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경보기 울려도 대피하지 않는 학생들... "오작동이라도 경각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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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경보기 울려도 대피하지 않는 학생들... "오작동이라도 경각심 가져야"
  • 취재기자 윤유정
  • 승인 2023.06.23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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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생활관 화재경보기 2번 오작동하자 일부 학생들 “이제 대피 안 해”
오작동 원인 사실상 예측 불가...불의의 사고 막기 위해 상시 주의할 필요
부산 모 국립대학교 기숙사 내에 있는 화재경보기 모습(사진: 취재기자 윤유정).
부산 모 국립대학교 기숙사 내에 있는 화재경보기 모습(사진: 취재기자 윤유정).

최근 부산 모 국립대학교의 기숙사에서 화재경보기가 2번이나 오작동해 학생들이 두려움에 떨었다.

지난달 30일 오후 7시 50분쯤 갑작스럽게 화재경보기가 10분간 울렸다. 저녁 시간 이후 대부분 호실에서 휴식을 취하던 학생들은 사이렌 소리에 놀라 영문도 모른 채 허겁지겁 계단을 내려와 1층으로 대피했다.

지난 22일 오전 8시 화재경보기가 울리자 일부 학생들이 잠옷 바람으로 기숙사 1층 로비에 대피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윤유정).
지난 22일 오전 8시 화재경보기가 울리자 기숙사의 일부 학생들이 잠옷 바람인 채 기숙사 1층 로비로 대피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윤유정).

지난 22일에는 오전 8시부터 7~9분간 화재경보기가 울렸다. 기숙사 학생들은 이른 아침부터 두려움에 떨어 잠이 덜 깬 잠옷 바람으로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8시 12분쯤 기숙사 관계자는 방송을 통해 오작동임을 알렸다.

경보기가 울려 학생들이 대피한 두 사건 모두 ‘화재 경보장치의 오작동’이 원인이다. 심지어 화재경보기는 전 층에 울린 것이 아니라 일부 고층에서만 울렸다. 30일에 발생한 사건은 기숙사 B동 14층 1401호~1416호의 감지기 오작동으로 방송이 송출된 것이며, 22일에는 13층 화재 감지기가 오작동해 화재 경보가 울렸다. 즉 저층에 머물던 사생들은 급히 내려가는 사생들의 모습과 생활 단톡방을 통해서만 화재방송 송출을 인지하고 뒤늦게 1층으로 대피했다.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하는 당시 학생들이 카카오톡 기숙사 생활 단톡방에서 당황하고 있다(사진: 카카오톡 화면 캡처).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하는 당시 학생들이 카카오톡 기숙사 생활 단톡방에서 당황하고 있다(사진: 카카오톡 화면 캡처).

경보기가 울린 당시 기숙사 생활관 내에서는 정정 방송과 공지가 없어 대피 시간이 길어졌다. 학생들은 짐을 챙겨야 할지 빨리 대피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다. 이에 많은 학생이 불편을 겪었다.

이후 공지와 안내방송을 통해 화재경보기 오작동인 것을 알게된 학생들은 기숙사 카카오톡 생활 단톡방에서 ‘안전불감증(사고의 위험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상태)만 더 생길 것 같다’, ‘무서워서 여기서 못 살겠다’, ‘이제 화재경보기만 울려도 스트레스받는다’는 등의 불안한 반응을 보였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경보가 울려도 학생들이 대피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일부 사생들은 두 번째로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했을 때 호실에서 나오지 않고 머물렀다.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는 최모(22, 부산시 남구) 씨는 “기숙사 생활 단톡방에서도 그렇고 사람들이 이제 화재경보기가 울리면 또 오작동일 거라고 판단해 대피하지 않고 짜증부터 낸다”며 “이러다가 진짜 불이 났을 때도 무시할 것 같아서 큰일”이라고 말했다.

기숙사 관계자는 화재경보기가 울리고 난 후 약 5분 뒤에 카카오톡 기숙사 공지방과 안내 방송을 통하여 원인을 밝혔다. 더불어 오작동 사건 이후 오작동한 구역을 점검하며 불량 화재 감지기를 교체했다.

화재경보기의 오작동은 사실상 예측이 불가능하다. 큰 일교차로 발생할 수도 있고, 시설 문제가 원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잦은 오작동은 사람들의 경각심이 무뎌질 수 있어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문제가 된다. 때문에 기숙사 관계자는 빠르게 원인을 파악한 뒤 학생들에게 공지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학생들은 오작동이라도 화재 경각심을 가져야만 불의의 사고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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