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쫀득달달’한 대만산 버블티, 대한민국 입맛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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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득달달’한 대만산 버블티, 대한민국 입맛 사로잡다
  • 취재기자 손다은
  • 승인 2019.11.2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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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작물 추출물 ‘타피오카 펄’이 주요 성분
칼로리 높아 식사 대용으로 인기...공차, 팔공티, 아마스빈 등 전문 카페 개점
커피 버블티, 밀크 버블티, 초코 버블티 등 응용 메뉴 속속 등장

최근 독보적인 매력으로 대한민국의 식음료업계를 사로잡은 음료가 있다. 바로 ‘버블티’다. 버블티는 대만에서 시작된 음료로 동글동글하고 쫀득한 식감이 특징인 열대작물 추출물 ‘타피오카 펄’을 사용하여 만든 것. 현재 버블티 전문점뿐만 아니라 그 어느 카페를 가도 버블티가 흔하게 보인다. 음료계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은 버블티에 사람들은 왜 열광할까?

버블티는 밀크티에 타피오카 펄을 넣은 음료다. 타피오카 펄은 열대작물인 카사바의 뿌리에서 채취한 식용 녹말을 사용해서 만든 것으로 특유의 식감과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대학생 김수영(21, 부산시 북구) 씨는 “펄의 쫀득쫀득한 식감이 너무 중독적”이라며 “씹을수록 특유의 고소한 맛이 더욱 살아나는 것이 타피오카 펄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가장 기본적인 밀크티 베이스의 버블티. 타피오카 펄을 먹을 수 있게 빨대가 큰 것이 특징이다(사진: 취재기자 손다은).
가장 기본적인 밀크티 베이스의 버블티. 타피오카 펄을 먹을 수 있게 빨대가 큰 것이 특징이다(사진: 취재기자 손다은).

사람들이 버블티를 찾는 이유 중 하나는 포만감이다. 타피오카 펄은 1g당 2~3kcal 정도로 열량이 낮은 편에 속하지만 포만감이 커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사용된다. 대학생 남가령(21, 부산시 북구) 씨는 “버블티는 바빠서 밥 먹을 시간이 없을 때 식사 대용으로 좋다. 먹기도 간편하고 포만감도 크다는 점이 버블티의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타피오카 펄은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알려졌지만, 버블티와 만나면, 달라진다. 버블티 브랜드 ‘공차’에서 버블티 종류의 열량을 공개했는데, 보통 270kcal에서 많게는 440kcal에 달했다. 이는 쌀밥 한 공기의 열량인 310kcal와 맞먹는 정도다. 김현지 씨는 “실제로 내 주위에도 버블티는 다른 음료에 비해 살이 덜 찔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베이스 티 자체에 설탕이 많이 들어가고, 심지어 타피오카 펄을 끓일 때도 설탕과 캐러멜을 많이 넣기 때문에 절대 열량이 낮지 않다”고 전했다.

반면에, 버블티가 주는 포만감이 오히려 부담이 된다는 의견도 많다. 김수영 씨는 후식으로 버블티를 먹기에는 부담스럽다고 생각한다. 식후에 후식으로 버블티를 먹으면 배가 너무 불러 온다는 것. 그녀는 “밥을 먹고 버블티를 먹으면, 항상 절반 정도는 남기는 것 같다. 게다가 버블티 열량도 만만치 않다. 이런 점 때문에 버블티를 자주 못 먹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버블티는 사람들의 호불호가 쉽게 갈리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다양한 종류 때문이다. 버블티는 보통 밀크티를 베이스로 하는 음료지만, 초코 버블티부터 말차 버블티, 심지어는 커피 버블티도 존재한다. 그 이유는 타피오카 펄을 넣은 음료를 통틀어 버블티로 지칭하기 때문이다. 남가령 씨는 “버블티는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며 “종류가 다양해서 쉽게 질리지 않는다는 점이 버블티의 강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버블티 가게 ‘팔공티’의 메뉴판이다. 밀크티 종류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버블티의 종류가 매우 많다(사진: 취재기자 손다은).
버블티 가게 ‘팔공티’의 메뉴판이다. 밀크티 종류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버블티의 종류가 매우 많다(사진: 취재기자 손다은).

