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째’ 지긋지긋한 장맛비, 각종 기록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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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째’ 지긋지긋한 장맛비, 각종 기록 갈아치웠다
  • 취재기자 조재민
  • 승인 2020.08.1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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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만에 제주 이어 중부, 최장 기록 바꿔
인명피해도 50여 명 역대급... “잇딴 태풍도 한몫한 듯”
아직도 끝나지 않은 장마... 코로나 사태 겹쳐 휴가철 특수 실종
계속되는 폭우로 인해 지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한강대교가 강물에 잠겨있다(사진: 더팩트 제공).
계속되는 폭우로 인해 한강대교가 강물에 잠긴 모습. 지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이다(사진: 더팩트 제공).

올여름 쏟아진 역대급 집중호우로 인해 각종 새 기록이 쏟아졌다. 이에 따라, 2020년은 기상관측 역사상 장마 기간이 가장 길었던 해로 기록된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는 1973년 기상청이 현대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늦게까지 이어진 장마를 기록했다. 중부지역의 경우, 역대 최장 장마 기록은 49일이었다. 2013년 중부지방(6월 17일~8월 4일), 올해 제주도(6월 10일~7월 28일) 등 49일간 이어진 기록이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것이다.

기상청은 11일 중기예보를 통해 일요일인 이달 16일까지 서울, 경기, 강원 영서 지방에서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상청의 예보대로라면, 지난 6월 24일부터 시작된 중부지방 장마는 무려 54일간 지속되는 셈이 된다.

계속되는 장마로 인해 피해도 역대급이 될 전망이다.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집중호우 관련 시설 피해는 총 1만 7879건에 달한다.

특히 지난 주말 사이 남부 지방에서 500㎜가 넘는 물폭탄으로 낙동강과 섬진강 제방이 무너졌고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가 32년 만에 침수되기도 했다.

인명피해 규모도 50명에 달했다. 지난 1일부터 경기와 전남 각 8명, 충북 7명, 전북 3명, 서울·충남·강원·경남·광주 각 1명 등 총 31명이 목숨을 잃었다. 실종자는 충북 6명, 충남 2명, 경기·경남·전남 각 1명 등 11명이고 부상자는 8명이다.

이 역시 서울 ‘우면산 산사태’ 등 대란이 있었던 지난 2011년(70명 사망) 이후 최다치다.

지난 8일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 발령된 산림청의 '산사태 심각 단계' 발령 또한 지난 2011년 우면산 산사태 이후 처음이다.

집중호우에 이어 태풍이 향후 장마와 관련된 기록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4호 태풍 '하구핏'(HAGUPIT)에 이어 제5호 태풍 '장미(JANGMI)'까지 비구름을 몰고 왔다.

전날 오후 3시쯤 통영 인근 경남 남해안을 지난 장미는 3시간 만에 동해상으로 빠져나갔지만 정체전선(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쏟아졌다. 

이번 장마는 국지적으로 비가 강하게 내리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7월 하순 북태평양 고기압이 본격적으로 확장함에 따라 정체전선이 함께 우리나라로 북상했다. 이어 고기압 가장자리로부터 따뜻한 수증기가 다량 유입돼 강수 구역이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좁게 나타났다.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수가 늘어난 것도 강수량 증가에 기여했다. 제4호 태풍 하구핏과 제5호 태풍 장미가 장마전선에 수증기를 공급해 폭우를 안긴 것으로 분석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에다, 코로나19 사태까지 장기화해 올 여름 휴가철 특수는 거의 실종된 상태다. 휴가지 상인들은 "이런 여름은 처음 본다"며 혀를 차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11일 전국이 중부지방에 자리한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겠다"며 "태풍으로 인한 비와 바람에 의한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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