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용범 칼럼] 휴전(休戰) 70년, 강건(剛健)한 국군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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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용범 칼럼] 휴전(休戰) 70년, 강건(剛健)한 국군을 위하여
  • CIVIC뉴스 칼럼니스트 차용범
  • 승인 2023.07.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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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일이면 6·25 전쟁 휴전(休戰) 70주년이다. 전후(戰後) 70년에도 ‘20C 세계사 3대 전쟁’ 6·25 전쟁(‘한국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한반도는 여전히 살얼음판 냉천지대다. 북한의 쉼 없는 핵미사일 도발과 함께, 그 전쟁의 실상과 본질을 흐리려는 정치공세도 현재진행형이다. 해방정국정부수립을 전후한 이념적 혼란 속의 전쟁이었기 때문인가, 그 전쟁의 상흔은 날카로운 이념 갈등의 형태로 한국 사회를 흔들고 있다.

6~7월에도 그 전쟁을 둘러싼 두 갈래의 흐름은 여전하다. 모처럼 한국전의 의미를 직시하며 역사적 교훈을 얻으려는 반가운 흐름이 있다. 순국참전 용사를 기리며 국군의 존재 의의를 되새기는 방식이다. 한편에선 여전히 침략전쟁의 본질을 흐리며 국군의 헌신을 폄훼하는 불온한 흐름이 있다. 그간의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현전 대통령이 나서, ‘반국가적 세력냉전적 사고를 말하는 것을 보라.

그 전쟁의 역사적 사실(史實)은 뚜렷하다. 첫째, 6·25전쟁을 일으킨 주범은 김일성이다, 미국소련중국의 기밀문서에서 드러난 바다. 둘째, 그 전쟁은 내전(內戰)이며 국제전이다, 대립하던 두 세력이 하나의 국가를 건설하던 과정의 충돌, 다른 가치체제를 추구하던 두 세계 세력의 충돌이다. 셋째, 전쟁의 양상을 주도한 것은 자유진영이다, 자유진영은 침략전쟁에 공동 대응, 공산진영과의 냉전을 거쳐 소련의 소멸, 중국의 개방을 끌어냈다(오병상).

그러나, 한국의 운명은 오늘도 그리 여유롭지 않다. 무엇보다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중국은 패권(覇權) 추구를 노골화하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은 일상적이다. 그 역사적 대혼란기, 우리가 다짐할 바는 확실하다. 한국은 언제나 자유와 평화를 지탱할 만큼 튼튼해야 한다. 특히 국군(國軍)은 어떤 상황에도 나라를 수호할 만큼 늘 강건해야 한다. 그 튼튼한 안보 위에, 한국은 세계 자유진영의 중추국가로 도약해야 한다.

미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추모의 벽'엔 6·25 전쟁에서 전몰한 미군 3만6,634명과 카투사 7,174명 등 4만3,808명의 이름이 새겨졌다(구글이미지).
미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 '추모의 벽'엔 6·25 전쟁에서 전몰한 미군 3만6,634명과 카투사 7,174명 등 4만3,808명의 이름이 새겨졌다(구글이미지).

1. ‘한국전은 이긴 전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0년 전 727, 워싱턴 한국전 기념물 앞 휴전 60주년행사에서 강조했다. 한국인은 가난과 압제 속의 북한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활력 있는 민주제도와 역동적인 경제대국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것, 그것은 자유세계의 자랑스러운 유산(遺産)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이날이면 전승절행사를 열지만, 그건 스스로 승리했다고 믿는 정신승리일 뿐이다.

우크라전 500일 출구 없는 소모전국민 78% 가족·친지 사상(死傷)’, 그 전쟁의 최근 참상이다. 전쟁은 끝날 기미가 없고, 국민의 고통을 날로 크다. 625 전쟁의 민간인 사상자는 991,000여 명, 한국군유엔군의 인명피해보다 많다(나무위키). 그 숫자가 200만 명이 넘는다는 기록도 있다(권헌익, ‘전쟁과 가족’). 그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는 현재 인구의 10% 정도, 90%는 전쟁의 참상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다.

