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프랜차이즈 빵집엔데 가격이 천차만별
상태바
같은 프랜차이즈 빵집엔데 가격이 천차만별
  • 취재기자 조난희
  • 승인 2013.12.16 0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장따라 케이크 한개 1700~2500원, 음료는 2000원 차이도
▲ 파리바게트 경성대점과 대연혁신점에서 동일한 찹쌀도넛의 가격이 다른 영수증 내역 (사진: 취재기자 조난희)

동일한 상품을 어디서나 간편하게 제공한다는 장점을 내세우며 약 40%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프랜차이즈 빵집. 프랜차이즈 빵집은 간판이 똑같고 판매하는 빵의 모양과 성분이 모두 같다. 하지만 빵의 가격은 다르다?

경성대학교와 부경대학교의 주변에 자리를 잡고 있는 파리바게트의 매장 세 군데에 대하여 조사해본 결과 놀랍게도 동일한 가격의 제품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가격이 다른 제품이 대부분이었고 가격의 차이도 천차만별이었다.

부경대 정문 앞에 있는 부경대점, 마로니에 타운 건물의 1층에 있는 대연혁신점, 그 중간에 위치한 경성대점 순으로 설명하자면 파리바게트의 인기 메뉴로 꼽히는 베이컨이 감싸고 있는 동그란 토스트는 2200원, 2200원, 2500원이었고 소시지로 만든 ‘소시지 소프트 프랑스’라는 빵은 1700원, 2000원, 2500원으로 제일 낮은 가격과 제일 높은 가격의 차이가 무려 800원이었다. 산딸기크림치즈파이는 1700원, 2000원, 2200원이며 크림빵은 1000원, 1100원, 1300원이다. 이외에도 적게는 100원에서 많게는 800원의 차이를 보였고 가격차이가 많이 나는 제품의 대부분은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서 파는 빵이었다. 제일 심한 가격의 차이를 보이는 것은 바로 조각 케이크였는데 티라미스, 치즈, 가나슈 생크림 케이크를 통틀어 매장별로 비교해보니 3300원, 3500원, 4800원이었다. 케이크의 가격이 1500원이나 차이가 나는 부경대점과 경성대점의 두 가게는 버스로 한 정거장 차이에 떨어져있다. 심지어 파리바게트 경성대점에서는 봉투의 값으로 20원을 따로 지불해야하지만 나머지 두 곳은 봉투를 무료로 지급했다.

음료의 가격은 어떨까? 파리바게트에서 판매하는 커피와 주스의 가격을 비교해보니 직영점에서는 아메리카노와 카푸치노가 각각 3500원, 3800원이었지만 가맹점은 2000원, 3000원이었다. 에이드는 5000원, 3000원이었고 생과일주스는 6000원, 4000원의 차이를 보였다.
모든 제품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가장 높은 가격을 보이는 곳은 경성대학교와 부경대학교의 중간에 위치한 파리바게트 경성대점이고 가장 낮은 가격은 파리바게트 부경대점이다. 왜 가격이 다른지에 대해 물어보니 파리바게트 종업원은 직영점과 가맹점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나는 것이라며 가맹점은 주인이 가격을 따로 조정할 수 있다고 답했다.

파리바게트 경성대점은 규모가 세 군데 중 가장 큰 직영점이다. 나머지 두 곳은 가맹점이다. 하지만 가맹점인 두 곳의 제품 가격도 서로 다르다. 가맹점은 주인이 점포의 상황, 상권 등에 맞추어 판매가격을 다르게 정하기 때문에 가맹점별로 제품의 가격이 다를 수 있다고 한다.

▲ 파리바게트 부경대점과 경성대점의 동일한 빵의 가격 차이 (사진: 취재기자 조난희)

점포의 상황, 상권에 따라 판매가격을 다르게 측정하는 이유는 매장의 임대료 차이가 제품의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번화가의 중심지는 유동 인구가 많다는 장점이 있지만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임대료가 다소 높은 단점이 있다. 가게의 주인 입장에서는 매장의 유지를 위해서 제품의 가격을 조금 더 올려서 판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광안리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직접 운영하고 있는 강민수(27) 씨는 공감을 하는 입장이다. 그는 카페를 하면서 느낀 것이 장소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 그는 “같은 프랜차이즈 업체라도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느껴지는 분위기가 다른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커피와 도넛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는 모든 매장의 제품 가격이 동일하다. 프랜차이즈 업체 중 유독 빵집만 매장별로 제품의 가격이 다르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빵집인 뚜레쥬르를 조사해보았다. 가맹점인 대남로타리점, 번화가인 서면의 중심에 위치한 직영점 그리고 서면의 영광도서 앞에 있는 영광도서점의 순서로 비교해본 결과 야채고로케의 가격이 1300원, 1400원, 1200원이었고 미니치즈롤은 2400원, 3200원, 2500원이었다. 프리미엄 찹쌀도넛은 1200원, 1600원, 1100원이다. 가장 놀라운 것은 생일초의 가격이었다. 생일 초는 빵이나 케이크 같은 빵집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이 아님에도 상당한 가격 차이를 보였다. ‘BIRTHDAY’의 이니셜 초의 가격이 직영점에서는 3000원에 판매되고 가맹점에서는 2000원이었다. 별과 하트모양의 초는 1000원, 700원으로 가격이 달랐다. 조사 결과 통계적으로 서면 번화가의 중심에 위치한 직영점의 제품 가격이 가장 높았고 가맹점별로도 가격이 조금씩 달랐다.

▲ 서면에 위치한 뚜레쥬르 두 곳의 동일한 소보로빵의 가격차이가 나는 영수증 내역 (사진: 취재기자 조난희)

가격이 다른 이유가 직영점과 가맹점의 차이, 매장의 위치 차이라고 하여도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의 브랜드를 보고 제품을 구입하는데 통일되지 못한 가격으로 제품이 판매된다면 소비자는 영문도 모르고 혼란스럽기 마련이다. 업체는 무엇보다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 가격의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지만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정보공개를 통한 비교 선택은 분명 소비자의 권리이다. 아무런 공지와 설명도 없이 손님의 선택에 맡긴다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

대연동에 거주하고 있는 변진희(24) 씨는 이 사실을 알고 난 후에 일부러 부경대 앞의 파리바게트를 간다고 한다. 변 씨는 “제가 즐겨먹는 빵 몇 가지가 있는데 가격이 다른 것을 알고 속는 기분이 들어 싼 곳에 가서 사먹어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과 같이 느끼는 고객을 위해 고객을 충분히 이해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일한 브랜드를 내걸고 장사를 하는 프랜차이즈 업체임에도 자신의 매장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매장의 더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한 노력이 계속됨에 따라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