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교통수단 트램 유치, 커다란 자부심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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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교통수단 트램 유치, 커다란 자부심 느껴
  • 취재기자 송순민
  • 승인 2019.07.1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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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해상케이블카? 공공성 확보 안 되면 불가
[민선 7기 1년-평가와 전망]③부산 남구 박재범 구청장

취임 1주년을 막 넘긴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은 고무된 표정이었다. 남구청 공무원들의 역량을 높이 샀고, 트램에 대한 기대가 커 보였다. 상당수 시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부산해상케이블카(남구 이기대-해운대 동백섬) 문제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자세를 취했는데, 같은 당 소속인 오거돈 부산시장의 뜻이 정해지지 않은 탓으로 보였다. 다만, ‘바다는 공공재’라는 인식만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지난 11일 오후 3시 30분 구청장실에서 있었다.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은 민선 7기 1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며, 이제는 구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겠다고 말했다(사진: 취재기자 송순민).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은 민선 7기 1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며, 이제는 구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겠다고 말했다(사진: 취재기자 송순민).

-취임 1년을 맞은 소감은

“구청장 취임 후 처음 한 일이 태풍 비상근무였다. 직원들과 재해 우려지역을 순찰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다. 정말 숨가쁘게 달려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대한민국 1호 무가선 저상트램 실증노선 유치라는 큰 성과를 거뒀다. 지방자치행정대상, 전국 지자체 일자리 경진대회 최우수상, 공약 실천 계획 최고 등급 수상 등 1년 동안 총 37개 부분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모두 구민들의 덕이다. 감사드린다. ‘매 순간이 모두 새로운 시작’이란 생각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나아가겠다.”

-트램에 대한 기대가 큰 것 같다

“지난 1년 동안의 성과 가운데 가장 큰 것이 친환경 교통수단인 트램 유치다. 경성대부경대역에서 이기대 입구까지 1.9km 구간을 트램이 달리게 된다.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트램 유치 사업을 준비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열심히 설득을 했다. 장관은 세세한 부분까지는 모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집중했다. 국토부 2차관이 조건은 된다고 했고, 장관이 통 크게 “내려가 있으면 곧 말해주겠다”고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연말에 큰 보너스를 받았다.“

-기억에 남는 일은

“전국 최초의 운전면허시험장 주차장 개방,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감만부두 유해화학시설 입지 철회, 한통레미콘 공장 문제 해결 등이 기억에 남는다.”

-남구의 지역적, 문화적. 경제적 특징은 무엇인가

“남구는 지역적으로 신선대·감만 등 컨테이너 부두가 자리한 항만산업 밀집지역으로서, 황령산 자락이 해안선으로 이어지는 공간 속에 중산층 및 고지대 저소득층이 혼재해 있는 곳이다.

해파랑 길의 시작점이자 부산의 상징인 오륙도, 천혜의 해안절경인 신선대, 이기대공원 등과 어우러진 스카이워크 등은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공원과 유엔평화기념관, 일제강제동원역사관 등이 유엔평화문화특구로 지정되어 세계평화와 자유수호의 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화적으로는 굉장히 드문 경우인데 한 구에 4개의 대학교가 모여 있고, 그 인근에 부산예술회관, 남구대학로 거리, 문화골목 등이 밀집되어 있어 예술과 문화를 쉽게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부산문화회관, 부산박물관, 남구문화원 등도 주민들이 접하기 쉬운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어 교육과 문화가 어울려서 함께 성장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문현금융단지 조성을 비롯해 해양산업클러스터 활성화 등으로 명실상부한 해양과 금융의 미래 혁신성장 거점도시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으며 여건상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남구는 지역적, 문화적, 경제적으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잘 뒷받침 하는 것이 중요하다.“

-2년차부터는 어떤 일을 할 생각인가

“구민들이 경제적으로 조금이라도 나아지도록 우리 구 지역화폐인 ‘부산남구사랑상품권’ 도입, 창업투자회사 ㈜남구미래 설립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집중할 생각이다.

특히, 지역 불균형 문제 해결과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한 남구 형 도시재생 뉴딜사업 추진, 신속한 용호부두 일원 재개발, 문현금융단지의 금융거점 육성 등을 적극 추진해 소외받고 차별받는 사람이 없는 사람 중심의 행복도시 남구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느닷없이 부산해상관광케이블카 문제가 대두됐다. 남구, 수영구, 해운대구 3개 구가 걸려 있다. 견해는.

“아직 사업 제안서도 제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의견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난 2016년 해상케이블카 사업 제안서가 반려된 사유가 교통 혼잡, 환경 훼손, 공적 기여방안 미흡 등에 대한 뚜렷한 해법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도 특별히 변화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논의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지 않나 생각된다.

아시다시피 해상케이블카를 설치하고자 하는 구간인 이기대와 해운대는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이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정말 부산시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미래 우리 후손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다각도로 검토해서 신중히 결정할 문제다.

부산시에서 입장을 내면 그때 고민을 해볼 수 있다. 솔직히 남구가 낙수효과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으로서는 준비가 안 돼 있다. 남구는 케이블카의 승선지 구실만 하고 해운대가 관광객을 다 빨아들인다면 지역경제 부분에서도 쏠림 현상이 생길 것이다.“

-해운대구청장과 수영구청장은 명백히 반대한다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다. 해운대와 남구는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해운대는 지역경제가 어느 정도 활성화 돼 있기 때문에 교통 문제를 걱정한다. 남구의 지역경제는 해운대 같지가 않고 편차가 크다.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크다고 판단되면 남구청장으로서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다만, 특정한 업체가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민 혹은 구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면, ‘시민주’ 같은 형태로 사업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업 주체가 누가 되든 바다는 공공재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고 사회적으로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바다는 공공재이기 때문에 앞에서 말한 조건이 충족 안 되면 반대할 것이란 얘긴가

“그렇다.”

-남구 공무원들에 대해 평해 달라

“바깥에 있을 때는 공무원들이 ‘철밥통’이고 일을 소극적으로 한다고 생각했다. 잘못된 생각이었다. 일을 찾아서 잘 하더라.

트램 길 완성 걷기 대회에서 남구 공무원들은 19m 길이의 트램 모형 빵을 선보이며 참석자들을 놀래켰다(사진: 남구청 제공).
트램 길 완성 걷기 대회에서 19m 길이의 트램 모형 빵이 등장해 참석자들을 놀래켰다(사진: 남구청 제공).

안건을 제시하면 사기업처럼 유연하게 일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일례로 트램 길 완성 걷기 대회를 했는데, 공무원들이 아이디어를 내 19m 길이의 트램 모형 빵을 만들었다. 자르고 먹기도 했다. 참석자들이 다들 놀랐다. 문화체육부 직원들이 그 일을 했다.

얼마 전에는 TV 전국노래자랑 녹화가 있었다. 4000명 정도의 주민들이 왔다. 이를 기회로 삼아 엘지메트로시티의 아파트 벽면에 대형 현수막을 세 개 내걸어 트램을 홍보했다. 깜짝 놀랐다. 직원들의 아이디어였다. 전국적으로 홍보가 된 건 물론이다.“

-마지막으로 구민들에 한 말씀 해 달라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 지금부터는 차분하게 구민들이 원하는 게 뭔지를 살피겠다.

주위에서는 흔적이 두드러지는 토목사업을 벌이라고 한다. 그런 유혹에 빠지지 않겠다. 개인적으로는 오는 11월에 열릴 한‧아세안정상회담 때 남구가 좀 특별한 역할을 했으면 한다. UN기념공원을 외부에 더 많이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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