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품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다 ... 환경을 생각하는 정크아트 아티스트 김후철
상태바
폐품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다 ... 환경을 생각하는 정크아트 아티스트 김후철
  • 취재기자 고어진
  • 승인 2023.11.15 1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트랜스포머’로 키운 나만의 꿈... 꿈이 현실이 되다
미래환경을 생각하는 현대 예술... ‘업사이클’에 발을 내딛다
상상력이 ‘정크아트’로... 한하기에 가능했던 ‘정크아트’ 세계

“미래 지구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 저만의 세계를 만들게 되었죠.”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의 한 전시 공간. 다양한 상상력이 난무하는 조형 작품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다. 공룡, 외계인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까지 명확한 주제를 띤 각양각색의 작품이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는 모두 폐자원을 새로이 활용하여 예술을 창작한 김후철(51, 울산시 울주군) 씨의 작품이다. 쓸모를 다 한 고철로 이뤄진 상상의 세계, 그의 이야기는 일상의 영감으로 시작해 현실로 이어진다. 고철로 이뤄진 그의 세계는 현재진행형이다.

정크아트 설치예술가 김후철 씨가 울산시 울주군에 위치한 본인의 공장에서 조형 작품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고어진).
정크아트 설치예술가 김후철 씨가 울산시 울주군에 위치한 본인의 공장에서 조형 작품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고어진).

상상력으로 일궈낸 본인만의 정크아트 세계관, 상상은 현실이 된다

버려지는 부산물을 활용해 새로운 본연의 작품을 창작하는 현대 예술의 장르를 ‘정크아트’라 한다. 그의 작품은 버려지는 폐자동차, 오토바이의 베어링, 체인들을 활용한 특수 기법 ‘앗상블라쥬’가 이용된다. 이는 흔히 알려진 짜임새 있게 재료를 이어 붙이는 ‘콜라주’ 기법과 비슷하다. 특수기법을 활용한 과정을 거친 작품들을 제작하는 그는 본인의 작품 세계관을 만드는 수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작업에 매진했다고 이야기를 전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떠한 영감이 그를 이러한 ‘정크아트’로 움직이게 했을까. 그의 도전의 시작은 영화 ‘트랜스포머’를 관람한 후부터 명확해졌다고 한다. 그는 “영화에서 로봇들이 자동차에서 변형되어 움직이는 역동적인 모습에 영감을 받았다”며 “어떻게 이 감정을 예술로 승화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폐차장으로 달려가게 되었고 현재에도 그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를 보고 받은 깊은 감상을 정크아트 예술품으로 녹여내는 과정은 그의 세계를 구축하는 시작점이 되었다.

Fe01, 울주에서 시작된 첫 번째 세계관

그는 현재 울산시 울주군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 100m 거리에 전시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1200여 점의 정크아트 작품들이 영화 ‘스타워즈’ 속 우주선 ‘팔콘’ 모양으로 벽체를 이루고 있는 형상이 특이한 공간이다. 공간의 이름은 ‘Fe01’로 철의 원소기호인 ‘Fe’와 첫 번째를 뜻하는 ‘01’을 뜻한다. 영화 속 장면의 일부를 따온 듯한 특이한 외형의 벽체와 그 안팎을 이루는 조형품들은 모두 그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이다. 공간에 방문한 관광객 안모(53, 부산시 수영구) 씨는 “개인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이러한 광활한 공간이 만들어진 것 자체가 신기하고 환경을 생각한 정크아트가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환경에 관한 세계관이 담긴 설치예술가 김후철 씨의 작품들이그의 공간에 배치되어 있다(사진:김후철 씨 제공).
환경에 관한 세계관이 담긴 설치예술가 김후철 씨의 작품들이그의 공간에 배치되어 있다(사진:김후철 씨 제공).

보는 사람마다 감상이 다른 그의 작품은 미래 환경 문제와 가치에 대한 주관적인 견해가 담겨 있다. 그는 폐품을 새로이 활용하여 창작품을 탄생시키는 정크아트의 특성을 살려 벽체 하나하나에 환경 문제로 인해 벌어지는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낮은 색채로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가 나아갈 작품의 방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는 오랜 기간 작업을 한 작품을 설명하며 새로운 재활용으로 창작품을 만드는 작업을 뜻하는 ‘업사이클링’에 대한 개인의 의견을 전했다. “폐품을 용접하여 새로운 작품을 만들다 보니 자연스레 환경에 대한 고민이 따라붙게 되었고 생소할 수도 있는 정크아트의 환경적 가치가 잘 알려져 보존할 수 있는 예술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요.”

아프리카, 사소한 계기가 가치관을 바꾸다

젊은 시절 아프리카에서 유학하며 경험한 것들이 그의 가치관에 있어 전환점이 되었다. 아프리카 가봉에서 사람들이 집을 짓는 등 건축물을 만드는 모습은 특히나 그의 기억에 특별하게 자리 잡았다. 그들이 벽돌 하나하나를 올려 건축물을 지어 올리는 모습과 지역에 자리 잡은 원시 문화는 그의 예술 테마 기획에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영감이 되어주었다.

그는 현재에도 4년간의 유학 시절 소중히 모으고 공부했던 아프리카 조각품들을 소개하고 개인 기획 전시장에 전시하는 등의 애정을 보이며 과거의 경험을 단단히 하고 있다. 그는 “사소한 것 하나에 소중함을 갖고 관찰하는 삶은 소중하죠”라며 많은 것을 경험하고 관찰할 줄 아는 삶의 매력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전했다.

고철로 만든 공간이 이뤄낸 일 년의 기적

고철로 만들어진 예술 작품이 가득한 그의 공간 ‘Fe01’은 특유의 웅장함과 화려함이 입소문을 타게 되었다. 작년 여름 공개된 그의 공간은 사람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정크아트’를 만져보고 경험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며 일 년간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의 명소가 되었다. 특히 우주 콘셉트를 담은 부대 시설과 그의 아프리카 유학 시절 소장품을 담은 내부 기획 전시장은 정크아트 외부 조형품들과 잘 어우러져 다수에게 깊은 울림을 안겨주는 등 관람객이 외지까지 찾아오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그러한 원동력 덕분일까 ‘Fe01’은 2023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국제회의명소 ‘코리아유니크베뉴’에 울산광역시 최초로 선정되기도 하며 다목적으로 관람객들이 힐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김후철 설치예술가는 “다양한 목적으로 본 공간을 찾아와 주시는 분들을 보면 뿌듯하고 감회가 새롭다”며 “앞으로도 정크아트를 경험할 수 있는 본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과 다양한 외부 기획 전시로 많은 분들과 만나 뵙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직도 그의 꿈은 현재진행형... ‘Fe02’, ‘Fe03’ 또한 기획하에 있어

“정크아트를 통해 환경 문제를 언급하고 지속해서 나만의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인 것 같아요”라고 말한 그는 현재의 전시 공간의 미래에 대한 언급 또한 놓치지 않았다.

“환경미술제 등 ‘업사이클’을 활용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기획을 생각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또 다른 콘셉트로 함께하는 ‘Fe02’ 제작에 힘을 쓰며 차후 어떤 예술을 할지 천천히 고려해 보고 싶다.”

아직 그는 하고 싶은 것이 많고 그렇기에 도전해야 할 것들도 무궁무진하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조형품 작업을 하며 꿈을 성취해 가는 그의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