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점 없는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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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점 없는 마라톤
  • 안태훈
  • 승인 2023.12.15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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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은 하나의 일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의 계획과 목표에 따라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들, N잡러의 시대가 오고 있다. 처음엔 낮에는 회사, 밤에는 에어비엔비를 통한 숙박, 배달 등으로 시작되었던 것이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유튜브와 틱톡 등 다방면으로 넓어지고 있는 중이다.

한 가지 직업이 아닌 N 가지 직업을 선호하는 현상은 주로 MZ세대와 시니어 세대에서 큰 수요과 관심이 나타난다. 이는 MZ 세대에선 다방면에서 배움과 본인의 능력을 표출하고 싶어 하는 욕구로, 시니어 세대에 선 은퇴 후 노년을 버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N잡러는 하나의 일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의 계획과 목표에 따라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는데 사실 난 이 의미보단 결국은 인구수 감소, 실업률 증가, 물가 상승 등 여러 요인들이 사람들을 여러 가지 일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게 내몰지 않았나 생각한다.

시니어 세대의 경우 대부분은 일이 아닌 편안한 노후를 바라는 성향이 크다. 하지만 노후 대비를 한 노인이 있는 반면, 노후 대비를 하지 못한 노인도 있다. 옛날에 비해선 복지 비용이 증가했다곤 하지만 그것도 건강했을 때 얘기다. 밥만 먹고사는 정도는 되지만 한번 아프기 시작하면 입원비, 치료비, 약제비 등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꾸준히 다녀야 하기에 결국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치료를 포기하거나 건강이 좋지 않아 쉬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하나의 일이라도 찾아서 하고자 하는 일이 늘어난다. 나의 경우도 집의 형편이 좋은 편은 아니다. 부모님 나름대로 준비는 하시지만 노후까지 탄탄하게 준비하진 못하셔서 몇 살까지 일을 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을 하곤 하신다.

MZ 세대의 경우엔 시니어 세대와는 조금은 다르다. 먼저 처음 의미대로 스스로의 계획과 목표에 따라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들인데, 이들은 고용 불안과 더불어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없어진 현시대에 맞추어 자신을 능력을 하나에만 국한하지 않고 취미와 특기를 살려 자신의 삶의 방향에 따라 여러 플랫폼을 활용해 회사원이면서 다른 일을 하거나 애초에 프리랜서로서 N 가지 일을 하고 있다. 두 번째는 나의 얘기이기도 한데 위와 비슷한 이유다. 일을 함으로써 가치를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 평생직장이란 개념도 없어지고 물가의 지속적 상승, 3포, 4포를 넘어서 N포 세대란 말이 있듯이 현실적인 어려움에 먹고살기 위해서 여러 가지 능력을 키우려 하고 실제로도 대부분은 이 경우에 해당하지 않을까 한다. 가정이 있는 사람들은 애기 분유값이라도 벌기 위해 낮에는 회사 밤에는 배달 혹은 대리를 뛰고, 다른 청년들은 노후를 위해, 흔히 말하지만 가장 어려운 남들처럼 살기 위해 여러 일들을 하곤 한다. 나의 직업에서 상황을 간단히 얘기하자면 과거에는 사진작가면 사진만 촬영하고, 영상 제작자들은 영상만 잘 만들면 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사진작가들이 영상과 사진을 함께 촬영하는 상품을 만들기 시작하였고, 영상에선 이젠 영상만이 아닌 글은 물론, 사진, 마케팅이 오히려 더 중요한 시대가 되어 하나만 잘해선 일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다.

현 상황인 인구수 감소, 물가 상승, 부동산 문제, 고용 불안, 출산율 감소 등 사실 여러 분야에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N잡러란 말도 좋은 의미라고 보이진 않는다.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결혼도 하고 아이도 키우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여러 가지 일을 할 수밖에 없고 또다시 지금의 세대가 크면 지금의 시니어도 문제인데 정년도 늘면서 더더욱 일을 하는 시니어들이 늘어날 것이다. 능력이 어느 정도 되어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결국엔 마찬가지로 시간은 부족하면서 일의 양은 늘어나고 결국 처음과 같은 현상들이 심화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쟁이 너무 심화된 것이 문제가 크다. 남들 하는 건 모두 해야 하고 내가 더 잘 살아야 되기보단 개인으로서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며 남이 아닌 내가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사회적으로 경쟁이 아닌 과거 위기가 있을 때 모두가 함께인 것처럼 더불어 살 수 있는 분위기로 전환되는 것이 계속해서 언급되는 여러 문제를 조금은 안정시키지 않을까 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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