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 민폐 촬영, 언제쯤 개선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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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계 민폐 촬영, 언제쯤 개선 되나
  • 윤정림
  • 승인 2023.12.07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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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계의 민폐 촬영 논란, 언제쯤 사그라들까? 이런 논란은 올해에만 벌써 10차례가 넘는다.

학교폭력과 관련된 내용을 담은 드라마인 티빙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은 지난 9월 촬영을 위해 스쿨존을 이용했다. 학생, 시민 등 유동 인구가 많은 등교 시간대에 촬영을 진행했지만, 아무런 현장 통제가 없었다. 이에 보행자와 등교하는 학생들은 인도와 자전거 전용 도로조차 이용하지 못했고, 찻길로 걷는 피해를 보게 되었다. 제작진 측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 것이다.

각종 커뮤니티와 주민들, 언론에서는 ‘피라미드 게임’ 민폐 촬영 논란이 불거졌다. 제작진은 "지난주 촬영 장소에서 보행에 불편을 드렸음을 확인했고, 제작 과정에서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히며 "앞으로 보다 철저한 현장 관리를 통해 안전을 강화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사과문을 기재했다.

이후 ‘피라미드 게임’에 대한 논란은 더 이상 없었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웹 예능 ‘전과자’에서 다시금 논란이 생기며 방송계의 민폐 촬영은 또 한 번 모습을 드러냈다. 앞선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채널A '하트시그널 4' 등 민폐 촬영 논란은 올해만 10차례 이상 불거졌는데, 전부 입장을 밝히고 사과하기에만 바빴다.

‘논란이 자주 불거지는데도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드라마나 예능은 텔레비전이라는 매체로부터 대중에게 다가왔다. 예전에는 이런 영상을 비롯한 텔레비전과 같은 매체가 흔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하게 여겨졌다. 그 때문에 제작하는 사람 또한 특별하게 대우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의식이 점점 제작자들에겐 당연한 권리처럼 느껴지면서 우대받아야한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나는 제작자(제작진)이 특별하다는 배경 의식을 가지고 행동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게다가 지금은 텔레비전으로 시청할 수 있는 방송을 제외하고도 유튜브, OTT, 인스타그램 등 영상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가 존재한다. 또 누구든 영상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으니 이제 영상은 대중들에게 유일하지 않고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 제작자들은 이를 유념하고, 더욱 겸손하게 행동해야 한다.

나는 영상을 전공하고 영상업계에 종사하길 희망하는 사람이다. 더욱이 학생이고 진로에 대한 방향성을 정하기 위해 뉴스, 드라마, 다큐, 단편영화, 유튜브 영상 등 다양한 영상을 기획하고 제작한 경험이 있다. 이중 방송으로 방영된 적은 한 번뿐이다. 하지만 어떤 영상을 제작하던 촬영 장소 답사는 물론이고, 촬영 협조도 구했다. 또 현장에서는 현장 관리를 위한 팀을 꾸렸고 시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학생인 나와 팀원들도 촬영으로 인해 장소, 유동인구에게 얼마나 피해를 줄 수 있을지 파악할 수 있었다. 그래서 부단히 노력했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현직 종사하는 전문 인력인 드라마, 웹 예능 제작진들 또한 사전 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논란이 생긴다는 것은 이를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소홀히 여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논란이 계속 불거지다 보면 영상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늘어날 뿐이라고 생각한다. 또 이렇게 된다면 대중의 반감으로 소비하러 들지 않을 것이고, 자연스레 시청률도 낮아질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라도 지금의 제작진들은 ‘민폐 촬영’이라는 논란이 발생한 후에야 뒤늦은 사과를 하고, 대처를 강화하겠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이다. 앞으로는 말뿐인 사과문이 아니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진지한 고민과 사전 대처방안, 실질적인 개선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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