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 스몰럭셔리로 희소성 높은 니치 향수 등 선호
과거 밀레니얼 세대에서 ‘명품 플렉스’가 유행했다면,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스몰 럭셔리(Small Luxury)’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시대에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기 위한 것이다. 그에 따라 패션·뷰티 업계에서 MZ세대를 겨냥한 ‘스몰 럭셔리’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다.
스몰럭셔리는 작다는 뜻의 ‘스몰(small)’과 사치를 뜻하는 ‘럭셔리(luxury)’의 합성어로, 작은 사치로 심리적 만족감을 얻는 것을 뜻한다. 타인과 차별을 두고 싶지만 명품 가방이나 자동차 등을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울 때, 만족감을 얻기 위해 비교적 저가의 제품으로 사치를 부린다는 것이다.
스몰럭셔리는 코로나19로 고물가와 경기 불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전체적인 소비가 감소하는 불경기 속에서도 저가 제품의 매출이 증가하는 현상인 ‘립스틱 효과’에서 확대된 개념이다. 립스틱 효과가 패션, 뷰티제품에 한정된 것이라면 스몰 럭셔리는 소모품 전체에 해당한다.
물가 고공행진에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며 하나둘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 명품 소비가 줄었고, 과거 ‘욜로’, ‘플렉스’를 외치던 소비자들은 이제 ‘가성비’, ‘가심비’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김 모(27,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스몰 럭셔리는 고물가 시대에 나에게 주는 적절한 선물“이라며 ”명품 화장품, 오마카세 등 가심비 좋은 선물을 하며 사소한 행복을 쌓아간다“고 말했다.
스몰럭셔리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도 한 카테고리로 자리를 잡고 있다. 해당 카테고리에는 화장품, 향수, 핸드크림 등 10만 원 이하의 스몰럭셔리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해당 카테고리로 인해 스몰 럭셔리는 구매와 선물이 더욱 쉬워져 계속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스몰럭셔리 제품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화장품이다. 대부분 10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명품 브랜드의 제품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되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랭킹 5위 안에 들 정도로 인기 있으며, 백화점이나 면세점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화장품이 스몰럭셔리의 원조라면, 최근 프리미엄 향수인 ‘니치 향수’ 열풍이 불고 있다. 니치 향수란 틈새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니키아’에 어원을 두는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프리미엄 향수를 말한다. 향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MZ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향수 패키지의 디자인 역시 예술적인 요소가 담겨 있어 인테리어 소품용으로도 사용된다.
니치 향수는 천연 향료와 희귀 성분 등의 고급 원료를 주재료로 해 희소성이 높다. 일반 패션 향수들이 시트러스, 머스크, 플로럴 등 친숙한 향을 베이스로 하다면, 니치 향수는 우디향, 가죽향, 가공되지 않은 꽃향 등 원료 자체의 향을 살려 제작한다. 그렇기에 다소 낯설게 느껴지면서도 개성을 가져 마니아층을 갖고 있다. 추출 방식이 까다로워 평균 10만~30만 원대로 높은 가격에 판매되며, 딥디크, 조 말론 런던, 바이레도, 크리드 등 다양한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니치 향수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도 인기 있는 제품 중 하나이다. 메인 화면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항상 랭킹 30위 안에 포함되어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는 작은 용량에 저렴한 가격대의 니치 향수도 판매한다. 그렇기에 선물을 주고받기에도 부담이 적다. 대학생 조 모(22, 서울시 성북구) 씨는 “니치 향수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고급스러운 선물을 줄 수 있는 좋은 제품”이라며 “친구의 생일을 직접 챙겨주지 못해 미안했는데, 선물을 받은 친구도 좋아하니 주는 사람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니치 향수 시장의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며, 이에 따라 패션 업계에서도 향수 브랜드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니치 향수는 한 번 사용하면 빠져나올 수 없을 만큼의 매력을 지녔다"면서 "앞으로도 니치 향수를 찾는 소비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