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민다나오 남부에 계엄령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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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민다나오 남부에 계엄령 선포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7.05.25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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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위서 정부군· IS 총격전으로 21명 사망...우리 외교부, 60일간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 정인혜 기자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 계엄령이 선포됐다.

이 같은 조처는 지난 23일(현지시각)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라나오델스르주(Lanao del Sur) 마라위시(Marawi City)에서 발생한 테러 행위에 따른 것이며, 이날 마라위 시에서는 필리핀 정부군과 IS 추종 세력 간 총격전이 발생해 현재까지 최소 21명이 사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필리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필리핀 언론 '래플러'는 지난 25일(현지시각)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슬람 반군과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남부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래플러에 따르면, 사건 당시 러시아를 방문 중이었던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일정을 단축하고 급히 귀국해 반군 소탕 작전을 지시했다.

계엄령이 전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래플러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민다나오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도 마닐라를 포함한 북부 루존 지역에도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계엄령 발효 시간에 대해서도 "한 달 안에 끝나면 좋겠지만 1년이 될 수도 있다"고 이 언론은 설명했다. 필리핀 헌법상 계엄령은 최장 60일간 발동할 수 있으며, 의회 승인을 얻어 연장할 수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5일 민다나오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사진: 필리핀 언론 '래플러' 홈페이지 화면 캡처).

민다나오 섬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약 700km 떨어진 곳으로 인구 2000만 명이 거주하는 섬이다. 당초 이슬람교도들이 주로 거주하던 지역이었으나 미국 식민지가 되면서 종교 갈등이 크게 심화됐다. 이에 따라, 민다나오 섬에서는 그간 크고 작은 교전이 꾸준히 발생해왔다. 

필리핀 거주민들은 민다나오 섬은 필리핀 현지인도 꺼리는 위험 지역이라고 말하고 있다. 마닐라에 거주하는 공무원 프로신 메사(27) 씨는 “민다나오 지역은 교전이 많이 발생해 현지인들도 잘 안 가는 지역이다. 나도 평생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며 “경찰 등 공권력이 전력 투입돼 소탕 작전을 펼치고 있지만, 경찰이 계엄 반군을 이기지 못할 것 같다. 너무 무섭다”고 호소했다.

앙헬레스 클락에 거주하는 박모(41, 사업가) 씨도 불안을 호소하며 한국인들에게 필리핀 여행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박 씨는 “민다나오에 여행가는 한국인들은 없겠지만, 보홀 섬과 세부, 막탄 섬이 이곳과 가깝다”며 “내가 살고 있는 도시도 필리핀 내에서는 치안이 가장 좋기로 유명한 곳인데도 불안하다. 솔직히 필리핀으로 여행 오려는 사람이 있다면 당분간은 계획을 유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 외교부는 필리핀 민다나오 일부 지역에 60일간 한시적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령된 지역은 카카얀데오로 시와 다바오 시로, 민다나와 여타 지역은 이미 여행금지에 준하는 특별여행경보가 발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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