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10대 청소년 매운 과자 ‘원칩’먹고 몇 시간 뒤 사망
삼양식품이 지난 8월 10일 기존의 간짬뽕보다 4배 매운 ‘간짬뽕 엑스’를 출시하자, 나흘 뒤인 14일 농심에서 기존 신라면 대비 2배 매운 ‘신라면 더 레드’를 출시했다. 이어 이틀 뒤인 16일 오뚜기에서 기존 열라면에 마늘과 후추를 더한 ‘마열라면’을 출시했다. 식품업계에 매운 라면 출시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열풍이 부는 이유는 더 맵고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맵다’와 ‘자부심’이 합쳐진 ‘맵부심’이란 단어가 등장할 정도로 매운 음식에 열광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유통업계는 그런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새로운 제품을 계속해서 출시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인이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는 것은 대부분이 인정하는 사실이다. 많은 이들이 기분이 좋을 때도 매운 음식을 찾고 스트레스를 받아 기분이 안 좋을 때도 매운 음식을 찾는다.
사실 매운맛은 미각이 아닌 통각에 속한다.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매운맛을 내는 성분들이 혀의 표면에 달라붙고, 이때 우리 뇌는 통증 경감을 위해 진통 효과를 지닌 엔도르핀을 분비하게 된다. 이것이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땀이 나고 물을 찾게 되는 이유다.
강한 매운 맛, 위염·과민성 방광염은 물론 사망까지 이르게 한다
‘불닭볶음면 챌린지‘나 ’원칩 챌린지‘는 남녀노소 나이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콘텐츠로 소비하면서 미디어에 지속적으로 노출됐다. 그 결과 일반 성인들은 물론 어린아이들의 호기심까지 자극했고 지난 1일 미국에서 10대 청소년이 원칩을 먹고 몇 시간 후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 해당 제조업체 파키(Paqui)는 원칩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매운 음식 애호가들은 필수로 가지고 있다는 캡사이신 역시 1일 허용 섭취량을 넘기면 신경독성 유발 및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캡사이신은 고추에서 추출되는 무색의 휘발성 화합물로 1일 허용 섭취량은 체중 1kg당 5mg이다. 지난 2022년 10월 물인 줄 알고 캡사이신을 마신 40대가 사망한 사건은 캡사이신이 인체에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알려준다.
캡사이신이 특정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과거 미국암연구협회의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캡사이신은 암을 유발하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와 결합해 피부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 외에도 강한 매운맛은 복통과 같은 흔한 부작용은 물론 위경련·위궤양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위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이 생길 수도 있다. 또 방광과 요도를 자극해 요실금과 과민성 방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당한 섭취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