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런던 서부 노스켄싱턴 지역에서 발생한 고층 아파트 화재에 고전 영화 <타워링>이 재조명되고 있다.
1974년 개봉한 <타워링>은 화재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대표적 재난 영화다. 140층짜리 세계 최고층 빌딩의 오픈 파티가 있던 날, 규격 미달 전기 배선이 사용된 게 문제가 되어 빌딩이 불타게 된다.
<타워링>은 극한 상황에서 인간 군상과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스티브 맥퀸, 폴 뉴먼, 윌리암 홀든, 페이 다나웨이, 리차드 챔벌레인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한 영화로 아카데미 촬영편집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런던 ‘그렌펠 타워’ 아파트 화재는 24층 건물에서 거주자 수백 명이 곤히 잠든 새벽 시간에 불이 나 불과 몇 시간 만에 건물이 전소했다. 붕괴 위험 탓에 아직까지 화재 원인과 인명 피해 규모가 집계되지 않았는데, 이미 다수 사상자가 확인되고 있다.
외신들은 이 화재가 부실한 건물 관리로 인한 것으로 추측해서 보도하고 있다. BBC는 1974년 준공된 그랜펠 타워가 리모델링과 보수 공사를 해왔지만 화재에는 속수무책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BBC는 2013년 배선 불량으로 이 아파트에서 화재가 일어 조사가 필요했지만 아파트 소유주가 거부해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실제 화재 경보가 울리지 않았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건물의 한 거주자는 건물이 화염에 휩싸인 뒤에야 화재경보가 울렸다고 주장했다. 거주자는 “화재 경보가 울리지 않았다”며 “누군가 4층의 모든 현관문을 두드려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네티즌들은 런던 화재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son*****는 “세상에.. 런던 아파트 화재에 경보도 안 울렸다니”라고 경악했다. 네이버 회원 박정민 씨는 “어릴 적 중학생 때 본 <타워링>이란 화재 영화가 생각난다”며 “그 영화와 똑같은 일이 현실에서도 벌어지는구나. 이번 런던 화재로 숨진 고 영국인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직장인 이민성(24, 부산시 서구) 씨는 “안타깝다. 소방관들도 안전하게 구조활동하길”이라고 말했다. 주부 최성주(62,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공교롭게도 <타워링>이 개봉한 해와 건물 준공 연도가 같다”며 “경각심을 갖고 안전불감증에 빠지면 안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