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의 시대’에서 ‘구독의 시대’로…콘텐츠 구매하는 대신 OTT서비스 구독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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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의 시대’에서 ‘구독의 시대’로…콘텐츠 구매하는 대신 OTT서비스 구독이 대세
  • 취재기자 김지우
  • 승인 2021.12.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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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이용 위해 OTT 서비스 구독 선호 추세
OTT 전용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 넷플릭스 이용
다양한 OTT 출시.. 평균 1.3개의 OTT 서비스 사용
OTT 서비스 이용을 위해 매달 5만 원씩 지불

우리 일상에 스며들고 있는 OTT 구독 서비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IPTV, 노트북, 스마트폰 등의 매체를 이용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났다. 이러한 변화로 콘텐츠 제품과 서비스를 소유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매달 혹은 매년 일정한 요금을 지불한 후 인터넷을 이용해 서비스에 접속해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음악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구독의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넷플릭스는 이용자에게 신규 콘텐츠를 추천해준다(사진: 취재기자 김지우).
넷플릭스는 이용자에게 신규 콘텐츠를 추천해준다(사진: 취재기자 김지우).

콘텐츠를 구입하는 것보다 구독의 형태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접하는 것이 효용이나 비용의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다. 또한 OTT 서비스 자체에서 구독자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면서 어떤 콘텐츠를 소비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미디어 이용의 최적화와 콘텐츠 소비에 따른 효용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다. 이에 회원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구독의 시대가 빠르게 열리고 있다.

구독의 시대를 대표하는 OTT 서비스로는 넷플릭스, 왓챠, 티빙 등이 있고 최근에는 애플 TV와 디즈니 플러스가 출시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람들의 일상에 OTT 서비스는 얼마나 스며들고 있을까?

유료 OTT 서비스 중 넷플릭스 빠르게 성장

2020 방송통신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 이용률은 16.3%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4.9% 대비 3배 이상 급격히 성장한 것이다. 이러한 성장에는 콘텐츠 구독 서비스에 대한 이용 보편화와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관심 증가가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유료 동영상 서비스(OTT)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방송사 프로그램보다는 OTT 전용 콘텐츠 시청을 위해(55.8%)’와 ‘OTT 서비스에서 나에게 추천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어서(40.2%)’로 나타났다.

특히 넷플릭스는 사용자층 자체가 확대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2018년도까지만 해도 넷플릭스 주 이용자는 2030 세대 중심이었는데, 2019년부터는 연령에 관계없이 두루 이용 중이다. 10대(55.6%), 20~30대(46.9%), 40~50대(45.7%)까지 전 연령대에서 고른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10대는 저렴한 가격, 20대 소통, 30대 여가, 50대 추억 때문에 넷플릭스 이용

10대들은 저렴한 가격 때문에 넷플릭스에 주목한다. 일주일에 4만 원씩 용돈을 받아서 생활하는 고등학생 이주연(18, 부산시 연제구) 씨는 “영화관에서 영화 한 편을 보면 1만 원이 넘는 돈을 지불해야 해서 너무 큰 부담인데 친구들 4명과 넷플릭스를 함께 결제해 사용하면 약 3700원으로 한 달 동안 원하는 드라마, 영화를 마음껏 볼 수 있다”며 “영화관을 찾는 것보다 훨씬 이득”이라고 말했다.

20대 사이에서 넷플릭스는 소통의 장이다. 대부분 비대면 수업으로 학교를 가지 않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넷플릭스를 시청하는 시간 역시 늘어났다. 넷플릭스를 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공유하며 친구들과 소통하기 때문이다. 대학생 이정빈(21,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네임을 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친구들에게 추천해줬는데 친구는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가 재미있다고 나에게 추천해주더라”며 “넷플릭스에서 서로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공유하며 소통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김태현 씨가 편안하게 누워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넷플릭스로 ‘오징어게임’을 시청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지우).
시민 김태현 씨가 안방에 편안하게 누워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넷플릭스로 ‘오징어게임’을 시청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지우).

