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행정안전부는 현충일의 정신을 추모하고자 전국적으로 오전 10시부터 1분간 묵념 사이렌을 울렸다. 그러나 많은 시민들은 묵념 사이렌인 줄 모르고 5월 31일에 발생한 서울시 경계경보 사이렌이 떠올라 공포에 떨었다. 화재나 지진 등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밖으로 나갔다는 시민들의 반응도 각종 SNS 커뮤니티 곳곳에 올라왔다. 심지어 이날 사이렌이 울리지 않아 추모 묵념 사이렌을 못 들었다는 시민도 있었다.

본래 경보는 민방위 사태에 대비해서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적인 신호수단이다. 시민들은 발생하는 여러 민방위 상황 속 경보를 통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중앙민방위경보통제센터는 ‘중앙민방위경보통제센터 운영규정’에 따라 사이렌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경보에는 민방공 경보와 재난경보로 구분하며 민방위 경보의 종류에 따라 안내하는 경보단말(사이렌)이 다르다.

‘민방공 경보’는 적의 침공으로 전국 또는 일부 지역에 항공기나 유도탄에 의한 공격이 예상되거나 공격이 있을 경우 또는 화생방에 의한 공격이 있으면 발령하는 경보이다. 민방위 경보의 종류에는 경계경보, 공습경보, 화생방, 경보해제가 있다.

‘경계경보’는 적의 공격이 예상될 때 사이렌으로 1분간 평탄음이 울린다. ‘공습경보’는 적의 공격이 임박하거나 진행 중일 때 사이렌으로 5초간 음이 상승했다가 3초 하강하는 것을 반복하는 파상음(일정한 간격을 두고 되풀이되는 소리)이 울린다. 화생방 공격이 있거나 예상될 때 울리는 ‘화생방 경보’는 음성방송으로 안내한다.

재난경보는 호우, 폭설, 태풍, 지진, 해일 등 재난이 발생했거나 발생이 예상될 때 발령하는 경보다. 재난경보의 종류에는 중대한 재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울리는 ‘재난경계경보’와 긴박한 재난 상황으로 주민대피 등이 필요한 경우의 ‘재난위험경보’, 재난의 우려가 없을 것으로 예상될 때 울리는 ‘재난경보해제’가 있다.

재난경보 경계 단계에서는 음성방송이 안내되며, 위험 단계에서는 사이렌이 3분간 파상음으로 울리는 동시에 음성방송이 안내된다. 이때 사이렌의 음은 2초 상승했다가 2초 하강하는 것을 반복한다.

경보음이 울리는 것 외에도 공중파 라디오, TV, 옥내·외 방송시설(확성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국민들의 안전을 위한 안내를 한다.

지난 6일에 울린 사이렌은 정부에서 현충일을 맞이하여 조국 수호를 위해 헌신,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기원하기 위해 울렸다. 즉 공습에 따른 민방공 대피 사이렌이 아닌 ‘추모 묵념 사이렌’이다. 이에 시민들은 민방위 경보와 헷갈린다며 애국가로 바꿔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공기관 및 학교에서 이뤄지는 민방위 대피 훈련 교육이 이전과 다르게 줄었다. 더불어 사이렌 경보가 오발령 및 오작동하거나 긴급한 순간에 울리지 않는 사례가 늘면서 민방위 상황에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고자 마련된 경보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 국가에서는 경보를 변경하거나 오발령 및 오작동을 관리하는 등의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고가 반복되면서 시민들의 불안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민방위 대피 훈련 및 교육을 다시 원활히 하거나 경보 사이렌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재난안전포털’ 공식 홈페이지에서 민방위 개념 및 교육훈련, 민방위 경보와 비상시설 등 민방위 관련 자료를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취재기자 윤유정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