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육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그녀...워킹맘 최인화 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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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육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그녀...워킹맘 최인화 씨 이야기
  • 취재기자 최동현
  • 승인 2023.10.18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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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높아지는 집값, 힘겨운 노동환경에 출산 꺼리는 가구 점점 늘어나
“주변의 도움 없이는 일과 육아 성공적인 병행 힘들다” ...워킹맘의 솔직한 경험담

통계청이 지난 8월에 발표한 2023년 6월 및 2분기 인구 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출산율은 0.7명을 기록했다. 2022년 2분기에 비해 0.05명이 더 줄어들었다. 혼인율은 8.5건으로 2022년 2분기와 같은 수치를 기록했으나, 전년에 비해 30대 후반의 연령층에서 혼인이 급격히 늘었다.

혼인율은 작년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혼인 연령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같은 혼인율에 출산율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젊은 연령층은 결혼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고, 그나마 결혼을 한 가정조차 아이를 낳지 않고 있다. 갈수록 높아지는 집값과,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든 노동 환경 때문에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을 꺼린다.

부산에 거주하는 대학생 최주원(21, 부산시 서구) 씨는 “결혼하기에는 부담이 많은 사회다. 돈을 벌어야 육아를 편하게 할 수 있다. 일과 육아의 병행은 요즘 사회에서 해내기 힘들다고 생각한다”며 결혼뿐 아니라 출산과 육아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대학생 김지현(25, 부산시 금정구) 씨는 “결혼은 하고 싶은데 경력 단절 때문에 출산은 잘 모르겠다. 일과 육아 둘 중 하나는 무조건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과 육아의 병행은 힘들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의 부모님 세대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두 아이의 엄마이자 회사원인 최인화(51, 부산시 서구) 씨는 “우리 세대 때에도 마찬가지로 일과 육아의 병행은 쉽지 않았다. 이 당시에는 나이가 차면 결혼하고, 결혼하면 아이를 낳는 것이 당연한 사회 분위기였다”며 부모님 세대에 결혼과 출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최인화(51) 씨가 자택에 앉아 취재기자와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동현).
최인화(51) 씨가 자택에 앉아 취재기자와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동현).

최인화 씨는 일과 육아 병행을 성공적으로 이룬 어머니이자 회사원이다. 최인화 씨 본인은 아쉬운 점이 있지만 만족하고 있으며, 주변인들도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 세대보다 환경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과 육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자부하는 최인화 씨가 경험담을 털어놨다.

- 육아를 잘했다고 말하곤 한다. 어떤 부분에서 육아를 잘 해냈다고 생각하는가.

첫째로 아이들 자기 일을 부모에게 묻어가려 하지 않게 한 점이다. 자기 일을 부모에게 책임지게 만드는 것은 좋지 않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애정 표현을 많이 해준 것이다. 아이들에게 사랑해, 고마워 등 숨기지 않고 계속해서 표현을 해줬다. 덕분에 사랑받고, 사랑을 줄 줄 아는 사람으로 큰 것 같다. 마지막으로, 남매간의 우애가 깊어지도록 하게 한 점이다. 맞벌이 부부다 보니 남매끼리 있는 시간이 길었다. 그래도 나나 남편이 시간이 되면 남매끼리의 존중과 사랑을 가르쳐주었고, 나쁜 점 없이 좋은 점만 배우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아쉬운 점은 어떤 점인가?

육체적으로 많이 놀아주지 못했다. 여행도 많이 데려가 주지도 못했다. 제일 아쉬운 점은 맛있는 밥을 내 손으로 해준 적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시어머니가 밥을 해주셔서 다행이다. 아이들이 엄마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없다. 그게 참 미안하다.

-시어머니가 도움을 많이 주셨나.

그렇다. 시어머니께서 아이들을 많이 봐주셨다. 아이들이 갓난아기일 때도 내가 큰 걱정 없이 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다.

-시어머니께 아이들을 맡기는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우리는 같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 부담되진 않았다. 하지만 내가 시어머니와 따로 살았다면 아이들을 부탁드리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 같긴 하다.

-남편분도 육아에 힘을 많이 보탰나?

많이 보탰다. 그래도 내 지분이 더 큰 것은 사실이다. 남편은 모임을 나가는 일이 나보다 많았다. 남편이 밉지는 않다. 내가 아이들을 씻길 때 남편은 집 안 청소를 했고, 내가 빨래할 때 남편은 아이들을 봤다. 집안일은 남편이 대부분 해주었기 때문에 다행히 집안일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됐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데 남편도 큰 도움이 됐다.

-육아에 있어 회사의 도움도 없었을 것 같진 않다.

그렇다. 휴일을 내가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중요한 학교 행사에는 다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나는 아이를 다 낳고 회사에 들어가서 육아 휴직을 하진 못했는데, 주변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 우리 회사는 육아 휴직을 해도 자리가 변동되지 않고 그대로 복직 시켜준다. 아마 많은 여성이 출산과 육아를 꺼리는 이유로 육아 휴식 후 복직을 꼽을 것이다. 우리 회사처럼 육아 휴직 후 자리를 보장해 주는 회사가 많지 않을 텐데, 그 점이 안타깝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일과 육아의 병행은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

-일과 육아의 성공적인 병행을 온전히 스스로 해내기는 힘든가 보다.

그렇다. 나도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물론 그 중심엔 내가 있었지만,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성공적인 병행은 없었을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맞벌이가 필수다.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을 꺼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에 젊은 세대들을 언급했다.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해줄 수 있나.

아이는 절대 혼자 키우는 것이 아니다. 주변의 도움이 매우 필요하다. 시가나 친가 부모님의 도움, 일을 다니고 있다면 회사의 도움, 정 안되면 내 친구들이나 형제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시부모님의 도움을 받는 것을 꺼린다. 그러나 지금의 시부모님들도 옛날과는 달리 생각이 많이 변해가고 있다. 그러니 도움받는 것을 꺼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부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너무 매뉴얼적인 육아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요즘 티비 프로그램에서 자주 보이는 오은영 박사님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 사람의 말이 정답은 아니다. 육아에 정답은 없다. 덧붙여서 나보다 어른인 사람들의 말을 귀 기울였으면 좋겠다. 어른들의 연륜과 경험은 허투루 생긴 것이 아니다. 거를 건 거르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면 분명 나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일과 육아의 병행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힘들면 주위에 도움을 요청해라.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고, 나중에 아이들 다 크면 그간의 고생 다 돌려받을 거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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