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 않고, 먹지 않고, 가지 않는다...일본제품 불매운동 3개월 째 식을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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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 않고, 먹지 않고, 가지 않는다...일본제품 불매운동 3개월 째 식을 줄 모른다
  • 취재기자 박건
  • 승인 2019.10.0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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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일본 맥주 수입액 7000만 원 어치 그쳐...‘제주 위트에일’ 반사이익으로 매출 크게 올라
국내 여행객 일본서 600달러 이상 결제건수 8월 1만1249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60%나 감소
유니클로 종로3가점 구로점 이어 이마트 월계점 폐업...급격한 매출하락이 폐점에 영향 준 듯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 맥주의 국내 수입이 사실상 중단상태에 왔다.

4일 관세청 수출입통계를 집계하는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일본에서의 맥주 수입금액은 6000달러(약 7000만 원)에 그쳤다. 전년 동월(674만9000달러)대비 99.9% 감소했다.

국가별 맥주 수입 순위도 일본 제품은 1위에서 28위로 크게 떨어졌다. 일본 맥주는 2009년 이후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지난 7월 불매운동이 시작된 후 3위로 떨어졌고 8월엔 13위까지 크게 내려앉았다.

수입맥주 시장에서 일본 맥주가 크게 줄어들면서 국내 맥주들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제주맥주는 올해 여름 유통 채널 매출이 전년 같은 시기 대비 2.5배 상승했다. 전국 마트 및 편의점 등 일반 소매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주 위트 에일’은 2018년 5, 6월 대비 7, 8월 매출 상승률이 9%였으나, 2019년에는 5, 6월 대비 7, 8월 매출 상승률이 52%로 크게 올랐다. 제주맥주는 일본 불매 운동으로 인한 반사 이익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7,8월은 불매운동이 시작하고 활발하게 일어났던 시기로 편의점 및 마트에서 우리나라 지역명을 가진 제주맥주가 일본 맥주 대체품으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고 있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캡쳐)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되고 있는 일본제품 불매운동 이미지 (사진 : 인스타그램 캡쳐)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면서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7월부터 국민들의 주관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짧게 끝날 것 같던 불매운동이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불매운동의 영향이 여러 방면으로 크게 미치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국내 여행객들의 일본 내 소비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기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일본에 대한 불매운동이 시작된 뒤인 지난 8월 국내 여행객이 일본에서 600달러 이상 결제한 건수가 1만 1249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2만8168건)에 비해 6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여행객이 일본에서 600달러 이상 결제한 건수는 일본의 수출규제 이전인 6월 2만5337건에 달했지만, 7월 2만2747건, 8월 1만1249건, 9월(24일 기준) 1만487건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 의원은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일본 관광을 자제하는 국민 분위기가 반영된 것 같다”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 방문과 소비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불매운동이 일본차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국내에서의 일본 자동차 판매가 지난 8월에 이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9월 일본계 브랜드 승용차 신규 등록이 1103대로 작년 같은 기간(2744대)에 비해 59.8% 감소했다고 밝혔다.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2674대)에는 전년 동기 대비 –17.2%였는데 8월(1398대)에 –56.9%로 감소 폭이 대폭 확대됐고 9월에도 이런 추이가 이어졌다. 지난달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 점유율은 5.5%로 떨어졌다. 1년 전 (15.9%)의 3분의 1 수준이다.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 7월 이후,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가 벌써 3번째 폐점 소식을 알렸다. 유니클로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마트 월계점이 9월 15일 마지막 영업으로 폐점합니다”라는 공지문이 적혀있다. 종로3가점, 구로점에 이어 세 번째로 유니클로 점포의 폐점이다. 유니클로 측은 불매운동이 시작되기 전부터 계획된 폐점이라 말했지만, 업계는 불매운동 이후 급격한 매출 하락이 폐점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개 카드사의 유니클로 매출은 지난 6월 59억4000만원에서 7월 17억8000만으로 70.1%나 감소했다. 불매운동이 계속 지속된다면 유니클로의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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