짧지 않은 세월, 남북은 다른 체재 아래 팽팽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남한은 정권에 따라 북한에의 접근방식에 차이가 크다. 진보정권은 햇볕정책으로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에 주력했다. 보수정권은 북한과의 긴장 완화에 노력하며 안보 강화에 주력했다. 그 진보정권 집권기 햇볕정책 내지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에의 평가는 극단적이다(권혁세). 분명한 것은, 어떤 정권 속에서도 우리는 625전쟁 같은 전쟁을 다시는 겪을 수 없다는 경계다.

전후(戰後) 70년의 중요과제, 그 윤석열 정부의 책무는 그만큼 묵중하다. 남북관계의 정상화, 일 동맹 복원, 안보 대비태세 강화, 국가 수호를 위한 안보전략을 점검하는 것이다. ‘한미동맹’ 70주년 앞에서, 그 동맹이 한국의 전후 발전에 기여한 바를 평가하며 격변기 속 미래를 기약하는 작업도 필요하리. 그래서 강건한 국군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적 필요 또는 이념적 갈등으로 소모할 수 없는 국가 존립의 핵심요소이다.


2. 윤석열 정부는 출범 때부터, 국군의 존재를 중시하며 호국영웅의 헌신을 챙겨가고 있다. 편향적 역사인식 등으로 국민적 갈등을 부추긴 지난 정부의 과오를 바로잡는 흐름이다. ‘625 영웅백선엽의 정확한 평가 및 예우 강화와 천안함 피격과 제2연평해전의 정당한 평가부터, 북한 도발에 맞선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을 새삼 기억하고 있다. 정부는 세계 자유진영과 동행하는 입장을 확인하며, 전임 정부 시절 위기 국면으로 치달았던 한미동맹과 한일관계를 정상화했다.

국가의 존망을 건 전투의 현장 경북 칠곡 다부동에는 최근 백선엽 장군 동상은 들어섰다. 당시 지게부대대원으로 참여한 다부동 전투 참전 주민위령비와 함께다. 오는 27일에는 그 동상 옆에, 625전쟁을 함께 이끈 이승만 전 대통령과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 동상도 들어선다. 백선엽 장군은 사후 2년 만에 제 예우를 받고 있다. 그가 100세로 별세했을 때, 당시 정부는 대통령 조문은커녕 애도 논평 한 줄 내지 않았다.

(위)6‧25전쟁 중 ‘국가존망을 건 전투’의 현장 경북 다부동에 들어선 ‘6‧25 영웅’ 백선엽 장군 동상(구글 이미지), 다부동 전투 당시 탄약과 식량을 날랐던 지게부대원. 참혹한 전쟁의 ‘이름 없는 영웅’들이다(사진: 다부동전적기념관).
(위)6‧25전쟁 중 ‘국가존망을 건 전투’의 현장 경북 다부동에 들어선 ‘6‧25 영웅’ 백선엽 장군 동상(구글 이미지), 다부동 전투 당시 탄약과 식량을 날랐던 지게부대원. 참혹한 전쟁의 ‘이름 없는 영웅’들이다(사진: 다부동전적기념관).

천안함 전사자와 생존 장병 역시 국가에의 헌신을 정당하게 평가받고 있다. 올해도 천안함 장병을 폄훼하는 정략적 망언은 돌출했지만, 천안함 생존장병 58명은 늦게나마 국가로부터 헌신영예기장을 받았다. 그 천안함은 최근 최신형 호위함으로 부활, 북방한계선(NLL) 수호에 나섰다. 새 천안함에는 옛 천안함 장병들도 다시 탑승했고,.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가 기증한 기관총도 탑재했다. 고 김태석 원사의 딸도 해군 소위로 임관하는 대로 천안함에 오를 꿈을 갖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전몰장병 55명의 이름을 불렀다. 롤 콜(roll-call)이다. 미국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재단이 2015년 워싱턴DC에 한국전 기념공원과 추모의 벽을 세울 때다. 윌리엄 웨버 재단 이사장은 무려 사흘에 걸쳐 35,000명의 미군 병사 이름을 직접 불렀다. 이듬해엔 6시간에 걸쳐 카투사(KATUSA) 장병 7,000명을 호명했다. 전몰장병의 이름은 그만큼 무거운 것이며, 국가는 그 무거움을 당연히 감당해야 한다.


