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법행위를 한 사람들을 신고하여 포상금을 받는 제도가 인기를 얻으면서 다양한 ‘파파라치‘제도가 많이 생겨났다. 'O파라치’는 연예인 등 유명인사들의 사생활을 찍어 돈을 받고 파는 사진사들을 지칭하는 ‘파파라치’에서 비롯된 용어.
펫파라치(공공장소에서 반려견 목줄을 채우지 않거나 배설물을 방치하는 경우 등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제도), 란파라치(김영란법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사례를 잡는 제도), 표파라치(선거기간마다 불법 선거운동을 신고해서 포상금을 받는 제도) 등 우리나라의 ‘O파라치’ 제도는 900여 개에 달한다.
요즘은 안전 관리의 대책의 하나로 안전 위험이 있는 시설이나, 환경 등을 신고하는 '안전신고포상제(일명 안파라치)'도 나왔다.
서울시는 작년 11월 20일부터 올해 2월까지 한시적으로 건설현장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신고포상제' 캠페인을 시행했다. 공사장에서 안전모나 안전화를 신지 않은 노동자들이 대상이었다. 시민들이 고발 사진을 찍어 서울시 응답소, 스마트불편신고, 다산콜센터(전화 120), 안전신문고 등에 신고하면, 평가를 거쳐 상품권 5만 원이 지급된다. 신고 시, 위반 현장 명칭과 주소, 위반 내용 등이 포함돼야 한다.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기업 단위에서도 안파라치가 시행된다. 부산의 한국남부발전은 지난달 20일부터 7개 협력사(한전KPS, 원프랜트, 금화PSC, 일진파워, 금화 C&E, 한전산업개발, 동방) 노동자를 대상으로 안전하지 않은 현장을 직접 제보해 포상을 실시하는 ‘안전 파파라치 제도’ 시행에 들어갔다.
한국남부발전 협력사 작업자들이 안전모를 쓰지 않거나 안전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작업할 경우 국민권익위원회 ‘공익신고’란에 올리거나 또는 증거자료(사진)를 안전신문고 앱을 이용해 신고하면 기여도에 따라 포상을 받을 수 있다.
한국남부발전 관계자는 “발전소 특성상 각종 화재, 폭발 등 다양한 위험이 많다. 이러한 위험을 사전 예방하려면 철저한 안전 관리가 필수”라며 “협력사 노동자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안파라치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 제도의 시행을 계기로 자발적인 안전준수 문화가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남부발전은 오는 7월경 하동발전본부에 준공 예정인 ‘안전체험관 및 3D 영상교육장’을 활용, 체험형 안전교육을 통해 협력사 노동자는 물론 인근 주민들의 안전의식 높이기에도 나설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파라치 제도도 이목을 끌고 있다. 부산시선관위는 선거 범죄와 관련한 신고자나 제보자에 대해 신분 등 비밀을 보장하면서 최고 5억 원까지 신고보상금이 지급된다고 밝혔다. 일명 표파라치 제도다. 해당 위반 사항이 발견될 경우, 부산지검-부산지방검찰청(051-606-4350, 야간 4290), 부산지검 동부지청(051-780-4434, 야간 4290), 부산지검 홈페이지 온라인민원실을 이용하거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신고할 수 있다.
부산시선관위 관계자는 "사이버 공간 속 표현의 자유, 선거운동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시민의 판단을 왜곡하는 흑색 선전물 게시, 불법 선거여론조사 결과 유포 등에 대해서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고, 위법한 경우 즉각 차단한다"며 “선거범죄에 대한 포상금제와 신고자 보호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신고·제보를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불파라치(유통기한이 경과했거나 변질된 불량식품 판매에 대한 신고포상제)나 옥파라치(제주도 서귀포시가 운영하는 것으로, 공공시설물과 표지판 등에 있는 표기 오류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받는 ‘옥의 티’ 신고 포상금제) 등 새롭고 다양한 ‘O파라치’제도가 있다.
최근엔 주인의 관리소홀로 인한 반려견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자 펫파라치도 한때 검토에 들어간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22일 시행을 하루 앞두고 정부는 법령 준비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무기한 연기했다.
부산에 사는 안승하(24) 씨는 “안파라치 제도의 활성화로 모두 함께 안전한 사회로 만들어지는 것 같아 좋다. 그러나 'O파라치' 제도를 악용해 이득을 취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