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코로나19 앞에 너무 허술하다... 입항선박서 하역작업 중 확진자 다수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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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코로나19 앞에 너무 허술하다... 입항선박서 하역작업 중 확진자 다수 확인
  • 취재기자 김윤정
  • 승인 2020.06.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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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선원 21명 중 16명 확진 판정... 입항 전 온라인으로 건강 체크?
항만노무자 등 160명 승선·접촉 드러나 긴급 격리... 매뉴얼 없어 혼란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 방역방국에 비상이 걸렸다. 항만운영에도 적잖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태 확산과정에서 부산항 입항에 따른 코로나 19 대응 매뉴얼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여론의 집중적인 비난을 사고 있다.

항만 검역도 공함 검역처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졌다(사진: 더팩트).
항만 검역도 공함 검역처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졌다(사진: 더팩트).

 

부산시·부산검역소·항운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냉동화물선(3933t)에서 선원 21명 중 16명이 확진자로 판정을 받았다. 이 선박 화물의 하역과정에서 우리 항만노동자들도 선원과 자주 접촉, 160여 명이 격리에 들어갔다.

이 선박은 6월 1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항구를 출발, 6월 20일 부산 감천항에 입항했다. 승선한 선원의 하선이 제한되는 조건으로, 전자검역 절차를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원들은 입항 이후 21일, 22일 오전까지 선적 화물의 하역작업을 했다.

당시 러시아 선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원들은 냉동수산물이 보관된 곳에서 일을 진행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을 하게 되면 습기가 차서 얼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은 어렵다는 것이다.

검역소 등은 22일 오전 러시아 선주로부터, 1주일여 전 러시아 현지에서 발열증세호 하선한 선장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고,, 승선한 선원 10명이 확진받은 선장과의 접촉자임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하역작업 등을 위해 선박에 승선했던 160명가량의 항만노무자, 선박수리업체 수리공, 도선사, 수산물품질관리원 소속 공무원 4명 등은 접촉자로 분류돼 항운노조 감천지부 노조원 대기실 등지에 긴급히 격리됐다.

이 과정에서 부산시, 검역소 등은 당장 상황에 맞는 매뉴얼이 없어 혼란을 겪어야 했다. 부산시는 23일 브리핑에서, “하역 전에 모두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전자검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부산시 담당자는 “부산항에 하선하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에 건강 상태를 온라인으로 체크하고 있다. 실제 검사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브리핑에서 한 취재진은 항만 등 방역담당 주체 매뉴얼이 없다는 지적을 했다. 이 질문에 부산시 담당자는 “항만검역 등의 일은 모두 검역소의 일이다. 지자체에서는 병상 협조만 하게 돼 있다”면서, “부산항 검역소나 김해 검역소는 인력지원이 체계적이지 못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항운노조 역시 검역에 대한 업무를 하고 있지 않아 매뉴얼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부산항 입항선박의 코로나 집단감염 및 한국 관계자 다수의 격리사태와 관련, 네티즌들은 적잖은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하역하기 전에 며칠이 걸리더라도 선원들 검사하고 하역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 시국에 뭐가 급하다고 외국에서 온 선박에서 검사 전에 하역하나. 매뉴얼 좀 제대로 만들어서 해라”고 말하며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은 “매뉴얼이 없답니다. 이게 K방역 입니다”라고 썼다. 한 네티즌은 “외국 배가 왔다 갔다 하는 부산항에 코로나 매뉴얼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고 말하며 통탄했다.

한편, 부산시는 확진을 받은 선원들은 환자로 분류, 국제규약상 한국에서 치료를 맡게 된다고 밝혔다. 선원들을 부산의료원으로 이송, 완치 때까지 무료로 치료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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