개가 언제든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기죄 공소시효는 7년이다. 그러나 피의자가 도피 목적으로 해외 체류를 하면 체류 기간만큼 공소시효가 중지된다. 경찰은 복수의 언론에 “당시 고소장이 접수됐으나 피고소인들이 해외에서 입국하지 않아 수사가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YTN을 통해 한국에 입국할 의사를 밝혔다. 마이크로닷 부모는 “여권 만드는데 2~3주 걸린다”며 “여권을 만드는 대로 한국에 입국해 사실관계를 파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상황 파악 뒤 사과할 것이 있으면 사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으면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모의 잘못이지만 마이크로닷 역시 여론의 분노를 비껴갈 순 없었다. 특히 마이크로닷의 섣부른 대응이 화를 증폭시켰다. 마이크로닷은 처음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사실 무근”이라며 강력하게 부인했다. 심지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강경한 태도도 보였다. 그러나 부모가 피소된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태세를 바꿨다. 실제로 지난 19일 사건의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이 경찰서를 찾아 사건·사고 사실 확인원을 발부받아 간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닷은 결국 이날 오전 소속사를 통해 부모의 사기를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마이크로닷은 “부모님과 관련된 일로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뉴스 기사들이 나오고 부모님과 이 일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까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야반도주했을 때 그의 나이는 다섯 살이었다. 그는 이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어려서 몰랐다”는 마이크로닷의 해명에도 여론은 등을 돌렸다. 마이크로닷은 과거 뉴질랜드 이민 직후 본인이 겪었던 힘든 시절을 방송에서 얘기한 바 있기 때문. 또 사기 피해자 A 씨의 딸은 언론을 통해 “마이크로닷 형인 산체스의 SNS에 피해 사실을 쓴 댓글을 달았는데 삭제됐다”며 “마이크로닷이 내 SNS 계정을 차단한 것으로 보아 형제가 예전부터 이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네티즌은 “사기를 당해본 가정이라면 진심 그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잔인한지 공감할 거다”며 “가정 파탄에 깨져버린 미래, 암울한 현실, 자괴감,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되는 현실, 가족 간 원망 등 다 헤아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지어 사기 친 사람들이 이렇게 잘 살고 있을 땐 억장이 무너진다”고 분노했다.

피해자로 추측되는 한 네티즌은 온라인에 마이크로닷의 본명을 언급하며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재호야, 8년 전 아버지 돌아가시고 작년에 그 지긋지긋한 연대보증 다 갚았다”며 “돈도 사과도 다 싫다... 그냥 다시는 보지 말자”고 말했다. 이어 “너도, 너희 가족도 치가 떨리다 못해 눈물만 난다”며 설움을 드러냈다.

한편 마이크로닷이 출연 중인 예능프로그램은 상황을 지켜보는 입장이다. 마이크로닷은 채널A <도시어부>, JTBC <날보러와요> 등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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