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이색 카페문화 체험...후쿠오카 '메이드 카페'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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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이색 카페문화 체험...후쿠오카 '메이드 카페'를 가다
  • 취재기자 이지수
  • 승인 2023.07.1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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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현지 메이드 카페엔 한국인들 많이 찾아
귀여운 디저트와 맛있는 음식, 라이브 무대까지 준비
방문자들 "즐거운 리액션 많아"... 성상품화 논란 여전

일본에는 다양한 콘셉트를 설정해 손님을 접대해주는 이색적인 카페가 많다. 대표적인 이색 카페로는 ‘메이드 카페’, ‘집사 카페’, ‘닌자 카페’ 등이 있다.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새로운 풍경에 체험하기 위해 일본으로 관광하는 한국인이 적지 않다.

여러 이색 카페 중 한국인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메이드 카페’다. 메이드 카페란 서양의 하녀 복장을 한 메이드들이 카페를 찾은 손님에게 ‘아가씨’ 또는 ‘주인님’이라 부르며 접객해주는 카페다. 어리고 예쁜 여성들이 손님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성 상품화’라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메이드 카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여전하다. 메이드 카페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일본 현지의 메이드 카페를 방문해봤다.

손님에게도 콘셉트를 정해주는 메이드 카페

후쿠오카의 메이드 카페 ‘메이드리밍 텐진 니시도리점’은 후쿠오카 대표 도심지인 ‘텐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텐진역에서 4분 정도 걸어 패밀리마트 편의점 옆을 향하면, 높은 건물 앞에서 메이드복을 입은 채 손님을 모으고 있는 메이드가 있다. 분홍색 메이드복을 입고 호객을 하던 메이드는 국적을 묻더니 “오늘도 한국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주셨다”며 “지금도 카페 안에 (한국 손님이) 많이 계신다”고 말했다. 실제, 메이드의 말대로 방문한 카페의 손님 대부분이 한국인이었다.

메이드의 안내를 통해 들어간 카페는 분홍색과 흰색 벽지 및 가구들로 꾸며져 있었으며, 한 곳에는 라이브를 위한 무대가 설치돼 있었다. 또,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다양한 디자인의 메이드 복장을 한 메이드들이 “아가씨, 어서 오세요!”하며 반겨주기도 했다.

'메이드리밍 텐진 니시도리점'의 카페 이용 안내문이다(사진: 취재기자 이지수).
'메이드리밍 텐진 니시도리점'의 카페 이용 안내문이다. 한글 메뉴판이 눈길을 끈다(사진: 취재기자 이지수).

자리에 앉기 전, 메이드가 다가와 한국말로 적힌 안내문을 보여주며 카페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880엔(한화 약 8800원)의 입장료가 있으며, 본인 사진이나 카페 내부 및 음식 촬영은 가능하나 다른 손님이나 일하는 메이드들의 사진은 촬영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설명이 끝나고 나면, 메이드는 앉을 자리를 안내해준다.

메이드 카페는 손님에게도 콘셉트를 정해준다. 바로 메이드리밍이라는 국가에 놀러온 ‘아가씨’, ‘도련님’ 콘셉트, 그리고 부를 때 ‘냥냥’이라 말하는 콘셉트다. 하나비(한국어로 ’불꽃놀이‘라는 뜻)라는 이름을 가진 메이드는 메뉴판과 물을 전해주며 “이 물을 많이 마시면 고양이가 돼 '냥냥'밖에 말하지 못한다”며 “메이드들을 부를 때 '냥냥'이라고 외쳐야 메이드들이 다가온다”고 전했다.

귀여운 디저트와 즐거운 대화를 이어나가는 리액션

메이드리밍 카페에는 총 네 가지 코스 메뉴가 있다. 바로 ‘정식 코스’, ‘디저트 코스’, ‘드링크 코스’, ‘풀 코스’다. 이 네 가지 코스 메뉴 중 한 가지를 선택하면, 소소한 기념품과 함께 메이드 한 명을 선택해 폴라로이드 사진이나 스마트폰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디저트 코스 메뉴 주문 시 나오는 고양이 파르페다(사진: 취재기자 이지수).
디저트 코스 메뉴 주문 시 나오는 고양이 파르페다(사진: 취재기자 이지수).