30대에게 넷플릭스는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보며 즐거움을 느끼고 힐링을 한다. 회사원 김현지(30, 부산시 사상구) 씨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돌아오면 하루 종일 일에 치여 너무 피곤하고 생산적인 일을 하기엔 체력적으로 너무 힘이 든다. 그런데 퇴근하고 집에 와서 편안하게 침대에 누워서 내가 원하는 콘텐츠만 골라서 볼 수 있으니 그보다 더 큰 힐링이 어디 있겠냐”며 “넷플릭스를 결제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당장 결제해 집에서 소소한 힐링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어릴 적 추억을 회상하는 사람들도 있다. 김선정(51, 부산시 진구)씨는 “응답하라 1988을 넷플릭스로 몰아보기 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딱 내가 고등학교 3학년 때의 이야기여서 너무 공감돼 어릴 적 생각이 많이 났다”며 “자기가 보고 싶은 시간대에 보고 싶은 콘텐츠를 골라서 한꺼번에 몰아볼 수 있어서 편리하고 좋다”고 말했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오징어 게임을 본 김태현(53, 부산시 진구)씨는 “조금 잔인하긴 하지만 오징어게임이 우리 어릴 때 했던 게임인데 이렇게 영상으로 내가 어릴 때 했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오징어게임, 달고나, 구슬치기 등을 하는 것을 보니 옛날 생각이 절로 난다”며 “어릴 때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쿠팡 플레이 등 OTT 서비스 다양…어떤 OTT 선택해야 하나

하지만 오리지널 시리즈와 다양한 영화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넷플릭스 하나만을 모두가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해리포터’와 ‘왕좌의 게임’ 등 다양한 시리즈물을 선보이는 ‘왓챠’, 한국 시청자 맞춤으로 공중파 예능이나 드라마를 제공하는 ‘웨이브’, 타 OTT 서비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쿠팡 플레이’ 등등 다양한 OTT 서비스에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렇게 국내 OTT 시장이 본격적인 ‘춘추전국’ 시대를 맞이하면서 이용자들은 어떤 OTT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여러 가지 다양한 서비스를 고르는 선택의 즐거움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보려면 여러 개의 OTT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보기 위해 여러 개의 OTT를 구독해서 사용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지우).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보기 위해 여러 개의 OTT를 구독해서 사용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지우).

실제로 ‘웨이브’에서는 tvN 콘텐츠를 볼 수 없다. 반대로 tvN과 JTBC에서는 MBC의 ‘놀면 뭐하니’, SBS의 ‘스토브리그’ 등 인기 콘텐츠를 볼 수 없다. 또 넷플릭스는 영화, 해외 드라마 등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국내 방송 콘텐츠를 많이 제공하지 않는다. 이처럼 인기 있는 콘텐츠들이 각 OTT 별로 흩어지면서 이용자들은 1개의 OTT만을 이용해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모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콘텐츠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들은 평균 1.3개의 서비스를 구독하는 것으로 밝혔다.

구독의 시대 맞아 콘텐츠 선택 어려움으로 오히려 구독피로를 느끼기도

OTT 서비스가 생겨나기 이전에는 일주일만 지나면 무료로 볼 수 있었던 다시보기 서비스가 월정액으로 변경되거나, 여러 채널의 콘텐츠를 제공하던 OTT가 중요한 프로그램을 누락시켜 사람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 자신에게 맞는 OTT 서비스를 구독하고 있다. 한 개의 OTT 서비스 이용시 최소 월 5000원, 최대 월 1만 5000원을 지불한다. 하지만 두 개 이상의 OTT 서비스 이용시 지불 비용이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경제적인 부담과 다양한 서비스 속에서 어떠한 콘텐츠를 볼지 고민하는 심리적인 피로가 커지는 ‘구독피로’ 현상이 나타났다.

