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투성이 음식점 메뉴판··· "이곳이 한국이야? 외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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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투성이 음식점 메뉴판··· "이곳이 한국이야? 외국이야?"
  • 취재기자 탁세민
  • 승인 2023.07.03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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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메뉴판 한국어로 쓰는 법 만들자' 제안
‘1인 1음료’, ‘이용 시간’ 등은 한글로 써놓아 상술 엿보여
"메뉴판은 음식 정보 전달하는 매개체...친철하고 명확해야"

메뉴판을 영어로만 표기하는 가게들이 우후죽순 늘고 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한국인 방문객이 주를 이루는데, 정작 메뉴판은 타깃층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 영어로만 표기되어 있다.

이 논란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메뉴판 한국어로 쓰는 법 좀 만들었으면 좋겠어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오면서 점화되었다. 작성자는 영어만 가득한 메뉴판 사진과 함께 “다 한국 식당이다. 무슨 음식에 뭐가 들어가는지 정도는 한글로 써야 하는 거 아니냐. 2030만 사는 세상도 아니고 나이 든 분들이나 어린아이들은 뭐 주문이나 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어로 써놓고 진짜 외국인이 와서 영어로 주문하면 못 알아듣더라. ‘1인 1음료’, ‘이용 시간’ 이런 건 기가 막히게 한글로 써놓았던데 웃기지도 않는다”며 음식점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했다.

최근 메뉴판을 영어로만 표기하는 가게들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메뉴판을 영어로만 표기하는 가게들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메뉴판이 친절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메뉴판은 음식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손님들은 메뉴판을 보고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을 판단하고 음식의 기본적인 정보를 눈으로 확인한다. 외국 식당도 아니고 한국 식당에서 굳이 메뉴판을 해석해가며 주문하는 일은 소비자에게는 번거로움을 안겨준다. 게다가 영어가 미숙한 손님이 영어 메뉴판을 본다면 그것은 메뉴판이 아니라 그저 길거리에 붙어있는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어 포스터 정도로밖에 취급되지 않는다.

대학생 이가은(22, 창원시 의창구) 씨는 “가게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메뉴판이 영어로 되어 있다면 결국 또 다른 차별을 만들어 낼 뿐이다. 어르신이나 영어에 미숙한 사람들은 메뉴판을 보고도 주문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상실감을 느낄 수 있다. 아무리 영어가 세계 공용어라 해도 자국민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가게에서 자국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 같은 짓이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모든 메뉴가 영어인데 ‘1인 1음료’, ‘노키즈존’, ‘노스터디존’은 기가 막히게 한글로 표기되어 있다는 것 역시 아이러니다. 누리꾼들은 “이는 너무나 눈에 보이는 상술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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