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음료 부탁드려요.”
요즘 카페에 들어가면 자주 볼 수 있는 문구다. 1인 1음료에 대한 논란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논란에 대한 소비자와 업주들의 생각은 어떨까?
이유 없는 1인 1음료 요구... 비싼 디저트는 되레 개수에 포함되지도 않아 불합리
1인 1음료 규칙으로 인해 카페에 갔다가 당황스러운 일을 겪은 사람들이 있다. 대학생 강진아(23, 부산시 연제구) 씨는 "친구 3명과 함께 유명한 카페에 갔다. 친구가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 넷이서 음료 세 잔과 조각 타르트 두 개를 시켰는데 직원이 1인 1음료가 필수라고 하더라. 그땐 너무 당황스러워서 제일 싼 커피를 한잔 더 주문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또, "나중에 찾아보니 베이커리는 마진이 안 남는다는 이유로 디저트를 개수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글이 있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디저트의 가격이 더 비쌀뿐더러 카페의 마진까지 신경 써가며 음료를 주문해야 한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며 1인 1음료 규칙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대학생 조유민(22, 부산시 수영구) 씨 또한 이런 규칙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카페에서는 보통 이유도 설명 안 해주고 1인 1음료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어쩔 수 없이 인원수대로 주문하면 음료가 남기도 하고, 이렇게 남은 음료를 다시 포장해 가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경우에 플라스틱 같은 쓰레기가 발생하는데 환경 낭비 같고, 굳이 자신들의 이익만 생각해서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1인 1음료는 기본 매너... 두 명이 하나만 시키고 싶다면 테이크아웃 하면 돼
소비자 입장에서는 1인 1음료는 그저 가게 측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이를 꼭 고객이 이해해 주며 음료를 시키는 게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소비자가 1인 1음료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생 홍채희(22, 부산시 수영구) 씨는 1인 1음료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매너라고 말했다. "친구와 카페를 가면 꼭 문구가 써져 있지 않더라도 1인당 한 메뉴는 시키는 편이다. 1인 1음료는 너무 익숙해져 버린 사실이라 별생각은 없지만 만약 둘이서 하나의 음료만 시키고 싶다면 테이크아웃으로 시키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단체로 와서 3잔만 시킨 얌체족 있어... 업주, ”1인 1음료는 매장 이용료와 같은 것“
그렇다면 1인 1음료를 요구하고 있는 카페 측의 입장은 어떨까. 수영구에 위치한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태운(30, 부산시 수영구) 씨는 인원수대로 음료를 주문하는 것은 매장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값을 지불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음료값에는 매장을 이용하는 이용료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음료를 사지 않고 매장을 이용하는 것은 무료로 매장을 이용하는 것과 같다며 김 씨는 "음료를 매장에서 마시고 간다는 것은 오로지 음료를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매장에서 쉬고, 사진을 찍으며,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소를 찾아온 것이다. 매장을 이용하기 위해 카페에 왔다면 그에 따른 이용료를 지불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 개인 카페일수록 작은 주문량에도 영업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1인 1메뉴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김태운 씨는 처음부터 1인 1음료를 요구하지 않았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음료 주문 수에 제한을 두지 않았던 그는 영업하는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언급했다. 김 씨는 "대부분의 손님들은 인원수에 맞춰 음료를 주문했지만, 종종 단체로 와서 2~3잔만 시키고 몇 시간 동안 앉아있는 경우가 있었다. 커플이 와서 한 잔만 시키기도 하고 외부에서 케이크를 사와 음료와 함께 먹고 어질러 놓은 뒤 그냥 가는 손님도 있었다. 한두 번이면 이해하고 그냥 영업을 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하며 1인 1음료를 요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1인 1음료 규칙을 정한 이후로도 김태운 씨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운영자 입장에서도 1인 1음료를 부탁하는 것이 눈치 보이고 어렵다는 것이다. 또, 이로 인해 손님과 싸우기도 하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1인 1음료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업주 간의 이해가 필요
업주의 입장에서는 1인 1음료가 영업에 직결되는 만큼 중요한 사항이고 소비자들 또한 규칙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며 많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김태운 씨는 생각보다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1인 1음료를 할 수 없는 상황에는 주문 전 양해를 구하는 말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김태운 씨는 "사전에 본인의 상황을 말하며 양해를 구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감사하는 생각을 한다. 따로 말 한마디 없는 사람들보다는 훨씬 좋게 보이는 게 사실이다. 또,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다툼을 만들면서까지 제재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이해해 준다"고 말했다. 아무 말 없이 적은 수의 음료를 시키고 매장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주문 전 양해를 구하고 매장을 이용하는 것으로 다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친절한 말을 한마디 더함으로써 더 나은 상황을 만들 수 있다. 1인 1음료를 무작정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거나 강요하기보다는 가게의 입장을 이해하고 손님의 사정을 이해해 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