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절반 "10억 주면 감옥 가겠다"..."아직도 유전무죄 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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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절반 "10억 주면 감옥 가겠다"..."아직도 유전무죄 통용"
  • 취재기자 김민성
  • 승인 2018.04.2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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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날' 맞아 대학생 대상 법의식 조사, 78%가 "법보다 권력·돈 위력이 세다" 반응/ 김민성 기자
"10억 원을 주면 1년 정도 교도소 생활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학생의 51.39%(1879명)이 동의한다고 답해 충격을 주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법 집행의 공정성에 불신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대학생 2명 중 1명이 거액을 받는 조건이면 교도소 생활도 감수하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취업난에 따른 '배금주의'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법률소비자연맹은 '법의날(4월 25일)'을 맞아 대학생 36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법의식 조사 결과를 지난 24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10억 원을 주면 1년 정도 교도소 생활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1.39%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대학생 최제원(22, 경남 양산시) 씨는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동감을 표했다. 최 씨는 "나는 1억 원만 줘도 내일 당장 (감옥에) 들어갈 수 있다"며 "학비에 생활비까지 감당해야 하는 청춘들은 경제적으로 많이 힘든 만큼 나 또한 이런 반응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또 설문조사에서는 '유권무죄 무권유죄'라는 주장에 응답자의 85.64%가 동의했다. '돈과 권력이 있으면 있는 죄도 없어지고, 돈과 권력이 없으면 없는 죄도 생긴다'는 세간의 부정적 인식에 동의한 것. 이에 동의하지 않은 대학생은 응답자 중 475명(12.99%)에 불과했다. 법이 만인에게 평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매우 낮게 나온 셈이다. 

대학생 도슬기(22, 경남 양산시) 씨는 법의 공정성에 의문을 가진 적이 많다. 도 씨는 "이재용 부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날 때"와 "최근 조현아, 조현민의 갑질 논란에도 사측에서 두 자매의 경영권을 (처음에) 박탈하지 않는 행태를 보며 권력의 힘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혀를 찼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서는 법보다 권력, 돈의 위력이 더 세다'는 항목에서 78.53%이 동의했으나 '우리 사회에서는 법을 지키면 잘 살 수 없다'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은 대학생이 64.50%로 나타났다.  

직장인 백찬규(27, 부산시 남구) 씨는 법이 많이 공정성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법보다 권력, 돈의 위력이 더 세다는 응답자가 70%나 돼서 놀랐다고 한다. 백 씨는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힘 센 사람이 법 앞에 무릎 꿇는 모습을 국민들이 본 적 없어서 그런 것 같다"며 "앞으로 더욱 법이 힘 센 사람들에게 더 무서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청와대에서 발표한 헌법 개정안에 대해 '쟁점 정도는 알고 있다'는 응답자가 46.7%, '조문까지 자세히 알고있다'는 응답자는 5.8%로 나타나, 헌법 개정안 내용을 알고 있는 응답자가 절반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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