2019년 3월 ‘흑당 버블티’가 한국에 상륙하면서부터 버블티의 유행이 시작됐다. 대만은 버블티의 본고장인 만큼 버블티가 유명한데, 그 중 흑당 버블티가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 흑당 버블티는 우유에 흑설탕을 넣은 음료로, 대만의 프랜차이즈 카페인 ‘타이거슈가’가 흑당 버블티의 시초다. 타이거슈가가 서울 홍대에 1호점을 개업한 것을 계기로 국내에도 흑당의 바람이 불었다. 인기에 힘입어 쩐주단, 흑화당, 호이차, 흑본당 등 다양한 흑당 버블티 가게가 생겨났다. 남가령 씨는 “흑당 버블티는 버블티 중에서도 가장 무난하면서도 맛있다. 게다가 흑당 시럽과 우유가 섞이는 모습이 시각적인 재미도 줘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흑당 버블티의 원조인 대만 타이거슈가의 모습. 이제 타이거슈가는 한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사진: 김수영 씨 제공).
흑당 버블티의 원조인 대만 타이거슈가의 모습. 이제 타이거슈가는 한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사진: 김수영 씨 제공).
대만 타이거슈가에서 판매하는 흑당버블티(사진: 김수영 씨 제공).
대만 타이거슈가에서 판매하는 흑당버블티(사진: 김수영 씨 제공).

새롭게 생긴 수많은 버블티 가게가 버블티의 인기를 증명한다. 새로 등장한 흑당 버블티 가게뿐만 아니라 공차, 팔공티, 아마스빈 같이 기존에 존재하던 버블티 가게의 수도 늘었다. 현재 팔공티에서 근무 중인 대학생 김현지(23, 부산시 동래구) 씨는 버블티의 인기가 실감 날 정도로 손님 수가 늘었다고 전했다. 김현지 씨는 “이곳에서 일하기 전에는 버블티가 이렇게 많이 팔리는지 몰랐다. 하루에 적게 팔릴 때도 그 수가 100잔을 웃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음료업계에 분 새로운 바람에 가장 먼저 몸을 실은 것은 역시 국내 프랜차이즈 카페였다. 그 중 가장 많은 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종류는 단연 흑당 버블티다. 흑당 버블티가 유행하자, 국내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흑당 버블티를 선보였다. 또한 흑당 버블티의 인기에 힘입어 흑당 카페라떼, 흑당 빙수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 중이다. 카페 더벤티에서 근무하는 대학생 박수빈(21, 부산시 북구) 씨는 버블티의 인기를 몸소 느끼고 있다. 박수빈 씨는 “버블티가 유행하면서 우리 카페도 다양한 종류의 버블티를 출시했다. 버블티 자체가 판매량이 높기도 하지만 특히 흑당 버블티의 인기는 직원들이 모두 놀랄 정도”라고 말했다.

카페 더벤티에서 판매 중인 흑설탕 버블티. 벽면을 타고 흐르는 흑당이 우유와 만나 시각적인 재미도 더해주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손다은).
카페 더벤티에서 판매 중인 흑설탕 버블티. 벽면을 타고 흐르는 흑당이 우유와 만나 시각적인 재미도 더해주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손다은).

계속해서 인기 행보를 이어나가는 버블티지만, 일각에서는 ‘미투 브랜드’의 난립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투 브랜드란 ‘나 역시’라는 영단어 미투와 브랜드를 결합한 말로 어떤 브랜드가 유행했을 때 너도나도 그 브랜드를 따라서 만드는 것을 뜻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대왕 카스테라가 있다. 대왕 카스테라는 지난 2016년에 유행한 브랜드로 인기에 힘입어 수많은 가게가 생겼지만, <먹거리 X파일>의 과장된 방송과 계란파동으로 인해 현재는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남가령 씨는 버블티의 인기도 반짝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남가령 씨는 “당장 우리 동네만 해도 새로 생긴 버블티 가게가 세 곳이나 된다”며 “버블티의 인기가 시들고 나서 버블티 가게들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전했다.

버블티는 올해 여름에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인기 이유 중 하나는 버블티가 주는 시원함이었다. 하지만 이 점은 버블티의 한계이기도 하다. 버블티는 거의 모든 종류가 아이스만 가능하다. 그렇다면 과연 날씨가 추워져도 사람들은 계속 차가운 버블티를 찾을까? 김수영 씨는 날씨가 추워진 후 버블티를 향한 발걸음을 끊었다. “버블티는 보통 테이크아웃을 한 뒤 밖에서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요즘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차가운 버블티를 먹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고 김수영 씨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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