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부르는 ‘싸이월드’, ‘버디버디’ 이어...음악 시장에 불어온 옛 감성 ‘LP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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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부르는 ‘싸이월드’, ‘버디버디’ 이어...음악 시장에 불어온 옛 감성 ‘LP 열풍’
  • 취재기자 정은희
  • 승인 2021.03.1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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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블랙핑크 등 CD 발매하며 LP도 제작
LP 유행 세계적...과거 LP 명반 재발매 시도
LP 열풍에 LP, 오디오 관련 판매량 급상승
향수, 소장 욕구, 아날로그 감성으로 인기

‘싸이월드’, ‘버디버디’를 비롯한 옛 감성을 살린 매체들이 다시 회자되며 음악 매체에 LP(Long Playing) 감성이 주목받고 있다. CD의 등장과 함께 역사 뒤편으로 숨어든 ‘LP 전성시대’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디지털 시대 속 아날로그 감성이 유행되면서 LP(Long Playing)가 전성시대를 맞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디지털 시대 속에 아날로그 감성이 유행하면서 LP(Long Playing)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 사람들은 스마트 기기로 음원 스트리밍을 통해 터치만 하면 손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과거에는 음악을 저장한 매체와 이를 재생할 수 있는 전용 기기가 있어야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러한 매체가 LP다.

LP는 말 그대로 장시간 들을 수 있는 음반이다. 당시에 널리 쓰이던 SP(Standard Playing), EP(Extending Playing) 등에 비해 훨씬 긴 재생 시간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대중화된 것. 지난 1948년 미국의 콜롬비아 레코드가 처음으로 개발한 LP는 턴테이블을 통해 재생하는 아날로그 음악 저장매체였다. 얇고 둥그런 도너츠 모양의 플라스틱 LP 판 표면에는 아주 세밀한 소리 골이 새겨져 있으며, 턴테이블에 달린 바늘이 이 소리 골을 지나면서 음악이 재생되는 형식이다. LP 판이 출시됐을 당시 DVD가 블루레이 디스크로 업그레이드된 것에 비할 정도의 충격을 안겨줬다.

이렇게 LP 판은 당대 가장 대중적인 음악 매체였으며 음악 애호가들과 함께 널리 퍼져나갔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CD의 등장을 비롯한 디지털 매체의 발전으로 LP 판은 점차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40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 LP는 음악 시장에 아날로그 감성을 전달하며 되살아나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순서대로 블랙핑크, 방탄소년단 LP표지로 한류 음악 시장에서 LP제작이 보편화되고 있다(사진: kpopholic 홈페이지 캡처).
순서대로 블랙핑크, 방탄소년단 LP 판 표지로 한류 음악 시장에서 LP제작이 보편화되고 있다(사진: kpopholic 홈페이지 캡처).

이제는 한류 음악 시장에서도 LP 판이 제작돼 판매되는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정상에 오른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뿐만 아니라 가수 김동률, 이승환, 데뷔 55주년을 맞은 남진 등이 기념 앨범 으로 CD와 LP판을 같이 제작해서 발매했다.

LP 열풍은 세계적 추세다. 빌리 아일리시, 셀레나 고메즈, 두아 리파 등 세계적 팝스타들도 LP 판을 선보였다.

과거 LP 명반으로 꼽히던 앨범들이 재조명되며 순서대로 퀸, 본 조비 등의 한정판 컬러 LP가 재발매되고 있다(사진: 엔와이픽 홈페이지 캡처).
과거 LP 명반으로 꼽히던 앨범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 순서대로 퀸, 본 조비 등의 한정판 컬러 LP가 재발매되고 있다(사진: 엔와이픽 홈페이지 캡처).

과거 LP 명반으로 꼽히는 앨범들도 재발매되고 있다. 세계적 음반사인 유니버셜뮤직은 퀸, 본 조비 등 전설적 팝 아티스트의 음반을 한정판 컬러 LP로 재발매하기도 했다.

국제음반산업연맹(IFPI)의 ‘글로벌 뮤직 리포트’에 따르면, 2019년도 LP 판 판매 수익은 5% 증가해 현재 전체 피지컬 앨범 수익의 16%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생산량은 정확한 집계가 어렵지만 2~3배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LP 판의 부활로 고물단지 취급을 받던 LP 플레이어 턴테이블 등 LP를 플레이할 수 있는 오디오 기기 판매량이 급증했다. 올해 1~9월 사이 관련 용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LP는 팬들의 옛 추억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소장 욕구까지 자극시켰다. 특히 LP 판 만의 색다른 음질도 인기 이유다. "치지지직"하는 투박하지만 자연스러운 아날로그 음질이 LP를 기억하는 세대는 물론 이를 처음 접하는 젊은 세대까지 사로잡고 있는 것.

LP 수집이 취미인 남민아(22, 경북 구미시) 씨는 “LP 표지가 크고 디자인이 굉장히 감성적이라서 소장 욕구가 생긴다”며 “음악 감상을 좋아하는데, 평소 음원 스트리밍으로 듣다가 LP 감성을 알게 된 후로 아날로그 감성이 무엇인지 깨닫게 돼 더욱 빠져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속 아날로그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주요 소비층도 10~20대이기 때문에 꾸준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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