메이드 카페의 메뉴는 일반적인 식당이나 카페보다 비쌌다. 가장 싼 드링크 코스가 한화 약 2만 5000원이었으며, 정식 코스가 한화 약 3만 3000원 정도였다. 메이드 카페를 방문한 유학생 장세현(21, 일본 시모노세키 현) 씨는 “친구와 디저트 코스 2개를 시켜 파르페와 팬케익을 먹었는데 입장료까지 포함해 7만 엔 정도 나왔다”며 “디저트도 귀엽고 기념품으로 머리띠를 주기도 했지만 비싼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비싼 가격에도 많은 이가 메이드 카페를 찾는 이유는 음식에 그려진 귀여운 디저트와 메이드들의 리액션 때문이기도 하다. 메이드들은 음식을 주문하면, “아가씨께서 디저트 코스를 주문해 주셨어요! 다들 박수 쳐 주세요!”하고 말하거나, “추천해드린 메뉴를 주문해주셔서 너무 기뻐요!”라는 등의 리액션을 한다. 정수연(28, 경기도 수원시) 씨는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지불 못할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음식에 그려진 고양이나 곰돌이가 너무 귀여워서 가격을 이해할 수 있다. 음식을 주문할 때랑 음식이 나왔을 때 메이드들이 해주는 리액션도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매장 내 한국인들이 주문한 메뉴를 따라서 디저트 코스를 주문하자 고양이 모양의 파르페를 들고 메이드가 다가왔다. 메이드는 메뉴를 내려놓으며 "음식을 더 맛좋게 만드는 주문이 있다. 메이드의 손동작을 따라 함께 외치자"고 했다. 바로 “오이시쿠나레(맛있어져라) 모에모에(두근두근) 큥”이라는 주문이었는데, 이것이 수연 씨가 즐겁다고 말했던 리액션 중 하나다. 메이드 카페에 들어서면 여기저기서 이 주문을 따라하는 모습이 보였다.

라이브 공연부터 사진 촬영까지, “다양한 이색 체험할 수 있어”

메이드 카페의 특이한 점 중 하나는 주문 메뉴에 ‘라이브 공연’이 있다는 것이다. 이 라이브 공연은 카페를 처음 방문한 손님만 주문할 수 있는데, 공연을 해줬으면 하는 메이드와 메이드가 공연할 수 있는 곡을 선택하면 된다. 가격은 한화로 약 1만 3000원 정도다.

라이브 공연을 주문하면 설치된 무대 위에서 지목된 메이드가 주문한 손님을 가리키며 감사 인사를 전한다. 인사가 끝나면 무대의 조명이 켜지며 한 곡이 끝날 때까지 지목된 메이드가 열심히 춤을 춘다. 이날 라이브 공연을 했던 하나비 메이드는 “공연을 위해서 열심히 연습했다”며 “무대 위에서 귀엽다고 말해주는 게 들려 매우 기뻤다”고 대답했다.

코스 메뉴에 포함돼 있는 기념 사진 촬영 폴라로이드다(사진: 취재기자 이지수).
코스 메뉴에 포함돼 있는 기념 사진 촬영 폴라로이드다(사진: 취재기자 이지수).

라이브 공연뿐만 아니라 메이드 카페에선 손님들이 메이드와 사진을 촬영할 수도 있다. 앞서 주문한 코스 메뉴 내용에 포함되는 체험이다. 사진 촬영은 라이브 공연을 한 무대 위에서 진행되며, 폴라로이드 촬영 시 함께 사진을 촬영한 메이드가 사진을 꾸미고 손님에게 전해준다.

독특한 콘셉트를 가진 일본의 이색 문화인 일본 메이드 카페를 직접 체험해 본 결과, 메이드 카페는 다양한 경험을 바라는 이들과 소통을 즐기는 이들이 한번쯤 가볼만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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