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우릴 망쳐 놓았지만 상관없다”...웹드라마 ‘파친코’ 열풍
상태바
“역사가 우릴 망쳐 놓았지만 상관없다”...웹드라마 ‘파친코’ 열풍
  • 취재기자 김나희
  • 승인 2022.04.11 1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숙집 딸 ‘선자’를 중심으로 그려낸 재일교포 가족의 이야기
유튜브, 비평 사이트 등 각종 기록 세우며 세계적 인기 몰이 중
부산사투리도 눈길... 일본 “역사 왜곡 반일 드라마” 반발 기류

지난 26일 애플TV+에서 공개된 애플 오리지널 시리즈인 웹드라마 ‘파친코’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파친코’는 부산 영도의 하숙집 딸 선자를 중심으로 고국을 떠나 억척스럽게 생존과 성공을 추구하는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삶과 꿈을 다룬 대하드라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선정된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를 원작으로 한다.

애플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사진: 애플TV+ ‘파친코’ 공식 포스터).
애플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사진: 애플TV+ ‘파친코’ 공식 포스터).

파친코는 쇠구슬이 굴러가 결과를 내는 일본의 도박 기계를 말한다. 당시 재일교포들은 차별과 냉대 때문에 진학에 어려움을 겪었고, 평범한 직업도 얻지 못했다. 결국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일본인들이 혐오하고 기피하는 ‘파친코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었다. ‘파친코’는 차별받고 설움 받는 재일교포의 고단하고 한스러운 마음을 대변한다.

‘파친코’의 인기는 여러 기록과 호평으로 실감할 수 있다. 유튜브에 무료로 공개된 1화는 지난 10일 기준 누적 조회 수 1449만 회를 돌파했다. 4월 1주 차 통합 콘텐츠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글로벌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의 언론·평단 신선도 지수가 98%로 ‘기생충(98%)’과 ‘미나리(98%)’와 같은 사실상 만점이다.

‘파친코’는 회당 제작비가 약 100억 원으로, 총 약 1000억 원 이상의 자본이 투입됐다. 이를 바탕으로 드라마의 영상미와 시대 고증이 매우 탁월하다.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재현해 보는 이를 순식간에 몰입시킨다.

‘파친코’의 매력은 무수하다. ‘똑디(똑똑히)’, ‘짜달시리(그저, 별로)’, ‘문먼서(먹으면서)’ 등 사라져 가는 부산 사투리를 자연스레 녹여낸 것도 특징이다.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도 남성 중심 서사가 대부분이었던 이민자 이야기들과는 다른 점이다. 

‘파친코’의 인기를 계기로 한복이 세계의 조명을 받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 한복은 한국의 역사를 대변하는 장치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는 2000년이 넘는 역사 속 다양한 스타일은 반영한 한복을 “실용적이고 아름답다”고 표현했다.

‘파친코’의 흥행에 대해 일본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애플TV+ JAPAN에서는 ‘파친코’의 예고편조차 게재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역사를 왜곡하는 반일 드라마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제작진은 이번에 공개된 시즌 1에는 원작 소설의 일부만 담았다며 이후 새로운 시즌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