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되면 나도 낀다"...프랜차이즈 모방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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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되면 나도 낀다"...프랜차이즈 모방 열풍
  • 취재기자 이혜빈
  • 승인 2015.09.2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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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스낵, 빙수까지..."차별화 없고 값만 비싸다" 지적도

시중에서 어떤 음식이 새로 나오고 그 음식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게 되면, 대개 이와 비슷한 제품이나 브랜드가 많이 생긴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같은 음식을 여러 가게에서 접한다. 스타벅스나 이디아 등 커피 전문점은 이제 전국 어디서나 익숙한 모습이 됐고, 전문 세프 백종원 씨는 프랜차이즈로 요식업의 거물이 됐다. 요리하기 방송 '쿡방'에 이어 음식류 따라하기도 지금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 사진은 왼쪽부터 차례대로 봉구스 밥버거, 공차, 설빙의 간판이다(사진: 취재기자 이혜빈).

‘봉구스 밥버거’는 햄버거처럼 생긴 주먹밥을 만들어 판다. 이 음식이 유명해지자, 짧은 시간에 많은 밥버거 전문점이 생겼다. 강한나(23, 부산시 강서구) 씨는 봉구스 밥버거 근처에 같은 전문점이 생긴 것을 발견했고 두 가게에서 파는 음식을 다 먹어봤다. 그녀는 “두 가게의 메뉴를 서로 비교하면서 먹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버블티(bubble tea)는 타이완 특산 차 음료로 젤리와 같은 식감을 가진 타피오카(tapioca)라는 식재료가 들어간다. 국내에는 대만의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공차’가 가장 먼저 들어왔고 이 음료가 유명해진 후 같은 종류의 프랜차이즈들이 생겼다.

이런 음식의 유행에 빙수도 가세했다. ‘설빙’은 빙수에 미숫가루를 넣어 코리안 디저트 카페라는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냈다. 그러자 설빙과 비슷한 빙수 브랜드가 여럿 생겼다. 윤혜원(21, 포항시 북구) 씨는 “설빙 이후에 다른 빙수 브랜드들이 많이 생겼지만 각 브랜드마다 빙수의 생김새나 들어가는 재료가 조금씩 달라 차이점이 분명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한 음식이 유명해져 다른 분야의 제품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을 시작으로 엄청난 허니버터 붐을 일으켰던 관련 제품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박다겸(23, 부산시 동래구) 씨는 요즘 많은 음식에 꿀과 버터를 넣은 허니버터 음식이 많이 생긴 것을 느꼈다. 그녀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 음식을 고르더라도 브랜드별 가격, 품질, 서비스 등을 비교해 질 좋은 제품을 얻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음식 포맷을 따라하는 현상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의견도 있다. 대학생 윤모 씨는 한 음식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져 많은 프랜차이즈가 생기면 가격대가 지나치게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녀는 음식 가격이 심하게는 유명해지기 전보다 2~3배 이상 비싸지기도 한다면서 “들어가는 재료에 비해 심각하게 높은 가격대의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봉준 씨도 프랜차이즈의 비싼 가격을 지적했다. 그는 잘 모르는 제품을 살 경우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에서 파는 제품을 산다며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에서 제시하는 터무니없는 가격 때문에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경성대 국제무역통상학과 한우창 교수는 트렌드를 따라 비슷한 음식을 잇달아 내는 것은 상권침해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어떤 음식이 유행한다고 비슷한 음식점이 계속 생기면 소비자들은 비슷한 음식밖에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며 “음식에도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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