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했다. 이번 참사는 초기 진화 실패, 복잡한 건물 구조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했다.

21일 오후 3시53분께 충북 제천 하소동 소재 스포츠센터인 ‘두손 스포리움’에서 건물 리모델링 작업을 하던 1층 주차장에서 불이 났다. 이 불은 외벽과 계단 등을 타고 순식간에 8층 건물 전체로 번졌다. 이번 사고로 22일 자정 기준 현재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는 남성 3명과 여성 23명, 신원미상 3명 등이다. 남성 22명과 여성 7명 등 29명은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처음 화재 신고를 받은 소방 당국은 7분 만인 오후 4시께 현장에 도착했지만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 비좁은 골목과 주차된 차량이 많아 소방차의 현장 진입이 어려웠기 때문. 노컷뉴스에 따르면, 소방 당국은 "스포츠센터 주변에 주차된 차량이 많아서 초기에 화재 현장에 출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폐쇄적인 내부 환경도 참사 요인으로 꼽힌다. 20 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2층 여자 사우나는 통유리로 외부와 단절돼 화재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소방 당국은 브리핑 당시 내부를 “미로 같은 구조”라고 비유했다. 이 때문에 2층 사우나에 있던 피해자들은 대피하지 못해 대부분 질식사한 같다고 관계자가 밝혔다. 반면, 3층의 남자 사우나와 4~6층의 헬스장 등에 있던 사람들은 신속히 대피했다.

이와 더불어, 불에 취약한 ‘드라이비트’가 해당 건물의 외장재로 쓰여 화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드라이비트는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바른 단열재다. 이는 불에 붙을 경우 유독가스를 강하게 낸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현장에 투입된 한 소방관은 “외장재를 타고 빠르게 불이 번졌고 연기가 금방 꽉 차서 운동하고 사우나 하던 사람들이 질식한 것”이라며 “콘크리트나 대리석 외장재였다면 이렇게 피해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헬기를 이용해 사고 현장으로 급히 내려갔다. 정부는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21일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를 제천시청에 설치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대책본부는 재난대응정책관을 단장으로 해 의료·장례지원반, 이재민 구호 심리지원반, 부처 및 충북도 협업반, 현장 지원 총괄반, 현장 감식 검안반 등 7개 조직으로 구성됐다. 본부는 앞으로 화재 원인 조사와 사고 수습 등 화재 사고에 따른 전반적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화재와 관련해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행안부 장관을 중심으로 신속한 화재 진압과 구조를 통해 인명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피해자에게는 안타까움을, 소방관들에게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 네티즌은 “연말에 좋지 않은 소식들이 연이어 나온다”며 “더 이상 사상자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사고 수습도 중요하지만 소방관들이 자신의 건강도 챙겼으면 좋겠다”며 “옆 건물로 옮겨가지 않은 것만 해도 천만다행”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취재기자 신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