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매' 텀블러 · 머그컵 사고나니 "찜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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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매' 텀블러 · 머그컵 사고나니 "찜찜"
  • 취재기자 김영우
  • 승인 2013.04.1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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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점 MD상품 "브랜드 파워 이용한 바가지 상술" 지적

 스타벅스, 엔제리너스 등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 외에 끼워파는 ‘기획 상품’(속칭 MD 상품)이 시중가보다 터무니 없이 비싸 브랜드 파워를 이용한 바가지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 유명 커피 전문점 MD 상품은 제품의 질이 별로 시원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정 판매, 또는 무료 음료 이용권 증정 등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대학생 유화림(23) 씨는 지난 2월 스타벅스에서 3.1절 기념으로 3010개 한정 판매하는 텀블러(커피용 보온병)를 개장 한 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수고 끝에 가까스로 구입했다. 유 씨는 좀  비싸다고 느꼈지만  디자인이 예뻐 어떻게든 손에 넣고 싶었다.  이 텀블러는 하루 만에 매진됐다.

 유 씨가 지불한 돈은 1만 3000원. 제품 설명서에는 355ml의 용량에 보온이 한 시간가량 지속된다고 표시되어 있었다. 그런데 막상 구입 후 인터넷을 통해 같은 종류 텀블러의 가격표를 검색해보니 비슷한 가격대에 훨씬 더 좋은 텀블러가 수두룩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유 씨는 '한정 판매'라는 압박 상술에 넘어가 스타벅스 텀블러를 서둘러 구입한 데 대해 후회감이 들었다. 

 또 지난 3월 5일 출시된 스타벅스 ‘2013 S/S 루시 체리 블라썸 텀블러’는 355ml 용량에 가격이 3만 1000원이었음에도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그리고 엔제리너스는 비슷한 시기 자사 광고 모델인 김수현의 이미지를 탑재한 '김수현 텀블러'를 시판했는데 3만 5000원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렸다. 심지어 커피빈의 텀블러는 일명 ‘아령머그’라고 불리는 락앤락의 ‘보온보냉 그립 머그’ 를 로고만 달리해 약 7000원가량 비싸게 팔았다.

 텀블러 외에 다른 MD 상품들도 시중가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엔제리너스에서 판매하는 머그컵은 사이즈에 따라 9000원에서1만3000원 정도에 판매 중이다. 하지만 머그컵 판매 사이트와 시중에서 비슷한 사이즈와 같은 재료로 만든 머그컵은 3000원에서 5000원가량 더 싸다.

 MD 상품이 시중에 판매되는 상품보다 비싼 편임에도 소비자들은 왜 커피 전문점의 MD 상품을 사는 것일까?

 토익 강사 김지윤(35) 씨는 평소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MD 상품을 자주 구입한다. 김 씨는 “이미 집 안에 쓰지 않는 텀블러와 머그컵이 있지만, 계절마다 새로운 상품이 나오기 때문에 구입하게 된다”고 말한다. 김 씨는 “MD 상품을 사게 되면 무료 음료 이용권을 주기 때문에 그렇게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커피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이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음료 가격까지 합하면 비싸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매장마다 행사를 통해서 MD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직장인 최소영(23) 씨는 최근 스타벅스에 갔다가 '1만 2000원 구매 시 머그컵 무료 증정' 행사를 한다는 말에 계획보다 더 많이 음료를 구매하여 머그컵을 받았다. 최 씨는 “이왕 커피 사먹으러 왔는데 한 잔 더 사서 머그컵을 공짜로 받으면 이익일 것 같아 사게 됐다”고 했다.

 이러한 커피 전문점들의 판매 전략과 소비자들의 충동적인 소비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다. 신라대학교 2학년 황인성(23) 씨는 “커피 전문점들이 제품의 질이 아니라 상술로 충동 구매를 유도하는 것은 좋은 현상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고, 대학생 김동연(23) 씨도 “디자인과 커피 전문점 로고만 보고 좋지도 않은 상품들을 음료수 하나 더 준다고 비싸게 사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무료 음료 제공과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상품을 증정하는 행사는 과연 소비자에게 이득인 것일까? 한 커피 전문점 직원은 커피나 다른 음료의 원가는 싼 편이기 때문에 무료 음료를 제공하여 MD 상품을 팔면 회사 측은 이득일 것이라고 말했다.

▲ 한 커피 전문점 여자 고객이 텀블러, 머그잔 등 MD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곳에서 상품을 고르고 있다(사진: 김영우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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