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전차 ‘트램’, 경성대~이기대 구간 내년 6월 착공, 2021년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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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전차 ‘트램’, 경성대~이기대 구간 내년 6월 착공, 2021년 운행
  • 취재기자 정재원
  • 승인 2019.12.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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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오륙도 선, 노선은 경성대에서 오륙도 SK뷰 아파트까지 5.4km
1차 2020년 6월 착공 2021년 9월 완공 예정…2차는 2024년 완공 목표
박재호 의원, “트램은 안전하고 수송 능력 커 지역 주민 편의 도모할 것”
외국에서 볼 수 있는 트램의 모습(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외국에서 볼 수 있는 트램의 모습(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프랑스 파리, 영국, 홍콩 등에 여행을 가 본 사람이 있다면 도로 위에 깔린 레일을 달리는 열차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열차를 ‘트램(tram)’이라고 한다.

트램은 1887년 미국에서 처음 도입됐으며, 도로에 레일을 깔고 그 위를 주행하는 노면전차다. 전기를 사용해 움직이기 때문에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환경 교통수단이며, 지하철보다 공사비가 저렴해 전 세계 50개국에서 2300여 개 노선이 운행되고 있다.

부산 도시철도 오륙도선 트램 조감도(사진: 부산시 남구청).
부산 도시철도 오륙도선 트램 조감도(사진: 부산시 남구청).

한국에서는 1915년부터 ‘전차’라는 이름으로 운행됐으나, 도로 흐름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1968년 운행이 중단됐고, 모든 레일과 전기공급선이 철거됐다. 부산 시민들은 트램을 곧 부산에서 다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1월 전북 전주시, 경기 수원시 등의 후보를 제치고 부산 남구 ‘오륙도선’ 노선이 정부의 트램 실증사업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도시철도 오륙도선

오륙도선의 노선도 중 파란색으로 표시된 곳이 실증사업 구간(경성대부경대역-이기대입구 1.9km), 빨간색 부분은 나머지 노선(이기대입구-오륙도SK뷰 아파트)이다(사진: 부산시 남구청).
오륙도선의 노선도 중 파란색으로 표시된 곳이 실증사업 구간(경성대부경대역-이기대입구 1.9km), 빨간색 부분은 나머지 노선(이기대입구-오륙도SK뷰 아파트)이다(사진: 부산시 남구청).

부산 도시철도 오륙도선은 부산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에서 출발해 오륙도역(가칭)까지 5.4km 구간으로 이뤄진 노선이다. 이 중 실증사업 구간으로 선정된 경성대부경대역에서 이기대 구간 1.9km(정거장 5곳, 차량기지 1곳)의 구간이 470억(국비 110억, 시비 360억) 원을 들여 2020년 6월경 착공에 들어가 2021년 9월 경 완공 예정이다. 그후 1년의 실증노선 운영 기간을 거쳐, 2022년 9월경 추가 예산을 확보해 2024년까지 이기대 입구에서 오륙도까지 3.25km의 나머지 노선도 개통 예정이다.

도시철도 오륙도 선이 통과하는 용호동은 과거부터 부산에서 진구 초읍동, 당감동, 영도 등과 함께 거주인구는 많지만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 지역이다. 그래서 영도선, 송도선 등과 함께 부산의 도시철도가 들어설 계획 구간 중 하나였다.

오륙도선을 바라보는 시민들 목소리

거주인구는 많지만, 도시철도가 없었던 탓에 출퇴근 시간에 만원 버스를 몇 번 보내고 타야 하기까지 했던 용호동 주민들이 트램 건설 소식을 반기고 있다.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용호동 주민 고영심(44) 씨는 “아침 출근길마다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를 타는 게 고역이었는데, 트램이 개통되면 출퇴근 길이 조금 수월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등하교 시간에 버스를 이용하는 용호동 주민 정재희(21) 씨도 “지금까지는 지옥 같은 버스를 타고, 또 내려서 귀찮게 지하철로 환승까지 해야 했는데, 트램이 도입되면 이런 귀찮은 과정이 없어질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하며 트램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도시철도 오륙도선의 시작점이 될 경성대 앞 도로(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도시철도 오륙도선의 시작점이 될 경성대 앞 도로(사진: 취재기자 정재원)

그러나 트램 건설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먼저 교통체증에 대한 문제다. 오륙도 선의 실증구간인 용호동 LG 메트로시티에서 경성대 입구까지의 도로는 현재도 상습 정체 구역이다. 트램의 특성상 도로를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교통체증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주민의 우려가 크다. 도로 옆으로 상가건물이 쭉 늘어서 있어 건물을 매입해 도로를 늘리는 방법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주민들의 우려가 크다. 전필여(52, 부산시 남구) 씨는 “지금도 출퇴근길이 지옥인데 트램이 생기면 나머지 도로를 달리는 버스나 승용차의 교통체증이 더 심해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시빅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램이 다니는 길은 레일만 깔게 돼 트램만 다니는 길이 아니라 버스도 다닐 수 있다. 그러므로 트램이 생긴다 해도 교통체증이 심해지지는 않을 것이다”고 답했다.

두 번째는 안전 문제다. 트램은 도로 위를 다니는 교통수단이다. 현재도 교통사고가 빈번한 오륙도선 실증노선 구간 도로에서 트램이 다닐 경우, 사고 확률도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주민들의 우려 목소리가 있다. 김동언(23, 부산시 남구) 씨는 “좁은 도로에서 트램이 다니면 자동차가 트램을 박는 사고도 빈번하지 않을까 싶어 안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트램은 시속 50km 이하의 저속으로 다니기 때문에 아무리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해도 교통사고를 우려할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트램 노선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용호동에 들어오는 버스 노선(20, 22, 24, 27, 39, 131, 155)은 모두 경성대를 통과한다. 그리고 도시철도 오륙도선은 부산도시철도 2호선의 연장선이 아닌 독립노선이다. 트램 오륙도선을 타고 계속해서 도시철도 2호선을 이용하기 위해선 결국 경성대 입구에서 내려서 환승해야 되는데 이게 현재의 버스와 지하철 환승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역구 의원이자 트램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박재호(부산 남구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빅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램과 버스는 비교 대상이 되기 힘들다. 트램이 수송능력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버스보다 훨씬 빠르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착공이 확정된 노선은 경성대 입구에서 이기대입구 부근까지 1.9km의 구간인데, 나머지 노선에 해당하는 용호동 안동네 주민들의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용호동 안 동네에 거주하는 차휘영(21, 부산시 남구) 씨는 “언제쯤 오륙도선의 전 구간이 개통해서 용호동 안 동네 주민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서 “오륙도선의 실증구간 노선이 내년 6월경 공사에 들어가 21년 9월경 개통하고 1년의 실증운행기간을 거친다. 그 이후 예산을 확보해 용호동 안동네 주민들도 오륙도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걱정된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오륙도선 트램이 오랜 시간 용호동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도시철도에 대해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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