넷플릭스와 왓챠를 이용하는 대학생 윤희주(21, 부산시 동래구) 씨는 “넷플릭스랑 왓챠에서 볼 영화를 고르는 시간이 영화를 시청하는 시간이랑 비슷한 것 같다”며 “콘텐츠가 너무 많아서 어떤 콘텐츠를 볼 지 한 시간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왓챠, 티빙, 웨이브 총 네 개의 OTT를 이용중인 대학생 이정환(22,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총 네 개의 OTT 서비스를 구독해서 한 달에 약 4만 원 정도 매달 요금제를 내는 중인데 사실 한 달 동안 보는 콘텐츠가 두세 개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차라리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는게 더 싼 것 같다”고 말했다.

4~5만 원이 별 것 아닌 금액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1년으로 따지면 OTT 서비스 구독료에만 약 60만 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OTT 서비스는 한 계정으로 한 명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이 동시접속해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베이식, 스탠다드, 프리미엄으로 등급이 나눠져 있고 월간 요금은 각 9500원, 1만 2000원, 1만 4500원이다. 동시접속이 각 한 명, 두 명, 네 명이 가능하기에 대부분 사람들은 네 명이 한 계정으로 함께 프리미엄을 이용해 베이식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넷플릭스를 이용한다.

OTT 구독료 분담 하자며 ‘OTT 파티’ 요청하곤 사라져 피해 속출

이렇게 구독료를 아끼기 위해 최근에는 가족이나 지인이 아닌 제3자와 OTT 구독료를 분담하고 계정을 공유하는 ‘OTT 파티’ 사이트가 늘어나고 있다. 일부 OTT 파티에서는 이용자가 내지 않고 연락을 안 보는 ‘잠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이 ‘에브리타임’에서 파티원을 구하는 게시물이다(사진: 취재기자 김지우).
사람들이 ‘에브리타임’에서 파티원을 구하는 게시물이다(사진: 취재기자 김지우).

‘에브리타임’을 비롯해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개인들이 “넷플릭스 같이 쓸 파티원 구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여러 사람을 모집하는 OTT 파티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OTT 파티가 급격히 늘면서, 아이디를 가진 주인이 돈을 받고 잠적하거나 파티원이 정해진 날짜에 구독료를 내지 않는 등의 사기행위가 늘어나고 있다.

에브리타임에서 파티원을 구하는 글을 보고 다른 사람과 함께 넷플릭스를 이용했던 대학생 우준호(23, 부산시 금정구) 씨는 “파티원 4인을 구해 넷플릭스를 이용하면 한 달에 3625원만 지불하면 돼서 에브리타임에 파티원 구하는 글을 보고 함께 이용했는데 방장이 돈이 입금되자 계정 비밀번호를 바꾸고 단톡방을 나가버렸다”며 “저런 사기꾼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 같은 대학교 안에 있다는 것이 너무 소름끼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한편 에브리타임에 파티원을 구한다고 글을 올렸던 대학생 김수정(21, 부산시 연제구) 씨는 “넷플릭스가 보고 싶어서 에브리타임에 글을 올려 다른 파티원 세 명을 구했는데 한 명이 정해진 날짜에 돈을 입금하지 않아서 정말 짜증났다”며 “이 일 이후로 모르는 사람과는 절대 계정을 공유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구독 서비스인지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

이렇게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 콘텐츠에서 자신이 볼 콘텐츠를 고르는 심리적 피로와 경제적 부담으로 인한 피로를 겪고 있다. 자신이 이런 피로를 느끼고 있다면 구독피로에 대한 적절한 처방이 필요하다.

구독 서비스를 가입하기 전에 저렴하다고 해서 가입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서비스인지 아닌지 합리적인 소비인지 아닌지를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자신이 이용 중인 서비스가 있다면 자신에게 맞는 서비스인지, 최근 6개월 동안 실제로 얼마나 사용했는지를 살펴보면서 혜택 대비 비용을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도 오랜 기간 사용하면 싫증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구독보다는 짧은 기간으로 나누어 구독하는 것이 효과적인 구독 경제 활용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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