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물가, 줄어드는 음식... "그래도 인정은 살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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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는 물가, 줄어드는 음식... "그래도 인정은 살아 있어"
  • 취재기자 박정환
  • 승인 2023.03.26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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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과 소주값 등 올라 학생들 부담 가중
‘가격은 작게 양은 많이’를 외치는 학생들
대학가 식당들도 고민... 업주 "인상 불가피"

지난 3월 3일은 ‘삼겹살데이’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삼겹살은 전 국민이 즐길 수 있는 메뉴다. 곁들어 먹는 소주 또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술이다. 이 두가지의 공통점은 저렴한 가격으로 기분 좋은 한 끼 또는 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서민음식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연이은 물가 상승으로 삼겹살과 소주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삼겹살 100g의 가격은 2816원(2022년 5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20%나 상승했다.

소주 또한 마찬가지다. 대학생 김철호(26, 부산시 남구) 씨는 “소주 한 병 먹으면 밥값이 급격히 올라간다”라며 “친구끼리 가볍게 소주나 한잔하자는 말은 쉽게 하지 못하겠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소주 가격은 4000원에서부터 지난 2년 사이 급격히 올라 5000원을 넘어 급기야 7000원을 받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음식 가격의 상승은 대학생들에게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온다. 대학생 강지원(26, 울산 울주군) 씨는 “1학년 때 학식 가격이 3000원이었는데 복학을 하니 4000원이 되었다”라며 “근데 가격은 올랐는데 양은 비슷한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학 식당의 학식도 양이 줄어든 듯하다(사진: 취재기자 박정환).
대학 식당의 학식도 양이 줄어든 듯하다(사진: 취재기자 박정환).

대학가 식당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학생 이형진(25, 부산시 기장군) 씨는 “대학가 식당을 가면 몇 년 전에 비해 양은 비슷한데 가격은 오른 거 같아 조금 부담된다”라며 “매일 학교를 오지만 최대한 사 먹는 것을 줄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대학가 식당 주인도 치솟는 물가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부경대학교 앞 상권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A 씨는 “우리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다”라며 “학생들에게 많이 주고 싶은데 가격을 그대로 하려니 양이 줄어들고 양을 그대로 하려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렇게 고통을 호소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늘자 일부 부산의 대학가에서는 대책을 내놓고 시행하고 있다.

부산외국어대학교는 오는 6월 21일까지 교직원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조식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부산대학교는 2016년부터 재학생을 대상으로 1000원에 아침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과 학교생활협동조합의 지원을 받아 한국해양대학교도 1000원에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중이다.

대학뿐만 아닌 주변 식당가도 학생들을 위해 자신들도 어느 정도 고통분담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정성껏 차려진 대학가 식당의 한끼 정식(취재기자 박정환).
정성껏 차려진 대학가 식당의 한끼 정식(취재기자 박정환).

대학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 B 씨는 “몇 년 전보다 가격을 조금 더 올리긴 했다”라며 물가가 오른 현실을 받아들였지만 “그래도 최대한 남기지 않고 주고 더 주려고 한다. 가격을 올린 만큼 밥도 조금 더 많이 준다”라고 했다.

또 다른 대학가 상인 조 씨는 “학생일 때는 밥을 든든하게 먹어야 공부도 더 잘 된다”라며 “물가가 올랐지만 다른 곳도 아니고 학교 근처에서 식당을 하면서 어떻게 가격을 많이 올릴 수가 있겠나”라며 더 이상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는 뜻을 보였다.

물가가 오르며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나름의 애로가 있다.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시민들보다는 하루빨리 정부가 나서서 이들의 고통을 덜어줄 방법을 찾아야 할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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