3. “위대한 헌신, 영원히 가슴에”, 6월 호국보훈의 달에는 625전쟁 휴전 70주년을 기억하고 전몰장병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민간의 움직임도 뜨거웠다. 나라 곳곳의 플래카드며 적잖은 신문광고를 통해, 그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나라 사랑을 다짐하는 흐름은 참 반가웠다. 편의점 GS25625전쟁 정전 70주년 기념 끝까지 찾아야 할 121879 태극기배지 달기 캠페인도 인기였다.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6·25전쟁 국군 전사자 121,879명을 기억하려는 것이다.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6·25전쟁 국군 전사자 12만1,879명을 기억하려는 ‘끝까지 찾아야 할 121879 태극기’ 배지.

삼성전자LG625전쟁 참전용사에게 존경과 감사의 뜻을 담은 헌정 영상을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서 상영했다. 미국은 이 전쟁에 1789,000명의 병력을 지원했다. 당시 22개국 참전 196만 명의 91.3%. 대선주조는 휴전 70주년 엠블럼과 홍보 문구를 삽입한 특별 에디션 700만 병을 유통 중이다. 보훈정책 홍보 차원에서다.

우리의 가슴에 님들의 이름을 사랑으로 새깁니다”, 부산 재한유엔기념공원 유엔군 전몰장병 추모명비의 헌사(獻詞). 세계 자유 시민에게, 부산은 625전쟁을 기억하는 상징적 장소다. 해마다 1111일이면 유엔기념공원은 세계의 중심이다.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부산을 향하여)’ 행사를 통해서다. 625전쟁 참전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을 함께 기억한다는 것, 전쟁의 기억은 그만큼 소중하다.

(위)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6·25전쟁 국군 전사자 12만1,879명을 기억하려는 ‘끝까지 찾아야 할 121879 태극기’ 배지.(아래)삼성전자‧LG는 6․25전쟁 참전용사에게 존경과 감사의 뜻을 담은 헌정 영상을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서 상영했다. 미국은 이 전쟁에 178만 9,000명의 병력을 지원했다. 당시 22개국 참전 196만 명의 91.3%다.
(위)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상영한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 영상(사진: LG). 6․25 전쟁 참전 UN군 전몰장병 유족들이 부산 UN기념공원 추모명비를 살펴보고 있다(사진; 다이내믹부산).
(위)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상영한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 영상(사진: LG). 6․25 전쟁 참전 UN군 전몰장병 유족들이 부산 UN기념공원 추모명비를 살펴보고 있다(사진; 다이내믹부산).

윤석열 대통령은 올 현충일 추념사에서 강조했다.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행위는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반국가행위라고. 대한민국은 호국영웅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으며, 그것을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헌법 정신의 실천이라는 것이다. 함께 기억해야 할 화두는 분명하다. ‘군은 무엇을 위해 목숨을 바치나이다. 국가의 이념과 정체가 확실하고 지킬 가치가 있을 때 군인은 목숨 걸고 나라에 충성할 것이다.

국군은 근래 그 국가 이념과 정체에 큰 혼란을 겪은 적이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문재인 정부 때다. 스스로 군사력 아닌 대화로 나라를 지킨다고 할 정도였으니 북한 탄도미사일은 불상 발사체라 하고 군사훈련을 컴퓨터 게임으로 만들 수밖에. 정권이 천안함 도발을 불미스러운 충돌로 평가하고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도 사드 3을 선언하니, 군이 어떤 사기와 기강을 가질 수 있었겠나. 그 속에서 군이 민간통제 원칙의 정도를 넘어, ‘정권 코드 맞추기에 몰입한 행태 역시 기억해야 하리.

이제 우리는 다짐할 때다. 먼저, 호국영웅에의 예우에 함께 진중해야 한다. 군인 한 명의 목숨을 보석처럼 여기는 나라, 군인의 희생을 모두의 일로 여기는 나라, 희생 영웅의 가족까지 최대한 예우를 다하는 나라, 그 나라의 병사들은 용맹스러워질 것이다. 국군 역시 군다워야 한다. 군은 제 본질대로, 끊임없이 훈련하며 싸우면 이겨야 한다. 굳건한 정신무장과 단단한 실전훈련으로 군의 본성을 지켜가야 한다.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로마 사상은 오늘도 진리일 터, 대한민국 국군, 항상 강건헸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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