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여파 일본기업 제품의 불황 속 다이소의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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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운동 여파 일본기업 제품의 불황 속 다이소의 호황
  • 취재기자 이승주
  • 승인 2019.11.06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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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좋은 물건 박리다매로 대량 구입해 소비자 몰려들어
최대주주 아성HMP, 일본 브랜드로 오해받고 있다고 주장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일본 제품, 일본 관광 등이 감소하면서 한국 내 점유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불매운동 100일이 넘어가면서 주변 편의점에서 아사히, 삿포로와 같은 일본 맥주는 자취를 감추었고 일본 관광 여행객은 전년도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파격적인 세일로 상승세를 타던 유니클로는 최근 위안부 비하 광고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아성 다이소 경복궁역점(사진: 더 팩트 제공).
아성 다이소 경복궁역점(사진: 더 팩트 제공).

하지만 일본 불매운동 리스트에도 오른 바 있는 다이소에는 여전히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사실 한국에서 영업 중인 다이소란 이름의 매장들은 법적으로 일본 기업은 아니다. 한국 다이소의 최대주주 아성HMP는 일본의 대창산업의 이름을 가져와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 브랜드로 오해를 받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한국 다이소는 아성HMP가 최대주주로 지분의 50.1%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국 다이소의 일본 지분이 34%가 넘는다며 다이소가 일본 기업이라는 주장도 있다. 또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다이소를 일본 기업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다이소의 매출액은 크게 감소하지 않는 추세이다.

다이소의 호황 이유는 가격 경쟁력에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최근 이어진 불황으로 인해 서민들이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이에 발맞춰 저렴한 가격의 판매 전략을 세운 다이소는 점포 수를 대폭 늘리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노력했다.

불매운동에도 다이소 매장은 여전히 사람들이 많다(사진 : 취재기자 이승주).
불매운동에도 다이소 매장은 여전히 사람들이 많다(사진 : 취재기자 이승주).

다이소 매장에는 1000원부터 5000원까지 가성비 있는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들의 가격을 낮추면서 다양하기까지 하니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다이소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있는 대학생 장원재(26, 부산 남구) 씨는 “자취하는데 필요한 제품들이 다 있고 가격이 저렴해서 이용한다”며 “예를 들어 슈퍼마켓의 건전지는 4000원인데 여기는 1000원밖에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이소의 물건이 저렴한 이유로는 최적화된 물류 시스템 구축이 꼽힌다. 물건의 대량 구매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운영비를 줄인 결과 매일 10만 박스 이상의 물건이 다이소 매장으로 출하된다. 자체적인 물류 시스템을 갖춘 박리다매 전략이다.

또 하나로 꼽히는 다이소의 호황 이유는 사람들이 제품을 소유의 개념보단 이용의 개념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이소 제품을 사용하는 김지원 (26, 부산 해운대구) 씨는 “다이소 제품은 사용하다가도 언제든지 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사를 갈 때 버리거나 대체품을 사용할 때에도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든다”고 말했다.

한국 다이소에서도 일본 다이소의 제품을 볼 수 있다(사진 : 취재기자 이승주).
한국 다이소에서도 일본 다이소의 제품을 볼 수 있다(사진 : 취재기자 이승주).
서울 강북구 소재 재래시장에 걸려 있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동참 현수막(사진: 더 팩트 제공).
서울 강북구 소재 재래시장에 걸려 있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동참 현수막(사진: 더 팩트 제공).

하지만 여전히 불매운동을 펼치며 다이소를 멀리하는 사람들도 있다. 일본 다이소에서 한국에 1251개의 점포가 있다고 홍보하는 사진이 나오기도 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주부 김미옥 (57, 부산 해운대구) 씨는 “한국 기업이라고 하는데 일본의 다이소와 이름도 똑같고 찝찝해서 가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경제적 불황 속에 ‘천냥마트’ 붐이 일어나고 이후 거대 기업 다이소의 등장으로 천냥마트는 자취를 감췄다. 다이소는 2007년 1180억 원의 매출에서 2018년 1조 9785억 원으로 10년 사이 급격히 성장했다. 불매운동이 마치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는 현재, 다이소의 호황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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