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주민들 "성주 사드보다 강한 전자파 발생 건강 위협"
해운대구 장산 정상 개방 연기... "29일 전자파 측정후 대응"
부산 해운대구가 장산 정상 개방을 추진중인 가운데 군에서 장산에 레이더를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진보당 해운대구ㆍ기장군 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해운대 장산에서 도로 확장 및 개설공사가 시작됐으며, 뒤늦게 알고 보니 이것이 ‘슈퍼그린파인 블록C 레이더’였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지난 5개월 동안 어떤 공사인지 몰랐다고 한다.
해운대구 주민들과 진보당 부산시당은 16일 오후 1시 해운대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운대구청장은 장산 레이더 설치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해운대구청은 2020년 8월 장산 정상을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발표하고, 올해 1월 1일부터 전면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개방 일정은 미뤄졌고, 대신 군사도로 공사가 시작됐다. 진보당 해운대구-기장군 위원회는 “해운대구청이 레이더가 설치된다는 사실도 모르고 장산 개방계획을 발표했다면 무능하다 해야 하고, 주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레이더를 설치하려는 사실을 알고도 개방하겠다고 한 것이면 이는 부산 시민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운대구 늘푸른과 관계자는 "아직까지 장산 개방에 대해 확실한 오피셜은 없지만 개방하는 쪽으로 군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고 답했다.
장산 정상에는 미군부대가 있었으며 미군부대가 철수한 뒤에도 군사지역으로 묶여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됐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70년 넘게 장산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장산에 설치 중인 레이더는 800~1000km 거리까지 탐지할 수 있는 고성능으로 알려졌다. 이 레이더를 작동시킬 때 나오는 전자파 강도는 경북 성주에 설치된 사드 레이더보다 3배가량 강한 전자파를 내뿜는다고 한다. 주민들은 건강과 생활 피해가 우려된다며 레이더 설치를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군 측은 “레이더 전자파는 기준치 이하로 인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자파를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진보당 해운대구-기장군 위원회는 “집단 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김천 노곡리마을은 사드 레이더 설치장소에서 1.2km정도 떨어진 곳이다. 장산 레이더 기지는 불과 1km안에 학교, 아파트, 주택, 상가 등이 밀집해 있고 반경 5km 내에는 부산시민 수십만 명이 살고 있다”며 레이더 가동시 전자파로 인한 피해를 우려했다.
이와 관련, 해운대구 관계자는 "시민들이 걱정하는 내용을 잘 알고 있다.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오는 28일 전자파 측정을 하기로 했다"며 "만약 시민들 건강에 위해가 갈 정도의 전자파가 발생하면 구청도 나서서 레이더 설치에 반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해운대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A 씨는 “국방부가 작전을 위해 결정한 사항이겠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면 인적이 드문 곳에 설치해도 되지 않겠나”며 "굳이 인구밀집도가 높은 곳에 설치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건강상 피해가 없다면 국가 방위에 필요한 시설인만큼 성숙한 시민의식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