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아이스크림이 나왔다고?"...매운맛 열풍은 코로나 스트레스 떨치는 MZ 세대의 '맵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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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아이스크림이 나왔다고?"...매운맛 열풍은 코로나 스트레스 떨치는 MZ 세대의 '맵 부심'
  • 취재기자 정은희
  • 승인 2021.03.21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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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의 찰떡 아이스, 빙그레의 멘붕어싸만코 등 매운 아이스크림 줄지어 출시
백화점엔 매운맛 전문점도 입점...코로나 스트레스를 매운 맛으로 이기자는 트랜드
매운맛과 자부심의 합성어 '맵부심' 등 MZ 세대의 신조어도 등장
롯데제과의 ‘찰떡 아이스 매운 치즈 떡볶이’, 청양고추 향을 아이스크림에 입힌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사진: 롯데 스위트 몰 홈페이지 캡처).
롯데제과의 ‘찰떡 아이스 매운 치즈 떡볶이’, 청양고추 향을 아이스크림에 입힌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사진: 롯데 스위트 몰 홈페이지 캡처).

최근 롯데제과의 ‘찰떡 아이스 매운 치즈 떡볶이’가 출시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혀가 따가워질 정도의 청양고추 향을 아이스크림에 입힌 제품이다. 이름에서부터 입안의 침샘이 분비될 정도로 매콤함이 느껴진다. ‘매운맛’과 ‘아이스크림.’ 어울리지 않는 이 두 조합이 요즘 대세다.

빙그레에서도 이달 말 ‘멘붕어싸만코’라는 매운 아이스크림이 나온다. 이는 아이스크림의 불닭 소스가 얼얼한 매운맛을 낸다.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매운 아이스크림이 현실화된 것은 최근 매운맛 열풍에 힘입은 듯하다.

원래 한국은 매운 이미지에 친숙하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인의 매운 음식 사랑은 더욱 커지고 있다. 매운 것과 거리가 먼 아이스크림 분야에 도전해 매운맛 아이스크림을 출시할 정도로 식음료 업계에선 매운맛이 뚜렷한 트렌드가 됐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GS25에서 판매한 매콤, 매운, 맵, 불닭 등 매운맛 관련 상품의 매출은 2019년보다 25.4% 높았다. 소비층은 10~30대 젊은 층의 비중이 78.8%로 높았지만, 모든 연령층과 성별에서 대부분 고른 소비세를 보였다

이렇듯 매운맛이 특정 세대나 성별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층에서 고르게 인기를 끈 건 코로나 블루를 비롯한 사람들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배달 음식 수요가 크게 늘면서 입맛이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진 점도 이런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 배달 음식 애용자 김현지(23, 부산시 서구) 씨는 “코로나19로 배달 음식을 애용하는데 주문 메뉴가 거의 매운 음식"이라며 “매운 음식은 코로나 블루로 지친 마음에 활력을 넣어주는 것 같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더 매운맛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가공식품도 맵기를 세분화하고 있다. ‘청정원 순창 고추장’을 ‘불타는 매운’, ‘매운’, ‘찰 고추장’, ‘덜 매운’ 등 매운 정도에 따라 네 가지로 생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 지난해 가장 매운 단계가 제일 많이 팔렸다. 풀무원 식품도 최근 간편식 떡볶이 제품을 매운맛에 따라 1~4단계로 개편했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매운맛 마니아에게 어울리는 강한 맵기를 느낄 수 있다.

한편 백화점에서도 ‘매운맛 전문점’을 유치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26일 오픈한 더 현대 서울 1층에 스타트업 ‘맵 데이’를 입점시켰다. 여기선 스낵랩, 닭발, 불닭 짜장라면 등 다양한 조리음식을 판매한다. 맵 데이는 스트레스를 매운맛으로 풀려는 젊은 세대에게 주목받고 있다.

MZ 세대 사이에서 매운맛을 즐기기는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는 ‘맵 부심(매운맛+자부심)’, ‘혈중 마라(맵다는 뜻의 중국어) 농도’ 같은 신조어가 생긴 이유기도 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매운맛 열풍은 일종의 사회현상이자 문화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 매운맛에 관한 트렌드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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