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유치원 집단식중독 100명...14명은 '햄버거병' 증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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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유치원 집단식중독 100명...14명은 '햄버거병' 증상도
  • 취재기자 이예진
  • 승인 2020.06.2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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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중인 22명 중 14명 햄버거병 증상... 5명은 투석치료 받아
학부모, "유치원 실태 밝혀달라" 청와대 청원도

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교사 등 약 100명에게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가운데 이 중 14명이 이른바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증상을 보이고 있다.

안산시는 지난 25일 오후 안산시 A유치원에서 원아 42명과 교사 1명으로부터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됐으며, 147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96명의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00명이 설사와 복통, 발열 등을 보이고 있으며 이 가운데 22명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도 알렸다.

이렇게 입원 중인 22명 중 14명이 일명 햄버거병 의심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증상이 심한 5명은 투석 치료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햄버거병이란, 단기간에 신장을 망가뜨리는 희귀질환으로 정식 명칭은 ‘용혈성요독증후군’이다.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의 일종으로 신장이 불순물을 제대로 걸러주지 못해 체내에 쌓이면서 발생한다.

햄버거병에 걸리면 몸이 붓거나 혈압이 높아지기도 하며, 경련이나 혼수 등의 신경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병이 햄버거병이라는 별칭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1982년 미국에서 덜 익힌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먹고 이 병에 걸렸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부터다. 의료계에 따르면 햄버거병은 고기를 잘 익히지 않고 먹거나 살균되지 않은 우유 또는 오염된 야채 등을 섭취하면 걸릴 수 있다.

한편 해당 유치원에 아이를 보낸 학부모들은 이런 사태에 분노해 유치원의 실태를 알리겠다며 청와대 청원까지 올렸다.

지난 16일 발생한 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일어난 식중독 사태로 인해 분노한 한 학부모가 유치원의 실태를 알리고자 한다며 국민청원을 올렸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일어난 식중독 사태에 분노한 한 학부모가 유치원의 실태를 알리려 국민청원을 올렸다(사진: 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처).

자신을 학부모라고 밝힌 청원인은 25일, ‘햄버거병 유발시킨 2년 전에도 비리 감사 걸린 유치원’이라는 제목으로 청원을 올렸다.

청원인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유치원을 다니며 평화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가 복통을 호소했다”며 “병원에서 진단을 해보니 장출혈성 대장증후군이라는 병명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차츰 주변에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늘었고 아이들은 혈변과 변에서 알 수 없는 점액질도 나왔다”며 “분노가 치밀었다”고 적었다.

청원인은 이 유치원이 2018년에도 교육과 무관한 개인경비로 돈을 사용한 이력으로 감사에 걸린 적이 있다며 유치원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청원인은 “도대체 어떤 음식을 먹어야 아이들이 혈변을 보고 투석을 하고 햄버거병으로 밤낮으로 고생하며 병들어갈 수 있는거냐”며 “파렴치한 유치원 원장의 실태를 알리고자 한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엄마가 미안하다. 너를 그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아이에게 하는 듯한 말을 남기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 청원은 26일 정오 2만 6000명이 이상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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