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만우 칼럼] 전 세계 최하위 합계출산율로 국가소멸 위기 다다른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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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만우 칼럼] 전 세계 최하위 합계출산율로 국가소멸 위기 다다른 한국
  • 칼럼니스트 권만우
  • 승인 2023.09.0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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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학위 취득 외국인 유학생도 62%가 떠나는 나라
한국인 하나도 없는 K팝 걸그룹이 성공하는 시대
과연 우리는 단일민족 정책을 유지해야 하는가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청이 분기별 합계출산율 통계를 제공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역대 최저이며, 연도별 합계출산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쉬운 말로 건국 이래 최저라고 할 수 있다.

합계출산율은 가임기 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수를 말하는데 모든 국가는 현재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 2.0을 유지해야 한다. 즉 평균 2명은 낳아야 인구가 줄지 않고 유지가 되는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이 1.0 미만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세계 최하위 출산율은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5월 X(옛 트위터)에서 “한국이 홍콩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붕괴를 겪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3세대 내에 현재 한국 인구의 6%인 330만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도 지난 5월 방한해 “인구 감소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이대로라면 한국은 2750년 국가가 소멸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저출산을 막기 위해 지난 17년간 500조원을 쏟아 붓고도 합계출산율 0.7명이라는 세계 최하위 성적표를 받았으니 정부의 행정과 정책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출산지원금을 대폭으로 계속 늘려왔음에도 출산율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과연 지원금 정책을 계속 유지해야 되는지 돌이켜볼 때다. 오죽하면 허경영 후보가 제시한 <결혼하면 아파트 한 채씩을 그냥 주고, 아이 낳으면 공짜로 대학까지 보내준다>는 공약이 지금까지의 저출산 정책보다는 비용효율적이라는 평가가 있겠는가.

인구절벽으로 급기야 올해 100조원을 넘어섰던 교육부 내년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6.2% 감소한 95조 6254억원으로 편성됐다. 대학원 진학자가 줄어들자 서울대 같은 명문 대학도 해외에 분교를 설립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대는 작년 베트남의 캠퍼스에서 학부 과정을 밟은 우수 인력을 서울대 대학원생으로 유치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초등학교 폐교도 심각한 수준이다. 2022년 3월 기준 전국의 폐교 현황은 3896교에 이르며 서울과 부산 같은 대도시도 폐교 안전지대가 아니다.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초등학생이 없는 학교가 늘어난다는 것은 10여년 뒤 대학에 입학할 학령인구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주 정부가 유학생 30만명을 2027년까지 유치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다양한 비자 발급 개선사항도 제시했다. 기능 인력에 대한 비자 발급을 현재보다 열 배 이상 확대하고 회사당 고용할 수 있는 근로자도 세 배 이상 늘려주며 외국인 유학생도 졸업 후 3년 이상 체재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한국을 떠나는 외국인들이 2018년 45.6%(한국직업능력연구원 기준)에서 2019년 50.4%, 2020년 54%, 2021년 62% 등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이러한 정부 정책도 실패한 저출산 대책처럼 실효가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 차라리 미국이나 호주, 유럽 국가들처럼 이민제도를 활성화시키는 게 효율적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에 수십만 명의 유학생이 온들 졸업 후 모두 출신 국가로 돌아가 버리면 유학생 유치 정책도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저출산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어 반토막이 나고 초고령화 사회로 바뀐지 오래인데 외국인 유학생이나 일손마저도 없으면 폐업과 폐교, 폐쇄가 경제와 사회 전반을 뿌리째 흔들 것이다. K팝과 K드라마의 인기가 전 세계를 뒤흔든다고 해서 수많은 공장과 농촌 마을이 외국인 일손 없이 돌아가지 않는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다. 지금 대한민국은 불법체류자가 늘까 걱정할 때가 아니다. 멈춰 선 공장과 문 닫은 학교가 늘어난다면 2050년 GDP 2만불도 위태하며 이민자 없이는 국가가 소멸될지도 모르는 상태에 와 있다.

인도와 세네갈, 브라질과 미국인등 외국인으로만 구성된 4인조 K팝 걸그룹인 블랙스완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시대다. 한국인이 한 명도 없는 이 걸그룹의 성공을 보고 있노라면 미래 한국은 한국인이 한 명도 없는, 외국인으로 구성된 국가가 될지도 모른다는 서늘한 예감이 든다. 블랙스완 걸그룹 멤버들은 자신들이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연습생 생활을 거쳐 데뷔하고 한국어로 노래하므로 K팝 그룹이라고 말한다.

28일 통계청이 내놓은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 의식변화’에 따르면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청년의 비중은 10년 전(56.5%)보다 20.1%p 감소한 36.4%로 나타났지만 국제결혼에 대한 동의는 86%에 이를 정도로 급격히 늘었다. 이런 조사결과에 미루어보면 앞으로 노란머리 파란 눈 한국인들은 그래도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를 갖게 된다. 이 땅의 청년들은 결혼도 하기 싫고 아이 낳는 것은 더더욱 힘들어하니 어쩌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이들 외국인들에게 달려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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